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비행 중 날아간 '핵심 단서' 비상구 덮개 발견

포틀랜드 가정집 뒷마당서 발견
또 다른 핵심단서 음성녹음 자료는 지워져

비행 중 동체에 구멍이 뚫려 비상 착륙한 미국 알래스카 항공 1282편에서 뜯겨 나간 여객기의 비상구 덮개가 발견됐다. 앞서 미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사고의 핵심 단서가 될 것이라며 비상구 덮개를 발견하면 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다른 단서가 될 조종실 음성 기록은 모두 지워진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조사관이 7일(현지시간) 알래스카 항공 1282편 항공기의 비상구 덮개(도어 플러그)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미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비상 착륙한 알래스카 항공 1282편에서 뜯겨 나간 비상구 덮개(도어 플러그)가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한 가정집 뒷마당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은 이날 저녁 학교 교사인 집주인이 이를 발견해 NTSB에 신고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제니퍼 호멘디 NTSB 위원장은 사고 여객기의 도어 플러그가 이번 사고의 핵심 단서가 될 것이라며 이를 발견할 경우 지역 경찰 등에 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당국은 제보해준 시민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러나 또 다른 핵심 단서로 꼽힌 조종실 음성 기록 장치(CVR)에서는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았다. 호멘디 위원장은 조종실 내에서 대화나 관제 기관과의 교신 내용을 기록하는 CVR을 분석한 결과, 사고 당시 음성 위에 다른 녹음이 겹쳐지면서 아무 자료를 찾아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CVR은 조종실 간 대화나 관제 기관과의 교신 내용을 기록하는 장치로 항공기의 블랙박스라고 불린다.

호멘디 위원장은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VR)가 완전히 덮어 씌워졌다.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2시간이 지나면 그 위에 다시 녹화되기 때문에 CVR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CVR은 과거 녹음이 지워지고 계속 새로운 음성이 기록되는 방식이라 NTSB는 녹음 시간을 25시간까지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호멘디 위원장은 "교신이 녹음되지 않으면 우리와 연방항공청(FAA)뿐 아니라 안전에서의 손실"이라며 "CVR 정보는 조사뿐 아니라 항공 안전을 개선하는데 핵심적"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에 사고가 난 여객기는 직전 세 번의 운항에서도 기압 장치 이상 등으로 경고등 점등이 보고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이 경고등 점등과 이번 사고 사이에 관련성이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앞서 지난 5일 177명을 태우고 포틀랜드를 출발한 알래스카 항공 1282편은 이륙 후 얼마 되지 않아 상공에서 비상 출입구 쪽에 냉장고 크기의 큰 구멍이 뚫려 비상착륙 했다.

기내 압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산소마스크가 내려오는 등 대형 사고의 위험 속에서 항공기는 극적으로 포틀랜드로 회항해 비상 착륙했다. 사망자나 중상자는 없었지만, 일부 승객의 소지품이 항공기 밖으로 날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항공 당국은 안전을 담보할 수 있을 때까지 동일한 기종 항공기 171대의 전면적인 운항 금지를 지시했다. 우리나라 항공사는 사고 기종을 운용하지 않고 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