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네이버 종토방서 독립하자… 커뮤니티 만드는 증권사들

이광수 2024. 1. 8.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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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투자자 A씨는 평소 주식 매매를 위해 사용해온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네이버 종목 토론방 기능이 사라진 것을 뒤늦게 발견했다.

네이버가 종목 토론방 서비스를 이용하는 대신 증권사로부터 리서치 자료를 요구하면서 해당 기능이 삭제된 것이다.

네이버 종목 토론방 정책 변화에 맞서 증권사들은 자체 투자자 커뮤니티를 만들거나 기존 기능 강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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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투자자 A씨는 평소 주식 매매를 위해 사용해온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네이버 종목 토론방 기능이 사라진 것을 뒤늦게 발견했다. 네이버가 종목 토론방 서비스를 이용하는 대신 증권사로부터 리서치 자료를 요구하면서 해당 기능이 삭제된 것이다. 네이버 종목 토론방 정책 변화에 맞서 증권사들은 자체 투자자 커뮤니티를 만들거나 기존 기능 강화에 나섰다. 이번 기회에 포털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역량을 갖추겠다는 전략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종목 토론방 서비스를 이용 중인 주요 증권사에 이용 대가를 요구했다. 그동안 각 증권사 서비스에 종목 토론방을 연동할 수 있도록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무료로 제공해왔지만 최근 정책을 바꾼 것이다. 네이버는 증권사에 종목 토론방을 이용하는 대신 리서치센터 보고서를 네이버를 통해 공개하는 안을 제안했지만, 일부 증권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리서치센터 보고서는 고객에게만 제공되는 유료 서비스라는 이유에서다. 네이버 종목 토론방은 국내 최대 규모 주식 커뮤니티다. 이곳에 올라오는 하루 평균 게시물은 15만건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개인 투자자 중요도가 높은 키움증권과 토스증권 등은 이미 네이버 종목 토론방에서 벗어나 자체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고객 데이터를 가진 이들 증권사는 게시판 중심인 네이버와 차별점을 뒀다. 해당 종목을 가진 이용자가 의견을 남기면 주주임이 표시되게 해 글의 신뢰도를 높였다. 기존 종목 토론방은 해당 종목에 대한 비방성 글이나 확인되지 않은 뜬소문이 게재돼 문제점으로 지목돼 왔다. 키움증권과 토스증권의 커뮤니티는 본인이 동의한 경우 보유 종목과 매매 현황 등이 공개돼 개인 투자자끼리 깊이 있는 정보 공유를 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네이버의 요구에 지금까지 종목 토론방 서비스를 빌려 쓰던 증권사도 자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네이버 토론방 서비스를 종료하고 이달 공개를 목표로 투자자 커뮤니티를 개발 중이다. 먼저 토스·키움처럼 작성자의 주주 정보 등을 제공해 글의 신뢰도를 높이기로 했다. 또 업계에서 처음으로 국내 주요 공모자산운용사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자산운용사들이 NH증권 커뮤니티에 공식 채널을 개설해 투자자들과 댓글 등을 통해 소통하는 방식이다. 상대적으로 인기가 덜한 일본과 인도네시아 증시 등도 별도 게시판을 만들어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금융지주는 증권사가 없는데도 종목 토론방과 유사한 투자자 커뮤니티 ‘원더링’을 지난달 5일 출시했다. 투자자 커뮤니티를 통해 투자자 기반을 확보한 뒤 추후 증권사 인수가 마무리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자체 커뮤니티를 만드는 증권사는 앞으로 늘어날 것 같다”며 “고객 충성도와 체류 시간을 높일 수 있어 장기적으로 이득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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