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승 에이스’ 페디 빠진 NC의 2024년 로드맵은

고봉준 2024. 1. 8.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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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선수들이 8일 창원NC파크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NC 다이노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는 지난해 시즌 개막 전까지만 하더라도 하위권으로 분류됐다. 베테랑 안방마님 양의지(37)가 FA 계약을 통해 두산 베어스로 떠났고, 주전 유격수 노진혁(35)도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NC는 예상을 깨고 페넌트레이스를 4위로 마친 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출발한 포스트시즌에선 6연승 신바람을 내며 플레이오프까지 올라섰다.

NC 돌풍의 중심에는 외국인 에이스 에릭 페디(31·미국)가 있었다. 2022년까지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 5선발로 뛰었던 페디는 지난해 30경기에서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으로 활약하며 마운드를 지켰다.

그러나 올 시즌을 맞이하는 NC에는 더 이상 페디의 이름이 없다. 페디가 지난달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계약하고 미국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지난해 프로야구에서 가장 많은 20승을 책임지고 MVP와 투수 골든글러브 트로피를 싹쓸이한 페디의 이탈로 NC에는 다시 “가을야구 진출도 힘들 수 있다”는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

이러한 위기감은 8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신년 시무식에서도 잘 드러났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강인권(52) 감독과 주장 손아섭(36), 주전 포수 박세혁(34) 등 주요 구성원들은 “페디의 공백이 아쉽기는 하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맡은 바를 충실히 해낸다면 지난해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다짐했다.

NC 강인권 감독이 8일 열린 신년 시무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NC 다이노스

지난해 초보 사령탑으로서 안정적인 지도력을 발휘한 강 감독은 “이제 한 선수에게 의존하기보다는 다른 선수들이 각자의 몫을 잘 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선수들에게 주문했다. 이어 새로운 외국인투수들의 이름을 언급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페디가 떠난 NC는 지난달 다니엘 카스타노(30)와 카일 하트(32·이상 미국)를 차례로 영입했다. 둘 모두 마이너리그에서 7년 정도를 뛴 왼손 투수들이다. 강 감독은 “새 외국인투수들은 페디만큼의 강렬한 퍼포먼스는 아니더라도 능력치가 충분한 선수들이다. 또, 김영규를 비롯해 김시훈과 이용준, 이준호, 신영우, 최성영, 이재학까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선발 후보들을 두루 살펴보겠다”고 했다.

NC 공필성 2군 감독과 강인권 감독, 임선남 단장, 이진만 대표이사(왼쪽부터)가 8일 열린 신년 시무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NC 다이노스

영입인 확정된 외국인 마운드와 달리 타자는 아직 새로운 선수를 뽑지 못했다. 강 감독은 “구단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이제는 영입 막바지 단계라고 본다. 누구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후보군 가운데 가장 실력이 뛰어난 선수를 데려오려고 한다. 현재 주전이 없는 1루수는 외국인타자 영입이 확정된 뒤 정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NC는 올 시즌에도 손아섭이 주장 완장을 찬다. 강 감독은 “1년이라는 시간은 짧다는 생각이 들어 일부러 임기를 2년으로 정했다. 손아섭은 어린 선수들에게 목표를 갖게끔 하는 주장이라고 본다. 후배들이 실패를 하면서도 희망을 가질 수 있게끔 선수단을 잘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NC 손아섭이 8일 창원NC파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창원=고봉준 기자

뒤이어 기자들을 만난 손아섭은 “감독님과 선수들이 믿어주셨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더 큰 책임감을 가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지난해 처음 주장이 되면서 어린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방향성을 잡았다. 물론 단체 생활이라 규칙과 문화는 엄격히 지켜야 하겠지만, 그라운드에서만큼은 선후배가 없다고 생각하도록 주문했다. 그런 부분이 1차적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본다. 올 시즌에도 이러한 방향성을 연결해서 이 문화가 자리 잡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NC는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KT 위즈를 상대로 2승을 먼저 거뒀지만, 나머지 3경기를 모두 내줘 한국시리즈 진출 티켓을 따내지 못했다. 손아섭은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가지 못해 아쉬웠다. 개인적으로도 아직 마지막 무대를 밟지 못해 콤플렉스로 남고 있다. 올 시즌에는 NC가 지난해보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창원=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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