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와 함께…세계 첫 민간 달착륙선 발사
세계 최초 민간 달 착륙 기록에 도전하는 무인 달 착륙선 ‘페레그린’이 우주로 떠났다.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에 따르면 우주기업 애스트로보틱이 개발한 달 착륙선 페레그린(peregrine·송골매)은 8일 오전 2시18분(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기지에서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ULA)의 벌컨 로켓에 실려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페레그린은 다음 달 23일 달 앞면에 있는 폭풍의 바다 동북쪽 용암지대 시누스 비스코시타티스에 착륙할 예정이다. 탐사선 착륙이 성공하면 세계 최초의 민간 달 탐사선으로 기록된다. 그간 달에 안착한 유·무인 탐사선은 있었지만, 미국·소련(현 러시아)·중국·인도가 국가 단위로 주도해 성공한 프로젝트였다.
미국 입장에서는 1972년 12월 마지막 유인 달 탐사선 아폴로 17호 이후 51년 만에 달 표면 탐사를 재개한 셈이다. 피츠버그에 본사를 둔 애스트로보틱의 존 손턴 최고경영자(CEO)는 NYT에 “아폴로 이후 처음이 될 미국의 달 표면 귀환에 앞장서게 되어 큰 영광”이라고 밝혔다.
페레그린은 아폴로 우주선처럼 달까지 곧장 날아가지 않고 한 달 동안 달 궤도를 돌다가 서서히 고도를 낮춰 연착륙을 시도한다. 탐사선에는 달 표면, 방사능 등을 조사할 기구가 실렸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페레그린 등을 통해 달 탐사에 필요한 장비를 미리 옮기고, 달에 영구적으로 거주 가능한 기지를 짓기 위한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AP통신에 따르면 페레그린 탐사선에는 다양한 화물이 실렸다. 미국 카네기멜런대가 개발한 소형 탐사 로봇, 실물 비트코인, 에베레스트산 바위 조각 등이 그 예다. 특히 우주에 대한 인류의 관심을 반영한 인물들의 유해 일부가 실렸다. 우주 드라마 ‘스타트렉’ 시리즈의 원작자 진 로덴베리,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등을 지은 과학소설(SF) 거장 아서 C 클라크의 유해 일부도 실렸다.
페레그린 착륙선과 분리돼 태양 공전 궤도를 돌게 될 벌컨 로켓 상단부에도 별세한 ‘스타트렉’ 출연진의 유해와 함께 조지 워싱턴,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존 F 케네디 등 미국 역대 대통령의 머리카락 샘플이 실렸다. 우주 장례 전문 기업인 미국 셀레스티스가 제공한 이들 머리카락 샘플을 탑재한 것은 미래 세대가 미국 조상에 대해 더 많이 배울 수 있게 해주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탐사선의 달 착륙은 고난도 작업이다. 달에 대기가 없어 낙하산을 쓸 수 없기 때문에 연착륙은 역추진에 의존한다. 지금껏 성공한 국가가 미국·소련·중국·인도 등 4개국에 그친다. AFP통신은 역대 이뤄진 시도 중 절반은 추락으로 끝났다고 짚었다. NASA는 페레그린 착륙선으로 달에 NASA 장비 등을 내려놓는 대가로 1억800만 달러(약 1400억원)를 냈다. 조엘 컨스 NASA 탐사담당 부행정관보는 “(민간 참여를 통해) 비용 대비 효율을 높이고 더욱 빠르게 아르테미스를 준비하기 위해 달 표면으로 여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올해 11월까지 우주인들이 탄 유인 우주선이 달 궤도를 돌고, 내년에는 달 표면에 우주인을 내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번엔 직접 참여하진 않았지만, 국내 연구진도 후속 임무에 참여할 예정이다. 페레그린은 NASA의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하나인 ‘민간 달 탑재체 서비스(CLPS)’를 수행할 예정인데, 여기에 한국천문연구원도 참여한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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