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근 “이재명 사건, ‘단독범행’ 확정한 적 없어”
윤희근 경찰청장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피습당한 사건의 수사 결과를 이르면 2~3일 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의원들은 사건 초기 경찰 대응 미흡, 수사과정 및 보고 유출 등에 관해 지적을 쏟아냈다. 하지만 윤 청장은 사건 대응, 수사 과정 등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을 보였다.
윤 청장은 8일 ‘이재명 흉기테러·이태원 참사 특별법 등 국회 행안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했다. 이날 윤 청장에게는 사건 발생 당시 경찰의 초기 대응 미흡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이 대표를 공격한 김모(66)씨의 당적을 공개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추가 질문이 이어졌다.
민주당 권인숙 의원은 “당시 목격자에 의하면 사건 당일 경찰이 초기대응에서 현장통제와 응급조치에 협조적이지 않았다고 했다”며 “이 때문에 이 대표의 발이 밟히기도 하고 피를 흘리는 영상도 계속 촬영됐다. 왜 이렇게 됐나”고 질문했다. 이에 윤 청장은 “(해당 사안에 대해) 상세히 파악하거나 보고받지는 못했다. 사건이 벌어지고 바로 현장서 체포한 건 경찰이다”고 답했다.
민주당 이해식 의원은 “야당지도자의 목숨을 노리고 범행 저지른 것은 초유의 일이다. 엄중한 사건”이라며 “국민은 이 엄청난 사건을 혼자 저지른 게 맞냐는 데 의문을 품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에 윤 청장은 “안 그래도 수사팀에서도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경찰이 김씨의 진술에만 의존해 공범이 없다고 발표한 것을 지적했다. 그는 “사건 당일 언론 보도를 보면 ‘전과, 공범은 없는 것으로 파악돼’라고 돼 있다. 경찰에서 들은 이야기를 인용했는데, 이게 (사건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윤 청장은 “우리가 확인한 거로는 부산청에서 ‘본인은 단독범이라 주장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향후 수사해나갈 예정이다’라고 발표했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이 재차 “그건 3일 보도고 범행 당일에는 경찰이 (공범이 없다는) 정보를 흘린 것”이라고 하자 “그럴 리가 없다. 단독범이라고 (경찰이) 확정적으로 알려준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윤 청장은 “빠르면 2~3일 후에 수사결과를 발표할 텐데 현안 보고에 포함된 대로 공범, 배후 이런 부분에 있어서 어느 부분보다 중점적으로 수사하고 있다”며 “그때 명확하게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단독 범행이라고 주장했으나 이날 김씨의 조력자 1명도 경찰에 체포됐다. 부산경찰청 수사본부는 살인미수 방조 혐의로 70대 남성을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은 사전에 김씨가 이 대표를 흉기로 공격하려는 사실을 알고도 이를 막지 않고 오히려 도운 것으로 보고 있다.
윤 청장은 이날 당적 공개를 요구하는 질의에 모두 답을 피했다. 그는 “현재까지는 관련 법이 있어서 임의공개를 할 수가 없다”고 답했다. 경찰이 검토한 법은 정당법 24조, 58조인 것으로 풀이된다. 범죄 수사를 통해 알게 된 당적 정보를 누설해선 안 된다는 조항이다.
이에 이 의원이 “이미 (다른 사례들에서) 다 공개돼왔고 사문화된 조항”이라고 하자 윤 청장은 “범행 동기를 밝히는 데 있어서 당적, 피해자가 남긴 글, 행적 조사, 압수물 분석, 피의자 조사를 통해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민주당 이형석 의원은 “범인이 갖고 있는 당적이 하나인가, 복수인가”라고 물었다. 이 역시 윤 청장은 “그것도 지금 말씀드릴 수 없다”고 했다.
피습 당시 이 대표의 상태와 관련해 ‘1㎝ 열상을 입어 경상으로 추정된다’는 보고가 사건 초기 외부로 유출된 것에 대해 지적을 받자 윤 청장은 ‘경찰이 유출한 것이라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답했다. 민주당 천준호 의원이 “1㎝ 열상이라는 내용이 여러 가짜뉴스의 근거가 됐다”고 꼬집자 윤 청장은 “우리는 이걸 소방을 통해서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천 의원이 “언론에 (보고가) 유출된 것에 책임감을 느끼냐”고 질의하자 “(보고 출처가) 대테러종합상황실이라고 돼 있다. 총리실 산하기관이다. 경찰 보고뿐만 아니라 소방 등 각종 기구에서 보고를 받는다”며 유출 사실을 부인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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