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꺼진 불로 보였던 메타버스, '몰입' 내세워 CES에서 '활활'
“직접 써봐도 될까요?”
“뭔가 만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소비자가전쇼(CES) 2024’ 개막을 이틀 앞둔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 CES 참가 주요 스타트업의 제품·서비스를 미리 소개하는 'CES 언베일드'(unveiled) 행사는 세계 각국에서 온 취재진으로 가득 찼다. 올 CES 핵심 트렌드인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헬스케어 스타트업이 행사장을 채운 가운데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은 건 국내 기업 비햅틱스와 일본의 시프트올 등 메타버스(3차원 가상공간) 기업 부스였다.
이게 왜 중요해
코로나19 펜데믹 시절 주목받았던 메타버스 관련 기업은 엔데믹 도래와 함께 관심권에서 멀어졌다. 하지만 기술 동향을 미리 보여주는 CES에서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메타버스의 고질적 한계로 꼽히는 몰입감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과 콘텐트를 선보이면서다. 사용자가 가상공간에서도 현실 같은 촉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 ‘햅틱’(haptic) 기술과 몰입감 높이는 콘텐트가 핵심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은 지난해 9월 보고서를 통해 “게임,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교육뿐 아니라 항공·우주, 방위산업 등 산업에서 메타버스 관련 수요가 증가하고 XR(확장현실) 기술 발전으로 시장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리서치앤마켓은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이 2023년부터 연평균 41.6% 성장해 2030년 9366억 달러(약12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가보니 어때
파나소닉의 투자를 받은 일본 XR기업 시프트올은 전용 마이크, VR 헤드셋과 헤드폰을 결합해 올인원 메타버스 솔루션을 선보였다. 회사 관계자는 “추가 장비가 필요 없는 공간절약형 무선 전신 트래킹 장치(하리토라X세트)를 메타의 퀘스트2 등 VR 헤드셋과 결합하면 아바타를 현실의 나와 일치시켜 메타버스 세계에서 직접 움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멘탈케어 스타트업 소셜드림은 VR헬멧 내부에서 냄새를 맡고, 소리를 듣고, 영상을 보면서 우울증 등을 치료하고 정신건강을 개선하는 장비를 선보였다. 이탈리아 스타트업 패치XR(PatchXR)은 VR헤드셋에 음악과 게임 요소를 접목했다. 언베일드 행사장에는 없었지만 미국 웨어러블 기기 제조사 ‘어퍼런스’의 손목 착용기기 ‘팬텀’은 CES 최고혁신상을 수상하며 개막 전부터 기대감을 모았다. 팬덤은 직접 만지지 않아도 신경계 자극을 통해 실제 만진 것 같은 감각을 뇌로 전달하는 웨어러블 기기다.
CES 최초로 B2C(소비자 대상 시장) 부스를 여는 넷플릭스는 자사 오리지널 콘텐트에 메타버스 요소를 접목했다. 전시관 참석자들에게 XR헤드셋을 제공해 3월 공개 예정인 자사 콘텐트 ‘삼체’의 일부를 즐길 수 있게 하는 것. 향후 메타버스 기술 기반 몰입형 콘텐트는 넷플릭스의 미래 먹거리가 될 수도 있다. 9일(현지시간) 개막 이후 LVCC(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 마련될 메타버스·게이밍·XR 부스에서는 언베일드에 등장하지 않은 더욱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가 공개될 예정이다.
풀어야 할 과제는
현재 XR 생태계를 두고 글로벌 빅테크 간 경쟁은 계속되고 있다. 삼성전자도 구글, 퀄컴과 손잡고 애플의 MR(혼합현실) 헤드셋 비전프로에 대항할 기기를 개발 중이다. 업계는 기기 개발과 대중화를 통해 몰입감 개선 문제에 나섰다. 하지만 기기의 가격과 킬러 앱 부족 등은 숙제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6월 애플의 비전프로 발표 당시 보고서를 통해 “가장 중요한 요소인 킬러앱에 대한 아쉬움과 비싼 가격은 풀어가야 할 숙제”라고 지적했다.
라스베이거스=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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