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백기 든 태영...추가 자구안, 운명 가른다

[한국경제TV 성낙윤 기자]
<앵커>

태영그룹이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위한 선제 조건을 이행하면서 극단으로 내몰렸던 분위기는 일단 가라앉았습니다.

다만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지주사 지분 담보와 사재 출연 등 추가 자구안을 요구하고 있어 막판 줄다리기가 예상됩니다.

취재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부동산부 성낙윤 기자 나와있습니다.

성 기자, 태영 측이 계열사 매각대금 890억원을 태영건설에 투입하면서, 일부 진전된 모습을 보였는데요.

이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채권단의 요구를 일부 수용한 건 맞지만, '반쪽짜리 항복'이라는 평가입니다.

앞서 지난 3일 채권단 설명회에서 태영건설이 제출한 자구안은 태영 인더스트리 매각대금(1,549억원)의 태영건설 지원과 에코비트 매각 추진 및 매각대금의 태영건설 지원, 블루원 지분 담보 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 62.5% 담보 제공 등 4가지입니다.

이 중 태영 측은 매각 대금 중 890억원을 그룹 지주사인 TY홀딩스의 연대보증채무를 해소하는 데 사용하면서 채권단의 공분을 샀는데요.

금융당국과 채권단의 압박이 거세지자 논란이 됐던 890억원을 오늘 오전 태영건설에 입금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다만 이런 사항들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을 위한 선제조건이었던 만큼 당초 내놨던 자구안을 약속대로 이행한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결국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여부는 추가 자구안에 따라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채권단은 SBS의 지분 매각이나 경영진의 사재 출연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 태영 측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다양한 시나리오가 예측되는 상황입니다.

지주사인 TY홀딩스 지분을 담보로 제공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등 채권단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태영그룹은 오늘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태영건설에 대한 지원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르면 오늘 나올 것이라는 추가 자구안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TY홀딩스는 "태영 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지원 외에 나머지 3가지 자구계획도 이사회 결의를 거쳐 조속히 실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채권단이 요구하는 추가 자구계획에 대해서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협의해서 구체적인 방안을 곧 마련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이날 티와이홀딩스는 윤세영 창업회장의 막내딸인 윤재연씨로부터 SBS 주식 117만2천주를 담보로 330억원을 연리 4.6%에 6개월간 차입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앵커>

워크아웃 개시가 무산되면 시장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여파는 어느 정도일까요?

<기자>

채권단 협의회까지는 단 사흘밖에 남지 않았는데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이 아닌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가게 되면 공사대금 등 상거래채권을 포함한 모든 채권이 동결되고 추가 자금 지원도 이뤄지지 않게 됩니다.

운영하는 현장이 100개가 넘고, 협력사만 1천개 이상인 데다가, 입주 예정 단지만 22개, 2만 가구에 달하는 상황인 만큼 시장 전반에 큰 타격이 예상됩니다.

PF 시장이 얼어붙으며 재무구조가 취약한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줄도산 위기가 들불처럼 번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정부는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85조 규모의 시장 안정조치를 운영하고, 필요하면 충분한 수준까지 즉각 확대하는 등 대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성낙윤 기자였습니다.
성낙윤 기자 nyseo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