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안청장 3명이 2000억 챙겼다…'클라스' 다른 中 뇌물 스캔들
20년 동안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며 총 2000억원이 넘는 돈을 부정 수뢰한 중국 랴오닝성의 전직 공안청장 3명이 결국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홍성신문 등 현지 매체의 8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최고 사정 당국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국가감찰위원회(기율·감찰위)와 중국중앙TV(CCTV)가 공동 제작한 4부작 부패 척결 특집 다큐멘터리 '지속적인 노력, 심도 있는 추진'은 지난 6일 방영한 첫 편을 통해 랴오닝성 전직 공안청장 3명의 죄상을 상세하게 고발했다.
다큐에 따르면 리원시와 쉐헝, 왕다웨이 등 전 랴오닝성 공안청장 3명이 챙긴 뇌물은 총 12억 위안(약 2200억원)에 달했다.
이들 가운데 2002년부터 9년간 랴오닝성 공안청장으로 재직했던 리원시는 5억4100만 위안(약 992억원)을 받아 챙겼다. 그가 받은 뇌물 대부분은 랴오닝의 철광석 채굴 업체 소유주 류즈팅으로부터 받은 것이다.
랴오닝성 공안청이 이 업체 불법 채광에 대한 수사에 나서자 류즈팅은 리원시에 무마를 요청해 형사 처벌을 면했고 그 대가로 리원시는 이 업체의 지분 30%를 받아 챙긴 뒤 처남을 '바지 사장'으로 내세워 이 업체를 사실상 차지했다.
리원시는 또 당시 랴오닝성 민정청장이었던 쉐헝의 부탁을 받고 공갈 혐의로 기소된 기업인 바이위천의 사건을 무마해주기도 했다. 형사 처벌을 면한 바이위천은 쉐헝에게 사례비로 수천만 위안을 줬다. 1000만위안은 한화로 약 19억원이다.
리원시의 뒤를 이어 랴오닝성 공안청장에 오른 쉐헝은 사건 무마, 기업 운영 및 하청 등에 개입하며 1억3500만 위안(약 248억원)을 수뢰했다.
━
최대 1000억 이상 수뢰…최고 무기징역
그런데 쉐헝의 후임이었던 왕다웨이의 전횡과 수뢰 수법은 전임자들보다 더욱 악랄했다고 이 다큐는 소개했다.
헤이룽장성 공안부청장을 거쳐 2013년 랴오닝성 공안청장에 오른 중국 동북 지역 '공안 거물' 왕다웨이는 9년간의 재직 기간 총 5억5500만 위안(약 1020억원)을 받았다.
2022년 3월 낙마할 때까지 9년간 랴오닝성 공안청장을 지낸 그가 받은 뇌물의 절반가량은 랴오닝성의 알루미늄 제품 생산업체인 중왕그룹의 소유주 류중톈에게 받은 것이었다.
2017년 중왕그룹의 외환 불법 거래 사건이 불거져 부회장이 구속되자 류중톈은 왕다웨이에게 수사가 확대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청탁했고 손쉽게 이 사건을 무마시킨 왕다웨이는 그 대가로 400억원대 뇌물을 챙겼다.
류중텐은 사례비로 4000만 위안(약 73억원)과 400만 달러(약 53억원)를 왕다웨이에게 건넸다. 류중톈은 이후에도 4차례에 걸쳐 2억 홍콩달러(약 336억원)를 왕다웨이에게 추가로 건넸다.
왕다웨이는 2019년 하반기 중국 공안부가 랴오닝성 전현직 고위직들의 비리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하자 류중톈에게 "나와의 관계를 발설하지 말라"고 입막음을 하는 것은 물론 2020년 자금난에 몰린 중왕그룹을 비호하는 등 '뒷배' 역할을 멈추지 않았다.
한때 아시아 최대 알루미늄 제품 생산업체였던 중왕그룹은 결국 법원에 파산 신청을 하며 몰락했는데, 이는 금권 유착에 의존해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한 데 따른 당연한 결과라고 CCTV는 짚었다.
리원시와 쉐헝, 왕다웨이 등 랴오닝성의 '부패 공안' 3인방은 부패 척결을 위한 기율·감찰위의 고강도 사정에 적발되면서 2021년에서 2022년 사이에 잇달아 낙마했다.
리원시는 지난해 1월 산둥성 중급법원에서 사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가 무기 징역으로 감형됐다. 사형 집행유예는 형 집행을 2년간 유예한 뒤 수형 태도 등을 고려해 무기징역으로 감형하는 중국 특유의 사법 제도다.
쉐헝은 지난해 12월 1심에서 징역 17년형을 선고받았고, 왕다웨이는 2022년 3월 기율감찰위 조사를 받은 뒤 지난해 10월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돼 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최수영 탈의신, 대포 카메라 미친 듯 눌러" 관객 경악케한 남성 | 중앙일보
- 6주 전 돌아가신 엄마 휴대폰, 마지막 통화한 남자의 정체 | 중앙일보
- 침대 하나가 12억…제니·아이유도 눕는 그 침대, 또 가격 올렸다 | 중앙일보
- 정용진 "형 후배가 사장인데 먹어봐"…경쟁사 KFC 추천 왜 | 중앙일보
- 2024 정치성향테스트 ㅣ 더중앙플러스 | 중앙일보
- “로켓은커녕 취해서 잔다” 프랑스 회사 뒤집은 한국인 낮술 | 중앙일보
- 생후 2개월 아기를 눈 속 내던졌다…구독 699만명 아빠가 한 짓 | 중앙일보
- 망한 회사, 며느리가 살렸다…66조 시장 흔든 '불닭볶음면' 신화 | 중앙일보
- 강경준, 불륜 피소 오해라더니…유부녀에 "사랑해" "안고싶네" 문자 | 중앙일보
- 짜증나, 내 폰번호 어떻게 알았지?…"500원이면 입수합니다" [선거 문자공해]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