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1SV 듀오' 영입→김대우 재계약…'최다 역전패' 삼성, 불펜에 진심이다

유준상 기자 2024. 1. 9.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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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두 명의 외부 FA(자유계약)를 영입한 삼성 라이온즈가 집토끼 단속에도 힘을 쏟고 있다. 가장 먼저 도장을 찍은 선수는 김대우다.

삼성은 8일 "투수 김대우와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알렸다. 구단의 발표에 따르면, 세부 계약 내용은 2년 총액 4억원(계약금 1억원, 연봉 2억원, 옵션 1억원)이다.

계약을 마친 김대우는 “다시 한번 삼성 팬들의 응원소리를 들으며 야구를 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고참 선수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이전보다 나은 성적과 좋은 경기력을 팬분들께 보여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투자에 나선 삼성의 시선은 불펜을 향했다

최근 두 시즌 연속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삼성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쁜 겨울을 보내는 중이다. 특히 이종열 삼성 단장은 취임 이후 국내와 해외를 오가며 도약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과제는 많았다. 다만 우선순위를 따졌을 때 불펜 보강보다 급한 건 없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지난해 삼성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5.16으로 10개 구단 중에서 최하위에 머물렀다. 역전패 또한 38패로 리그 최다 1위였다. 결국 경기 중반 이후 승리를 놓친 경기가 생각보다 많았다는 의미다.

지난 시즌 50이닝 이상 던진 불펜투수는 김대우(64이닝), 오승환(62⅔이닝), 이승현(우완, 60이닝), 김태훈(55⅔이닝)까지 총 5명이다. 그중에서 필승조를 맡거나 접전에서 호출받은 투수는 오승환, 이승현 정도다. 선발투수가 아무리 6~7이닝을 던져도 팀 입장에서는 대량 득점을 뽑지 않는 이상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지난해 11월 18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공시한 2024 FA 승인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린 불펜투수는 함덕주(LG 트윈스), 김재윤(전 KT 위즈), 주권(현 KT), 홍건희(두산 베어스), 김대우, 오승환, 임창민(이상 삼성) 정도다. 대부분 경험이 많거나 필승조를 경험한 투수들로, 불펜 강화를 노리는 팀들 입장에서는 충분히 영입을 추진해볼 만했다.

발빠르게 움직인 삼성은 FA 시장이 개장한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지난해 11월 22일 김재윤과 4년간 계약금 20억원, 연봉 합계 28억원, 인센티브 합계 10억원 등 최대 총액 58억원의 조건에 사인했다. 김재윤의 프로 통산 성적은 481경기 504⅔이닝 44승 33패 17홀드 169세이브 평균자책점 3.58.

가장 돋보이는 건 '꾸준함'이었다. 김재윤은 2020년 21세이브, 2021년 32세이브, 2022년 33세이브, 지난해 32세이브로 최근 네 시즌 동안 무려 118세이브를 올렸다. 이 기간 김재윤보다 세이브가 많았던 투수는 오승환(123세이브) 단 한 명뿐이었다.

삼성의 움직임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삼성은 지난 5일 투수 임창민과 2년 총액 8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4억원, 옵션 1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베테랑 투수 임창민으로 영입을 통해 리그 최고 수준의 불펜진 구축과 팀 내 어린 선수들과의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NC 다이노스-두산 베어스-키움 히어로즈를 거치면서 우여곡절을 겪은 임창민이지만, 지난해 51경기 46⅔이닝 2승 2패 1홀드 26세이브 평균자책점 2.51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20세이브 고지를 밟은 건 2017년 이후 6년 만이었다.

▲통산 352G 등판+지난해 팀 내 불펜 이닝 1위, 여전히 팀에 필요한 김대우

외부 영입으로 성과를 거둔 삼성은 내부 FA와의 협상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강한울, 오승환, 김대우 중에서 가장 계약을 매듭지은 김대우였다.

서울고-홍익대를 거쳐 2011년 넥센(현 키움)에 입단한 김대우는 2016년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으로 이적했다. 이후 팀의 필요에 따라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했다. 주로 롱릴리프를 맡았으나 때로는 대체 선발로 나서는 등 팀에 없어선 안 될 투수 중 한 명이었다.

2022년 1군에서 4경기밖에 등판하지 않았던 김대우는 지난 시즌 44경기 64이닝 2패 4홀드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하며 팀 내 불펜투수 중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책임졌다.

시즌 내내 이어진 불펜의 부진에 선발진의 부담까지 커졌다. 심지어 마무리투수 오승환은 시즌 초반 선발 등판에 나서는 등 변화를 꾀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었다. 후배들은 베테랑의 몫까지 다하려고 했다.

책임감을 안고 있던 김대우도 묵묵히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며 박진만 감독의 신뢰를 받았다. 11시즌을 뛴 김대우의 프로 통산 성적은 352경기 580⅔이닝 27승 26패 23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5.75.

김대우는 올 시즌에도 팀 사정에 따라서 여러 역할을 맡을 것이 유력하다. 삼성 구단도 "김대우는 팀에 부족한 언더핸드 투수로서 기존 투수진에 다양성을 더함은 물론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전천후 활약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김대우의 활용도를 높이 평가했다.

그렇다고 해서 김대우가 대체 선발로 등판하는 날이 많아지는 게 좋은 일은 아니다. 기존 선발투수들이 꾸준히 로테이션을 돌고, 김대우는 계속 불펜으로 등판하는 게 삼성이 꿈꾸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아직 내부 FA 남았다…강한울 그리고 오승환

올해도 삼성과 함께하게 된 김대우가 2024시즌 준비에 돌입한 가운데, 내야수 강한울과 투수 오승환은 아직 계약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다만 삼성은 두 선수와 동행을 이어가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강한울은 지난 시즌 212타수 46안타 타율 0.217 10타점 OPS 0.551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2024시즌 내야진 구성에 있어서 필요한 선수다. 지난해 박진만 감독이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할 때마다 늘 언급하는 선수 중 한 명이기도 했다.

또 한 명의 내부 FA, 오승환과의 계약도 삼성이 풀어야 할 큰 과제 중 하나다. 지난해 시련 속에서도 주저앉지 않은 오승환은 3년 연속 30세이브와 함께 KBO리그 통산 400세이브라는 대기록을 써냈다. 2023시즌 성적은 58경기 62⅔이닝 4승 5패 2홀드 30세이브 평균자책점 3.45.

이미 삼성은 외부 영입과 재계약으로 불펜 재정비에 진심을 보였지만, '기둥' 역할을 해야 하는 오승환과의 재계약까지 마무리해야 한숨을 돌릴 수 있다. 선수도, 구단도 재계약을 원하고 있으나 아직 합의점을 찾진 못했다.

오승환까지 도장을 찍게 되면 삼성으로선 좀 더 홀가분한 마음으로 스프링캠프를 떠날 수 있다. 순조로운 흐름을 유지한 삼성이 기분 좋게 스토브리그를 끝낼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삼성 라이온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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