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후계자' 이강인, 우승 이끌 수 있을까?"…AFC, 이강인 '아시안컵 영스타' 5인 선정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아시아 축구연맹(AFC)가 2023 아시안컵 카타르를 앞두고 이강인(PSG)을 박지성과 비교하며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어린 선수 중 한 명으로 꼽았다.
AFC는 아시안컵을 앞두고 지난 7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영스타 베스트 5"를 소개했다. 제18회 아시안컵은 오는 13일부터 2월11일까지 29일간 예선을 통과한 아시아 24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카타르에서 열린다.
참가국은 개최국 카타르를 비롯해 한국, 일본, 중국, 홍콩, 호주,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레바논, 시리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팔레스타인, 이라크, 요르단, 바레인, 오만,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인도, 이란, 키르기스스탄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이 중 말레이시아, 요르단, 바레인과 E조에 편성됐다.
클린스만호는 우선 한국시간으로 오는 15일 오후 8시 30분 바레인과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조별리그 E조 첫 경기를 치른다.
이어 1월 20일 오후 8시30분 알투마마 경기장에서 요르단과 격돌하며, 1월 25일 오후 8시30분 알자누브 경기장에서 김판곤 감독이 지휘하는 말레이시아와 붙어 조별리그를 마친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1위를 차지하면 31일 오후 8시30분 알투마마 경기장에서 D조 2위와 붙는다. D조엔 일본, 인도네시아, 이라크, 베트남이 속했다. 조별리그를 2위로 마치면 31일 오전 1시 한국이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치렀던 에듀케이션시티 경기장에서 F조 1위와 8강행을 다툰다.
F조는 사우디아라비아, 태국, 키르기스스탄, 오만으로 짜여졌다. 조별리그를 3위로 마친 뒤 각 조 3위 6개국 중 성적으로 상위 4개국 안에 들어 16강에 오르면 A조 혹은 D조 1위와 만난다. A조는 개최국 카타르를 비롯해 중국, 타지키스탄, 레바논으로 편성됐다.
2023 아시안컵은 원래 지난 7월 중국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중국이 지난해 5월 코로나19 창궐을 이유로 개최를 포기하면서 AFC가 다시 입찰을 받았다. 한국과 카타르, 인도네시아가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으나 카타르가 압도적 지지를 획득하면서 지난해 월드컵에 이어 사실상 2년 연속 메이저대회를 열게 됐다.
대회에 앞서 새해를 앞두고 중동으로 떠난 클린스만호는 UAE 아부다비에 마련한 전지훈련 캠프에서 현지 적응에 나섰다. 또 지난 6일 이라크와 현지 평가전을 가지면서 마지막 모의고사를 진행했다. 경기는 이재성(마인츠)의 선제골을 지켜낸 한국의 1-0 승리로 끝났다.
평가전까지 모두 마친 클린스만호는 이제 대회가 열리는 카타르 도하에 입성해 대회 준비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개막까지 일주일도 남지 않아 한국 팬들의 기대감이 점점 커지고 있는 가운데 AFC가 이번 아시안컵에서 주목할 만한 어린 선수들 중 한 명으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축구스타 이강인을 꼽아 눈길을 끌었다.
AFC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 대회에선 대륙 전역에 있는 재능 있는 선수들이 집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라며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대한민국), 메흐디 타레미(FC포르투, 이란), 알리 마브쿠트(알 자지라, UAE), 엔도 와타루(리버풀, 일본)가 제18회 토너먼트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가 될 것이지만 기대되는 유망한 스타들도 많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들은 아시안컵 영스타로 총 5명의 어린 선수를 꼽았는데, 그 중 한 명은 현재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인 PSG(파리 생제르맹)에서 활약 중인 이강인이었다.
이강인에 대해 AFC는 "이강인은 지난 여름 스타 선수들이 가득한 PSG와 계약한 후 출전 시간 부족에 대한 우려를 일축하고, 국내와 유럽에서 타이틀 사냥에 도전하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이끄는 PSG 선수단의 중요한 멤버로 빠르게 자리매김했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킬리안 음바페, 우스만 뎀벨레와 함께 정기적으로 출전하는 이강인은 PSG에서 유익한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으며, 최근 PSG가 툴루즈를 2-0으로 꺾고 트로레 데 샹피옹에서 트로피를 올렸을 때 선제골을 터트렸다"라고 덧붙였다.
또 "이강인은 또한 지난 4번의 A매치에서 4골 3도움이라는 인상적인 성적을 기록하며 국가대표팀에서 퍼플 패치(예외적으로 잘 수행하거나 뛰어난 작업을 수행하는 기간)를 보냈다"라며 "이는 위르겐 클린스만과 1960년 이후 첫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태극전사들에게 좋은 징조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AFC는 공식 SNS을 통해 "이강인이 박지성의 후계자가 되어 한국을 대망의 우승으로 이끌 수 있을까"라며 이강인을 대한민국 축구 레전드 박지성과 비교했다.
