[CES 2024]"수소 생태계 대중화" 현대차, 인류의 삶 혁신 이끈다

우수연 2024. 1. 9.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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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밸류체인 브랜드 확장
생산·저장·유통 솔루션 구축
소비량 2030년 300만t으로
드론·선박 등 수소패키지도
소프트웨어개발키트 공유

"현대자동차의 모든 기술적 진보는 인류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청정 수소가 어디에서나 활용할 수 있도록 수소 사회 실현을 앞당기겠습니다."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CES 2024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 현대차는 '인간 중심의 삶의 혁신'을 구현할 수 있는 수소에너지 생태계, 소프트웨어(SW)와 인공지능(AI) 기반의 대전환을 설명했다.

현대차는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된 CES 2024에서 '수소와 소프트웨어로의 대전환 : Ease every way'를 주제로 미디어 데이를 열고 미래 비전을 밝혔다. 사진은 김창환 현대차 전무(왼쪽 두 번째부터), 팻 윌슨 조지아주 경제개발부 장관, 장재훈 현대차 사장이 수소관련 협력 방안에 대해 발표하는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날 행사장은 글로벌 모빌리티 변화를 선도하고 있는 현대차의 대전환 비전을 궁금해하는 500여명의 사람으로 가득 찼다. 다양한 국적의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영어·일본어·한국어로 대화하는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행사장 내 커다란 화면에는 '소프트웨어 혁신이 우리의 드라이빙 경험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청정 수소는 우리가 에너지를 생각하는 방식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등 현대차가 스스로 묻고 해결해야 할 질문들이 띄워졌다.

올해 미디어 행사는 대담 형식으로 이뤄졌다. 기존엔 연설자가 나와 일방적으로 혁신 기술의 내용을 전달했다면, 올해부턴 묻고 답하는 방식으로 구체적인 전략을 좀 더 깊게 설명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사회자의 대담을 시작으로 장 사장의 수소 종합솔루션에 대한 설명, 송창현 포티투닷 대표 겸 현대차 SDV 본부장(사장)의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전략에 대한 소개로 이어졌다. 또 이날 행사에는 팻 윌슨 미국 조지아주 경제개발부 장관이 무대에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윌슨 장관은 조지아주에 수소 인프라 구축 등 현대차그룹과 수소 생태계 확산을 위한 협력을 약속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사진 가운데)이 CES 2024 현대차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대담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우수연 기자]

현대차, 수소 생태계 솔루션 공개…생산-저장-유통 책임진다

올해 CES에서 현대차는 기존 수소연료전지 브랜드인 'HTWO'를 현대차그룹의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로 확장 발표했다. 수소 사회로의 전환을 앞당길 'HTWO Grid 솔루션'의 내용을 보면, 우선 수소 생산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추기 위한 수전해 수소 생산 신기술을 개발 중이다.

현대차는 수년 내에 양산화를 목표로 ㎿급 고분자전해질막(PEM) 수전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사용되는 알카라인 수전해 방식은 가장 먼저 만들어진 기술이기에 기술의 성숙도가 높고 가격이 저렴한 편이지만 반응 응답성이나 수소의 순도, 전류 밀도의 측면에서 효율이 다소 떨어진다.

현대차가 개발 중인 PEM 수전해 기술은 물에서 뽑아낼 수 있는 수소의 순도가 높고 전류밀도와 에너지 효율이 높아 적용하는 장치를 작게 만들 수 있다. 다만 귀금속 촉매를 사용해야 하기에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현대차는 PEM 수전해 방식에서도 연료전지 부품·생산 인프라의 공용화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현대차는 생활 폐기물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자원 순환형 수소생산기술도 공개했다. 음식물 쓰레기 같은 유기성 폐기물에서 발생한 메탄을 정제해 바이오 가스를 만든 후 수소로 변환하는 방식이나, 폐플라스틱을 액체로 녹여 합성가스를 생산한 뒤 이를 정제해서 수소를 생산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고안해냈다.

그 밖에도 현대차는 수소의 저장과 운송, 활용 기술 개발에도 몰두하고 있다. 도심 속 거리의 에너지원이나 하늘을 나는 드론, 바다를 가르는 선박까지 모든 수소 에너지 활용과 관련한 수소 모빌리티 솔루션 패키지도 제공할 예정이다. 승용 수소전기차 넥쏘의 후속 모델은 2025년 출시된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연간 수소 소비량을 지난해 연간 1.3만t에서 2030년에는 약 300만t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AI로 똑똑한 SDV 만드는 현대차…렌터카업체, 車관리도 손쉽게

올해 CES에서 현대차가 인류의 진보를 위해 내놓은 또 다른 방향성은 SDV 전환이다. 이날 송 사장은 그룹의 SW 중심 대전환을 위한 중장기 전략 'SDx(software-defined everything)'를 발표했다.

최근 자동차 개발은 주행 성능보다는 사용자 편의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이제 소비자들은 단순히 잘 달리기만 하는 차를 찾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운전하고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할 수 있는 차를 원한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차체(HW)와 차량 SW를 분리해서 개발하는 방식으로 개발체계를 완전히 바꿨다. HW·SW 개발 분리가 이뤄지면 SD뿐만 아니라 플릿(법인·렌터카·중고차업체 대상 대량 판매) 비즈니스 솔루션을 강화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렌터카업체들은 수많은 차를 한꺼번에 진단·수리해야 하는데, SDV 시대가 되면 수많은 렌터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한눈에 볼 수 있게 된다. 만약 교통사고가 났다면 도심 교통관제센터에 연락해 최신 데이터를 공유하고 사고처리를 빠르게 할 수 있다.

송창현(사진 오른쪽) 포티투닷 대표 겸 현대차 SDV 본부장(사장)이 CES 2024에서 현대차그룹의 SDV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우수연 기자]

여기에 대용량 데이터를 실시간 처리할 수 있는 AI까지 탑재된다면 SDV 활용의 폭은 훨씬 더 넓어진다. 스스로 학습하는 기계 'AI 머신'을 활용하면 사람이 입력한 데이터뿐만 아니라 차량 스스로가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주행할 수 있게 된다. 운전자가 입력한 경로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차량 스스로가 최적의 경로를 찾고 제안, 운전까지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현대차는 외부 개발자들도 현대차 SDV에서 구현되는 차량용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개발키트'를 공유한다. 스마트폰 앱스토어에서는 사진수정, 음악 스트리밍,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다양한 앱을 다운받아 스마트폰을 통해 사용할 수 있다. 이처럼 SDV에서도 다양한 앱이 사용될 수 있도록 개발자들에게 개발의 장을 마련해주는 차원이다. 송 사장은 "SDx의 핵심은 사용자 중심 구현"이라며 "SDx 비전을 추진하는 모든 과정에서도 창립 이래 줄곧 우리의 최우선 가치였던 '안전'과 '편의'에는 변함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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