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시장 ‘큰손’ 이젠 30대… 40대 제치고 매수비율 첫 1위
하락세 들어서자 ‘영끌 투자’
빌라 전세사기 등도 영향 미쳐
지난해 전국에서 매매 거래된 아파트 중 매수자가 30대인 비율이 처음으로 40대를 추월했다. 2019년 이후 급등했던 아파트값이 2022년 하반기부터 하락세로 돌아서자, 30대들의 ‘영끌 투자’가 전국적으로 벌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2019년 부동산 급등기 직후 ‘영끌 투자’는 주로 서울을 중심으로 벌어졌지만, 최근엔 지방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특히 20~30대에 집중된 특례보금자리론 같은 금융 혜택에다, 2022년 하반기부터 전국적으로 불어닥친 전세사기 때문에 30대들이 무리를 해서라도 불안한 전세 대신 매수를 택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주택시장 큰손, 이젠 40대 아닌 30대
8일 한국부동산원의 ‘연령대별 아파트 매매거래 비중’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 중 30대가 매수자인 거래는 26.7%를 차지했다. 2019년 1월 관련 자료가 공개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높다. 40대(25.9%)와 50대(21.5%)가 뒤를 이었다. 공식 통계 작성은 2019년 시작됐지만, 이전에도 전국 단위에서 30대 매수 비율이 20%대 초반에 머물렀던 것을 감안하면, 30대가 전체 연령대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처음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현재 국내 인구 중 30대는 657만5548명으로 40대 인구보다 17% 적다. 그럼에도 30대 아파트 매수 비율이 높다는 건 이 연령대가 이전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내 집 마련에 나섰다는 의미다.
최근의 특징은 30대 매수 비율 증가세가 지방에서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기준 세종(31.9%), 울산(31.5%), 경기(29.8%), 제주(28.9%), 대구(28.5%), 부산(27.2%), 인천(26.9%), 대전(25.7%) 등에서 30대의 매수 비율이 40대보다 높게 나타났다. 다만 광주는 광역시 중 유일하게 30대(25.7%)의 매수 비율이 40대(26.6%)보다 낮았다. 서울에서는 최근 몇 년 동안 30대의 아파트 매수 비율이 40대에 비해 5~8%포인트 정도 앞선다.
30대의 매수 증가세는 40대를 확연하게 앞지르고 있다. 실제 작년 1~11월 전체 아파트 거래량은 38만4878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3% 늘어난 반면, 30대의 아파트 거래는 10만2710건으로 64.1% 급증했다. 40대도 거래량이 47.7% 늘었지만 30대에 비하면 증가 폭이 작다.
◇영끌 투자의 전국 확산
부동산 가격이 불안정했던 지난해 30대 매수 비율이 처음 40대를 추월한 것은 집값 폭등에 대한 불안 심리가 상대적으로 30대에서 더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사회생활을 막 시작한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에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발표와 달리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경험을 하면서, 아파트값이 하락 조짐을 보이자 매수에 뛰어든 것이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2017년부터 장기간 이어진 집값 상승을 보면서 30대 젊은 층 사이에서 ‘하루라도 빨리 집을 사야 한다’는 심리가 넓게 퍼졌다”며 “그런 수요가 수도권은 물론, 지방의 도심으로 몰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초부터 시행된 ‘특례보금자리론’도 영향을 미쳤다. 작년 1월부터 이달 29일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특례보금자리론은 6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4%대 금리로 제공한다. 상대적으로 6억원 이하 아파트가 많은 지방 부동산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한 것이다. 당초 정부는 총 39조6000억원을 특례보금자리론으로 편성했는데, 9월에 모두 소진됐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최근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전세 사기의 피해가 30대에 집중됐다는 점도 30대의 아파트 매수를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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