한국은 과거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중 한 명이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던 박지성이 있었을 때도 아시안컵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박지성은 현역 시절 아시안컵에 총 3차례(2000, 2004, 2011)에 출전했다. 2007 아시안컵 때는 무릎 부상으로 참가하지 못했다. 2000 아시안컵 레바논 때 3위를 차지한 박지성은 2004년 대회가 중국에서 열렸을 때 이란한테 패하며 16강에서 탈락했다. 마지막 대회인 2011 아시안컵 카타르에선 준결승에서 일본을 만나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시간이 흘러 한국의 새로운 축구스타로 이강인이 등장하자 AFC는 과거 박지성도 이루지 못했던 아시안컵 우승을 이강인이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을 드러냈다.
한편, 이강인과 함께 주목할 만한 영 플레이어로 뽑힌 나머지 4명의 선수는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 일본), 알리 자심(알 쿠와, 이라크), 압보스베크 파이줄라에프(CSKA모스크바, 우즈베키스탄), 아리프 아이만(조호르, 말레이시아)였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과 함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2011년 대회 이후 우승이 없는 일본 역시 이강인과 절친한 친구 관계인 구보가 유럽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어 우승에 대한 기대감이 남다르다.
구보에 대해 AFC는 "구보는 스페인에서도 밝게 빛나며 9골을 넣으며 지난 시즌 레알 소시에다드가 10년 만에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는데 도움을 준 핵심 창조자였다"라며 "그는 다시 한번 올시즌 상위 4위 안에 드는 걸 목표로 삼고 있으며, 클럽을 위해 이번 시즌 라리가에서 이미 6골을 넣었다"라고 설명했다.
대회 개막이 목전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 팬들의 이번 아시안컵에 대한 기대감이 남다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이강인을 포함해 손흥민(토트넘)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 등 유럽 내로라하는 빅클럽에서 뛰는 선수들을 주축으로 1960년 이후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한다.
한국은 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하며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비롯해 2002 한일 월드컵 4강, 2010 남아공 월드컵 및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각각 16강에 진출했으나 아시안컵에선 번번히 우승을 놓쳤다. 1956년 초대 대회와 1960년 2대 대회에서 연속 우승한 뒤 정상에 오른 적이 없다.
2000년대 들어서도 2000년 3위, 2004년 8강, 2007년 3위, 2011년 3위, 2015년 준우승, 2019년 8강 등 우승 꿈을 번번히 이루지 못했다.
63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클린스만호는 그 어느 때보다 막강한 전력을 자랑하면서 트로피를 가져와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대표팀 핵심인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황희찬 외에도 오현규(셀틱), 조규성(미트윌란), 황인범(FK츠르베나 즈베즈다) 등 많은 한국 선수들이 유럽에서 활약하며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최근 대표팀 분위기도 매우 좋다. 현재 클린스만호는 A매치 5연승을 질주 중이며, 6경기 동안 단 1골도 실점하지 않으면서 경기력과 팀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지난 9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친선전에서 1-0 승리를 거두며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 첫 승을 거둔 대표팀은 10월 '튀니지-베트남'과의 친선 2연전을 각각 4-0, 6-0으로 대승했다. 지난달에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멕시코·미국 공동 개최) 아시아 2차예선 C조 1~2차전에서도 싱가포르를 5-0으로 격파한 뒤 중국 원정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전력과 팀 분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 좋다보니 팬들 사이에서 아시아컵 우승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었다.
특히 많은 팬들이 AFC처럼 이강인이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강인은 지난 여름 이적시장 때 스페인 라리가 RCD마요르카를 떠나 PSG 유니폼을 입으면서 프랑스 무대에 진출했다. 시즌 초반 부상과 항저우 아시안게임 참가로 출전 시간이 많지 않지만 빠르게 팀에 녹아들면서 PSG 핵심 선수들 중 한 명으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2023년 최종전이자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도 공격포인트를 올리는데 성공했다. PSG는 지난달 21일 FC메스와의 2023/24시즌 리그1 17라운드 홈경기에서 3-1 승리를 거두며 2023년을 리그1 1위로 마무리했다.
이날 선발로 출전한 이강인은 후반전 때 이른바 '택배 크로스'로 선제골을 만들면서 팀에 리드를 안겼다. 후반 4분 이강인의 정확한 왼발 크로스를 비티냐가 가볍게 골문으로 밀어 넣으면서 선제골을 올렸다. 이강인의 시즌 4호 공격포인트이자 2호 도움이 터진 순간이었다.
