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하러 대만 가라”…중국, 거주 대만인에 항공권 90% 할인
대만 총통 선거(대선)와 입법원 의원 선거(총선)가 오는 13일 열린다. 2019년 홍콩 시위 영향으로 반중 열풍이 불었던 지난 선거에 비해 이번은 특별한 쟁점이 없는 정당 간 세력 경쟁이 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후보인 라이칭더(賴淸德) 현 부총통이 백중 우세, 제1 야당인 중국국민당(국민당) 후보인 허우유이(侯友宜)신베이 시장이 백중 열세, 원내 제3당 대만민중당(민중당) 후보인 커원저(柯文哲) 전 타이베이 시장이 열세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독립·친미 성향의 민진당 재집권을 막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로이터통신·BBC방송 등은 중국 국적의 10개 항공사는 이달 중순까지 베이징 등 주요 도시에서 대만 타이베이로 가는 항공권을 최대 90% 할인해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만 동포 증명서’를 소지한 사람이 대상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에는 약 100만~120만 명의 대만인이 거주하고 있고, 이는 대만 전체 인구의 약 5%를 차지한다. 대부분 친중 성향인 국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로, 중국 기업들은 투표를 위해 이들에게 선거 휴가도 주고 있다. 대만은 부재자 투표 제도가 없어 모든 투표를 대만에서 직접 해야 한다.
중국 공산당은 대만인이 가장 숭배하는 민간 신앙인 ‘마조(媽祖·바다의 여신)’ 단체와의 교류도 확대하고 있다. 대만 보안 문서에 따르면 최소 5개 이상의 대만 마조협회가 중국 내 마조사원 6곳과 접촉하고 있고, 이들의 관리를 중국의 통일전선공작부가 맡고 있다.
마조는 어부와 선원을 보호하는 바다의 여신으로, 한국의 조상신과 비슷한 존재다. 대만에는 마조 사원이 1000여 개가 있고, 전체 인구(2400만 명)의 60~70%가 마조를 신봉한다고 알려져 있다. 마조 신화는 송(宋)나라 때 중국 푸젠성(福建省) 메이저우다오(湄州島)에서 시작됐다. 대만 해협을 사이에 두고 대만과 마주 보고 있는 이곳을 중국은 마조의 친정이라 부른다. 양안이 ‘한 핏줄’이라고 강조해 대만 마조 신자들을 끌어들이려는 차원이다. 매년 30만 명 이상의 대만 신자들이 메이저우다오의 마조 사원을 찾고 있다.
중국은 또 전체 유권자의 35%에 달하는 20~30대 표심을 얻기 위해 틱톡에서 친중 여론몰이를 하는가 하면 전투기·군함·정찰 풍선 등을 이용한 무력 압박도 연일 이어가고 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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