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국민의힘 입당…당내선 특검 거부권 후폭풍 우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상민 의원에게 꽃다발을 전달한 후 악수하고 있다. 이 의원은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온다는 다부진 생각으로 입당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민규 기자

국민의힘은 8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출신 5선 이상민(대전 유성을) 의원의 입당 환영식을 열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이 그냥 방패 정당, 이재명 사설 정당으로 방패 역할만 했다”며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꼭 원내 1당이 돼서 지금보다 나은 조건에서 윤석열 정부가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3일 민주당을 탈당한 이 의원은 이틀 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독대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라는 프랭클린 루즈벨트 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해 “단순히 다선의원 1명이 당을 옮긴 것이 아니라, 이 의원의 용기와 경륜으로 우리는 개딸 전체주의가 계속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 의원 영입이 ‘반(反)이재명’ 결집뿐 아니라 대전·충청권 표심 확보에 적잖은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의원은 대전 유성을에서만 내리 5선을 했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20년간 ‘험지’였던 전략적 요충지를 확보할 희망이 생긴 셈이다. 당내 전략통 의원은 “이번에는 중원(中原)에서 기세를 올려 승리 분위기를 확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국민의힘 ‘총선 시계’는 바쁘게 돌아갔다. 비대위가 정영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공천관리위원장 임명을 의결했고, 인재영입위원회가 한동훈 체제 출범 이후 첫 영입인재 6명을 공개했다. 정황근·방문규·김완섭·이기순 등 현 정부의 전직 장·차관 4명과 정성국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회장, 학교폭력 전문 변호사인 박상수 변호사가 입당했다. 오후에는 원주에서 강원도당 신년 인사회가 열렸다. 한 위원장은 부친과 모친이 모두 강원도 출신임을 밝히면서 “국민의힘은 강원도의 힘이 되겠다”며 “우리가 강원도에 드리는 약속은 곧 실천이다. 민주당의 약속은 약속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여당에서는 ‘김건희 특검’ 등에 미온적인 현 지도부를 비판하는 내부 목소리도 나왔다. 김경율 비대위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특검 그 자체에 사안별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김건희 여사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풀어줄 수 있는 방안을 용산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에서 만들어야 하지 않느냐”며 “그래야만 국민 의혹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일 해당 특검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이 사안에 대해 공개 지적이 나온 건 처음이다.

당내 비주류로 꼽혀 온 김웅 의원도 이날 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지금의 국민의힘이 민주적 정당인지를 묻는다면 내 답은 ‘그렇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한 위원장이 공천 필수조건으로 내건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에 동참할 수 없어 불출마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경기도당은 이날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의 복당 신청을 받았다. 김 전 수석은 2022년 4월 경기지사 후보로 나서기 위해 의원직을 내려놓았다가 낙선 후 지난달 말까지 대통령실에서 일했다.

심새롬·이창훈 기자 saero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