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초고령사회에 적응하기

2024. 1. 9.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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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한국은 2025년에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20%를 넘어서면서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고령사회에서는 더 이상 적합하지 않은 제도를 우리 사회가 계속 고수하는지 돌아보고 대응 방안을 찾아보자.

아울러 초고령사회에 적응하려면 다양한 제도 변화가 요구된다.

반면 초고령사회에서 급감하는 학령인구에 대한 교육비 지출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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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 경제전망실장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한국은 2025년에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20%를 넘어서면서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2050년에는 고령인구 비중이 40%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장기간 누적된 저출산과 수명 증가의 귀결이다. 저출산 현상은 한 국가의 경제사회 환경에 국민들이 적응한 결과다. 좋은 일자리 부족, 주거 문제, 높은 양육 비용, 여성 경력단절 등 다양한 저출산 요인이 꼽힌다. 이러한 요인들은 저출산 현상이 없더라도 국민 복리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한편, 저출산과 이에 따른 급속한 고령화가 새로운 문제를 유발하기도 한다. 저출산 극복을 위한 다양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저출산 현상이 오히려 심해졌음을 고려하면 앞으로 출산율이 극적으로 반전되기를 바라고만 있을 수는 없다. 초고령사회에서는 더 이상 적합하지 않은 제도를 우리 사회가 계속 고수하는지 돌아보고 대응 방안을 찾아보자.

우선 연금제도가 초고령사회의 문제로 꼽힌다. 현재의 우리나라 연금제도는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고 있다. 출산율이 높아서 연금을 받는 고령인구에 비해 연금보험료를 내는 생산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는 사회에서만 높은 수익률이 지속 가능하다. 급속한 고령화로 연금재정 악화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연금보험료를 더 내거나 연금을 덜 받는 연금 개혁은 지지부진하다. 초고령사회에서는 지속 가능하지 않을 제도를 그대로 유지한 결과, 현 세대는 과도한 혜택을 받고 미래세대는 그 부담을 진다.

정부 재정건전성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초고령사회에서는 노인을 위한 복지지출이 증가하면서 재정 적자도 확대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현재 50% 정도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2045년에는 102.3%, 2060년에는 144.8%로 급속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세금을 더 걷거나, 정부지출을 줄이거나, 세금을 더 걷는 동시에 정부지출을 줄여야 한다. 그런데도 오히려 세금 인하와 정부지출 확대의 목소리가 높다. 그 결과가 재정건전성 악화임은 명확하며 미래세대의 부담은 가중된다.

아울러 초고령사회에 적응하려면 다양한 제도 변화가 요구된다. 노인인구가 증가하면 의료 수요가 확대되고 우리 사회에 더 많은 의사가 필요하다. 의과대학 정원 확대가 의료 공급을 늘리는 첫걸음이지만 이해당사자인 의사들의 반발이 극심하다. 한편, 고령층은 과거에 비해 건강 상태가 양호하다. 급증하는 고령층이 더 오래 일할 수 있다면 젊은 세대의 부양 부담이 축소된다. 연공서열형 임금체계를 완화하면서 정년 연장을 추진해 볼 수 있다. 연금수급 개시 연령 상승 속도에 맞춰 정년을 결정하면 고령층의 소득 도 안정될 수 있다. 노인복지사업의 기준인 노인 연령도 건강상태 개선에 따라 점차 상향 조정하면서 복지지출을 관리하는 방안도 귀담아들을 만하다. 반면 초고령사회에서 급감하는 학령인구에 대한 교육비 지출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학령인구수와 상관없이 재정수입에 연동해 지급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를 우선 개편해야 한다. 자녀를 많이 낳던 시대에는 젊은 세대가 노인 부양을 전적으로 담당할 수 있었다. 그러나 초저출산, 초고령사회에서는 이 시스템이 유지될 수 없다. 스스로 노후를 대비하고 미래세대에게 부담을 최대한 적게 지워야 한다. 물론 현 세대에게 유리한 제도를 바꾸기는쉽지 않다. 그렇지만 제도 개혁이 늦어질수록 그 부담이 점차 확대되고, 종국에는 그 제도가 붕괴될 수도 있다. 자연에서는 환경에 적응한 종은 살아남고 그렇지 않은 종은 도태된다. 우리 사회는 얼마나 유연한가.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 경제전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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