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마다 홀리한 홍이삭 “내 중심엔 하나님, 그 안에서 자유할 것”
성경 속 ‘이삭’은 히브리어로 ‘이츠하크’라는 말로 ‘웃음’이라는 뜻이다. 하나님께서 이삭의 어머니인 사라에게 90세 때 아들을 가질 것이라고 예언하셨을 때 웃었기 때문에 지어진 이름이다.(창 17:17, 18:11~12,15) 이 불신의 웃음은 이삭을 낳았을 때 하나님에 의해 기쁨의 웃음으로 바뀌었다.(창 21:5~6)
‘이삭’(웃음)이라는 이름으로 방송을 통해 기쁨과 즐거움을 안겨주는 이가 있다. 바로 JTBC 서바이벌 ‘싱어게인3-무명가수전’(이하 싱어게인3)에 출연 중인 58호 가수 홍이삭(35)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인기리에 방영 중인 ‘싱어게인3’는 무대가 간절한 가수들이 다시 대중 앞에 설 수 있도록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신개념 리부팅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유튜브 더미션 채널 ‘당신이 궁금한 이야기’ 박기자 수첩에서는 출중한 가창력과 매력적인 음색으로 ‘고막 남친’ ‘교회 오빠’ ‘자연주의 보컬’ ‘홀리(holy)삭’ 등의 애칭으로 불리며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홍이삭에 대해 알아봤다.
1988년생 홍이삭은 초등학생 시절 교사 선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부모님을 따라 오세아니아의 파푸아뉴기니에서 3년간 거주했다. 학교에서 밴드 수업을 통해 가수의 꿈을 갖게 된 그는 “친구들과 화음을 맞추며 음악을 하는 것이 너무 행복했다”고 고백했다.
그의 부모님은 홍세기, 강학봉 선교사이다. 두 사람은 현재 아프리카 우간다 쿠미대학교에서 총장과 교수로 재직하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쿠미대학은 1999년 한국인이 아프리카에 최초로 세운 종합 대학교이다. ‘동아프리카의 좋은 기독교적 지도자 양성’을 목표로 현재까지도 한국인들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곳이다.
홍이삭은 “부모님이 선교사라는 것에 감사하다”며 “늘 돈과 명예보다는 가치를 따라 움직이셨고 그런 부모님의 모습을 보며 인생에서 어떤 삶을 선택해야 하는지를 배웠다”고 말했다.
홍이삭은 감미로운 목소리와 함께 작사·작곡은 물론 기타 건반 색소폰 드럼 베이스 등 다양한 악기를 다룰 수 있는 만능 싱어송라이터이다.
2007년 한동대 언론정보문화학부에 입학했지만 재학 시절 공부보다 작사·작곡 동아리 ‘네오(NEO)’ 활동에 더 열정을 쏟았다. 결국 자신이 어릴 적부터 좋아하는 음악을 하기 위해 2009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위치한 버클리 음대의 음악교육학과에 지원해 합격했다. 그는 “버클리 음대에 원서를 내 지원한 뒤 한 달간 준비해 한 번에 합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홍이삭은 1년 만에 학교를 휴학해야 했다. 비싼 학비도 문제였지만 부정교합(아래위 턱의 치아가 가지런하지 못하거나 정상적으로 맞물리지 않는 상태)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담당 교수는 그에게 “턱을 고치지 않고선 노래가 늘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할 만큼 상황이 좋지 않았다. 부정교합은 어릴 때 예방할 수 있었지만 선교지에서 성장하며 치료받을 시기를 놓친 것이다.
홍이삭은 귀국 후 음악을 그만두려고 했다. 그러나 하나님의 계획은 달랐다. 특송을 위해 방문한 교회에서 홍이삭의 상황을 듣게 된 한 교인의 도움으로 부정교합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수술을 앞둔 홍이삭은 ‘수술이 잘못될 경우 다시는 노래를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그는 “수술을 앞두고 내 힘으로 뭘 하겠다는, 이전에 가졌던 마음을 내려두게 하셨다”며 “목소리도 하나님이 주신 것이고 수술을 하게 되면서 얼굴도 내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하셨다”고 말했다. 이때 탄생한 곡이 ‘하나님의 세계’이다.
‘참 아름다와라. 주님의 세계는 정말로 내가 나 같고 솔직할 수 있는 곳 조금이라도 내 의라 말할 수 없는 이곳, 이곳은 바로 주님의 세계라.’
이 곡은 홍이삭이 세상에 내놓은 첫 번째 노래로 많은 신앙인들에게 큰 위로와 울림을 안겼다.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홍이삭은 지금까지 음악 활동을 계속 이어올 수 있었다.
곡 ‘하나님의 세계’는 크리스천뿐 아니라 대중에게도 홍이삭이라는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가 됐다. 2016년에는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 예능 프로그램 작가가 ‘하나님의 세계’ 노래를 듣고 출연 섭외 연락을 준 것은 물론, 2019년 JTBC에서 방영한 ‘슈퍼밴드’에서 보컬 포지션으로 참가해 최종 4위에 올랐다. 또 영화 ‘다시 만난 날들’에서 주연 및 음악 감독으로 참여해 자신의 20대 이야기를 담아냈다.
지난 4일에는 ‘싱어게인3’ 파이널을 앞두고 TOP6 결정전이 펼쳐졌다. 홍이삭은 2라운드에서 라이벌로 경쟁한 소수빈과 여행스케치의 ‘옛 친구에게’라는 곡으로 맞붙어 파이널 라운드에 진출했다. 싱어게인3 세미파이널 경연은 오는 11일 열린다.
홍이삭은 “크리스천들이 더욱 세상 속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내 중심에 하나님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며 “내 중심에 하나님이 있고 그 안에서 자유롭게 나의 음악을 하면 되는 것 같다. 가식이 없는, 삶을 반영하는 음악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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