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선 안 가르쳐요”… 청년들 금융이해력 60대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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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한 원룸에서 자취하는 직장인 A씨(30)는 아파트로 이사하기 위해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무엇보다 투자에 관한 관심에 비해 금융 이해력이 높지 않은 점이 청년들을 투자 실패로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한재영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교육원장은 "금융투자에 대해 공부하기 전에 포모(FOMO·자신만 기회를 놓칠 것 같은 불안감) 현상으로 무분별하게 투자하는 청년들이 많다"며 "금융 투자도 조기 교육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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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과 담 쌓고 위험자산에 올인
공교육 과정 금융교육 도입 시급
서울 영등포구 한 원룸에서 자취하는 직장인 A씨(30)는 아파트로 이사하기 위해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종잣돈을 불려 보증금을 마련하겠다는 포부였다. 3개 종목에 2300만원을 나눠 담았지만 현재 수익률은 처참하다. 한 종목은 반 토막이 났고, 나머지 두 종목도 40% 안팎이다. 손실 금액만 1100만원에 달한다. A씨는 “오피스텔에서 아파트로 옮기려고 무리해서 투자했는데, 이사는커녕 부모님 집으로 복귀하게 생겼다”고 씁쓸해했다.
청년들이 빚을 지는 적지 않은 이유는 투자 실패다. 주식·코인 호황기에 고수익을 노리고 ‘빚투’(빚내서 투자)했더니 고금리와 경기 둔화라는 복병을 만나면서다. 조금 더 나은 미래를 꿈꿨지만 현실의 재테크 벽은 높았다. 무엇보다 투자에 관한 관심에 비해 금융 이해력이 높지 않은 점이 청년들을 투자 실패로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8일 한국은행·금융감독원이 2022년 공동으로 진행한 ‘전 국민 금융 이해력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만 18~79세의 금융이해력 점수는 66.5점이다. 연령별로는 30대의 금융 이해력이 69.0점으로 가장 높았다. 40대(68.9점) 50대(67.0점)도 평균 이상이었다.
청년 비중이 높은 20대(만 18~29세)의 금융 이해력은 65.8점이었다. 60대(64.4점)와 70대(61.1점)보다 나았지만 하위권이다. 20대는 ‘금융 지식’과 ‘금융 태도’ 점수가 평균 이하로 나타났다. 금융 태도는 저축을 선호하지 않을수록, 미래보다 현재를 선호할수록 점수가 낮다. 반면 ‘투자 활동 등 금융 행위’ 점수(66.2점)는 평균(65.8점)보다 높았다. ‘정보에 입각한 금융상품을 선택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중이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다만 전 연령층을 통틀어 해당 항목을 선택한 58.4%는 주로 가족과 지인의 추천에 의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년 상당수는 주변의 추천에 의존해 투자하고 있다는 의미다.
금융 이해력 부족은 청년들을 빈곤의 늪으로 이끌고 있다. 가정에서 독립해 자산을 형성할 시기에 저축을 하지 않거나 투자에 실패하면서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주식·코인 투자 열풍은 청년층을 위험자산 투자에 깊이 빠트린 계기가 됐다. 2020년 증권사 신규 계좌를 개설한 투자자의 절반 이상이 2030세대였다. 이들은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2021년 하반기 기준 전체 투자자(558만명)의 55%를 차지한다.
그렇지만 공교육 필수 교육과정에 제대로 된 금융 교육은 없다. 중학교 교육과정의 사회,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통합사회 과목에 한 단원으로 언급되는 수준이다. 수능에서 경제 과목 응시율도 낮다. 한재영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교육원장은 “금융투자에 대해 공부하기 전에 포모(FOMO·자신만 기회를 놓칠 것 같은 불안감) 현상으로 무분별하게 투자하는 청년들이 많다”며 “금융 투자도 조기 교육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준희 심희정 이광수 기자 zuni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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