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회서 버디 34개…‘PGA 버디왕’ 임성재

성호준 2024. 1. 9.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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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시즌 PGA 투어 개막전인 더 센트리에서 72홀 경기 역대 최다 버디 신기록을 세운 임성재. 버디 34개를 잡았다. [AFP=연합뉴스]

남태평양에서 불어오는 바람도, 화살촉처럼 뾰족한 소나무도 숨죽인 채 임성재(25)의 버디쇼를 지켜보는 듯했다. 임성재가 2024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개막전에서 72홀 역대 최다 버디 신기록을 작성했다.

임성재는 8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 카팔루아 리조트의 플랜테이션 코스(파73)에서 벌어진 더 센트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11개를 잡았다.

전날까지 버디 23개(1라운드 9개, 2라운드 8개, 3라운드 6개)를 기록했던 임성재는 마지막날 11개의 버디를 추가하면서 PGA 투어 72홀 경기 최다 버디 기록(34개)을 갈아치웠다. 이전까지 72홀 경기 최다 버디는 지난해 이 대회 존 람과 2001년 피닉스 오픈에서 마크 캘커베키아 등이 세운 32개였다.

스티브 스트리커는 밥 호프 클래식에서 72홀까지 버디 34개를 잡은 적이 있다. 그러나 이 기록은 5라운드 90홀 대회 1~4라운드에서 작성한 것이다. 72홀 대회에서는 임성재가 이날 작성한 34개가 최다 버디 기록이다.

임성재는 최종 4라운드 1~3번 홀을 버디로 시작했다. 4번홀(파4)에서 보기를 하면서 상승세가 꺾였지만, 7, 9, 10번 홀에서 다시 타수를 줄였다. 12번홀부터는 4연속 버디가 나왔다.

손가락으로 자신의 버디 신기록을 뜻하는 ‘34’를 만들어 보이는 임성재. 성호준 기자

내리막 420야드의 파4인 12번 홀에서 임성재는 두 번째 샷을 홀 2.2m 거리에 붙여 버디를 잡았다. 오르막 381야드의 13번 홀에서도 두 번째 샷을 2m에 붙였고, 285야드의 오르막 파4인 14번 홀에서는 티샷을 그린사이드 벙커에 빠뜨리고도 두번째 샷을 홀 가까이에 붙여 또 타수를 줄였다. 528야드 파 5인 15번 홀에서는 여유 있게 2온에 성공해 2퍼트로 타수를 줄였다. 이 버디로 임성재는 PGA 투어의 최다 버디 기록을 갈아치운데 이어 마지막 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했다.

임성재는 그러나 우승은 하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보기 7개, 더블 보기 1개를 기록했다. 특히 3라운드에서 보기 4개와 더블보기 1개를 한 게 아쉬웠다. 임성재는 “3라운드 날 바람이 많이 불었는데 홀에 더 가까이 붙이려 욕심을 내다가 어처구니없는 실수가 나왔다”고 말했다.

임성재는 파 73의 플랜테이션 코스에서 첫날 8언더파 65타, 둘째날 7언더파 66타, 셋째날 이븐파 73타, 최종 라운드 10언더파 63타를 기록했다. 합계 25언더파 267타로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 등과 함께 나란히 공동 5위(상금 69만5000 달러·약 9억1400만원)로 대회를 마쳤다.

안병훈은 26언더파 4위를 기록했다. 우승은 합계 29언더파를 기록한 크리스 커크가 차지했다.

임성재는 신인이었던 2019시즌부터 ‘버디왕’이었다. 그해 480개의 버디를 기록해 2위를 무려 83개 차이로 따돌렸다. 2020시즌은 코로나19로 시즌이 3개월이나 줄었는데도 버디 390개를 낚아 역시 1등을 했다.

2021시즌 임성재의 샷은 더욱 매서웠다. PGA 투어 한 시즌 최다 버디 기록을 세웠다. 2021시즌에만 498개의 버디를 기록해 21년 만에 최다 버디 기록(2000년 스티브 플레시, 493개)을 5개 차로 갈아치웠다.

2021년까지의 버디 기록보다 이번 대회 기록이 더 뜻깊다고 할 수 있다. 이전 기록은 임성재가 대회에 꾸준히 출전하면서 차곡차곡 쌓은 아이언맨의 기록이었다. 이날 작성한 72홀 최다 버디 기록은 임성재의 잠재력과 폭발력을 보여주는 기록이다.

임성재는 “지난 겨울 허리가 뻣뻣했는데 따뜻한 곳에 오니 몸이 확 풀렸다. 나흘 동안 34개의 버디를 잡아낸 것이 믿기지 않는다. 올 시즌 출발이 좋아서 기분도 좋다”고 말했다.

■ 임성재

「 ◦ 생년월일 1998년 3월 30일
◦ 체격 키 1m80㎝, 몸무게 82㎏
◦ 프로 입문 2016년 남자골프 세계랭킹 27위
◦ 수상 경력 2018~2019 PGA 투어 신인왕
2018 PGA 2부 투어 신인왕·올해의 선수상
◦ 통산 우승
코리안 투어 2승(2019년 제네시스 챔피언십, 2023년 우리금융 챔피언십)
PGA 투어 2승(2020년 혼다 클래식, 2021년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

카팔루아=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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