또 지난달 4일 11라운드 몽펠리에전에서 득점을 터트린 후 8경기 만에 맛본 공격포인트였으며, 10라운드 브레스트 원정에서 킬리안 음바페의 골을 도운 이후 9경기 만에 올린 어시스트였다.
이강인이 만들어낸 선제골로 분위기를 탄 PSG는 이후 간판스타 킬리안 음바페가 2골을 터트리면서 승기를 잡았다. 메스도 한 골 만회하면서 PSG는 2023년 마지막 경기를 3-1 승리로 마쳤다.
메스전을 끝으로 이강인은 2023/24시즌 전반기를 15경기 2골 2도움으로 마무리했다. 리그에서 10경기 1골 2도움을 기록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선 5경기에 나와 1골을 넣었다. 메스전에서 90분을 소화하면서 출전시간 총합이 1005분이 됐다.
PSG와 리그1 데뷔 시즌이라는 걸 감안했을 때 이강인의 전반기 활약상은 호평을 받았다. 10라운드 브레스트 원정에서 도움을 올리며 리그1 이주의 팀으로 선정됐고, 몽펠리에전에서 터트린 리그1 데뷔골은 PSG와 리그1 11월 이달의 골로 선정됐다.
전반기를 마친 이강인은 아시안컵을 앞두고 클린스만호에 소집됐지만지난 4일 툴루즈와의 트로페 데 샹피옹(프랑스 슈퍼컵) 경기까지 책임진 뒤 마지막으로 합류하기로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우승에 대한 이강인의 열망을 고려해 며칠 더 늦게 합류하는 것을 허락했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후 그 기세를 아시안컵까지 이어가는 게 좋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강인은 최고의 결과를 안고 돌아왔다. 4일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랑스(왕자공원 구장)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트로페 데 샹피옹 툴루즈와의 홈경기에서 전반 3분 선제 결승포를 터트리는 등 맹활약했다. 2-0 완승으로 고대하던 우승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7월 PSG 입단 후 첫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더불어 경기 최우수선수를 의미하는 'MOM(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되며 겹경사를 누렸다.
트로페 데 샹피옹은 1995년 재창설된 대회다. 1955년 챌린지 데 샹피옹이란 이름으로 시작돼 18년간 지속됐으나 1973년 중단됐다. 1995년 다시 창설되면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직전 시즌 리그1 우승팀과 프랑스 FA컵격인 쿠프 드 프랑스 우승팀이 단판 승부를 펼쳐 트로피의 주인공을 가린다. PSG는 2022-2023시즌 리그1 챔피언이고, 툴루즈는 프랑스컵 정상에 올랐다.
PSG는 이번 경기 전까지 총 15차례 출전해 11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역대 최다 우승을 자랑한다. 직전 2022-2023시즌에도 우승의 기쁨을 안았다.
이강인은 킥오프 3분 만에 선제골을 터트렸다. 오른쪽 측면을 허물고 침투에 성공한 우스만 뎀벨레가 곧바로 크로스를 올렸다. 상대 수비진이 허둥대는 사이 이강인이 중앙으로 이동해 슈팅을 시도했다. 그대로 툴루즈의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종료 직전 PSG의 두 번째 골이 나왔다. 킬리안 음바페가 전반 44분 박스 앞에서 공을 받은 뒤 수비 3명을 달고 돌파에 나섰다. 박스 안으로 순식간에 전진한 음바페는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골 맛을 봤다.
축구통계매체 '풋몹'에 따르면 이강인은 이날 1골과 기회 창출 1회, 빅찬스 1회, 유효슈팅 2회, 드리블 2회 성공, 코너킥 4회 등 다양한 기록을 선보였다. 평점은 8.3점으로 미드필더 가운데 가장 높았다.
MOM 수상 후 이강인은 중계사와 인터뷰에서 스페인어로 "경기 전부터 이기려고 노력했다. 승리해 기쁘고, 즐기고 싶다"며 "항상 팀을 도우려 하고 열심히 훈련하려 한다. 좋은 선수들로부터 배우려 하고 있다. PSG에 있어 너무 좋다"고 전했다.
역대 트로페 데 샹피옹 MOM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이강인은 축구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2014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2016년과 2018년 앙헬 디 마리아, 2019년 음바페, 2022년 리오넬 메시 등에 이어 영광을 안았다. 아시아 선수로는 역대 최초다.
이강인은 클린스만호에서 또 한 번 우승을 노린다.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클린스만호에 합류한 이강인이 이번 아시안컵에서 한국 축구 팬들의 염원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아시안컵 SNS, 엑스포츠뉴스DB, AFC, 리그1 홈페이지,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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