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눈 수술, 인질 가족 고통 이해"…이스라엘 의원 망언 뭇매

김은빈 2024. 1. 9.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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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케티 시트리트 의원 인스타그램 캡처

이스라엘 한 의원이 하마스에 납치된 인질들의 가족에게 한 발언이 뭇매를 맞고 있다.

8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 여당 소속인 케티 시트리트 의원은 하마스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당한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최근 마련된 크네세트(의회) 여성 및 성평등 위원회 회의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시트리트 의원은 인질 피해 가족들에 대한 공감을 표하며 최근 자신이 눈 수술을 받았던 일화를 꺼냈다.

그는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깨어나 한쪽 눈이 보이지 않아 수술을 받았다"며 "회복 기간이 길어져 옷을 입을 수도, 샤워할 수도 예전에 하던 다른 일도 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이런 말을 꺼내는 이유는 여러분의 삶이 너무나 갑자기 어떻게 뒤바뀌었는지를 분명히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발언이 알려진 직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는 "정신없는 발언" "뇌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거냐" 등 그를 향한 비난과 조롱이 이어졌다.

논란이 커지자 시트리트 의원은 '엑스'(X)에 글을 올려 "그 표현이 얼마나 부적절했는지는 분명하다"며 "어떤 종류의 의학적 수술도 납치된 인질 가족들이 겪는 고통과 무력함에 비할 수 없을 것"이라고 사과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유족들의 아픔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갑작스러운 사건이 여러분의 삶을 뒤흔들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분명한지 공감하며 강조하려고 한 것"이라며 "피해 가족들에게 상처를 주거나 그들의 고통을 깎아내리려는 의도가 결코 아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랑하는 이들의 조속한 귀환을 위해 앞으로도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계속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 12월 25일 페이스북에서 자신이 응급 수술을 받게 됐다며 의회에서 예정된 인질 관련 특별 연설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그는 자신의 연설문을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인질 상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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