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작년 사상 최대 매출…영업익은 "아쉽다 4분기"(종합)
4분기 영업익 시장 전망치 하회…수요 부진 속 마케팅‧판촉비용 반영된 듯
LG전자가 ‘캐시카우’인 생활가전과 ‘미래사업’인 전장에서 나란히 실적 호조를 보이며 3년 연속 최대 매출액을 경신했다. 다만 영업이익에서는 1~3분기 호조를 4분기까지 이어가지 못하며 연간 실적으로는 전년 대비 소폭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LG전자는 2023년 연결기준 매출액 84조2804억원, 영업이익 3조5485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1.0%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0.1% 줄었다.
4분기의 경우 경기 침체 장기화로 가전과 TV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의 3분의 1에 머물렀다.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매출액 23조1567억원, 영업이익 312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했고, 전분기에 비해서도 11.8%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022년 4분기 판매 촉진 비용 증가에 따른 실적 부진 기저효과로 전년 동기 대비 350.9% 증가한 반면, 전분기에 비해서는 68.6%나 감소했다. 이는 5000억원 내외를 예상했던 시장 예상치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생활가전(H&A사업본부)과 TV(HE사업본부)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전년도 4분기와 마찬가지로 수요 약세와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및 재고 처리를 위한 판촉비용 증가 등이 반영되며 적자전환을 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연간 실적을 놓고 보면 매출과 영업익 증감은 펜트업(Pent-up) 수요가 한창이던 2022년 실적에서 큰 변화가 없다. 지난해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회복 지연과 경쟁 심화 상황을 감안하면 상당히 선전했다는 평가다.
연간 최대 매출액은 주력사업의 견고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유지한 가운데, B2B(기업간거래) 사업 성장이 더해지며 시장 변화에 크게 휘둘리지 않을 사업구조를 만든 결과로 풀이된다.
기존 제품 중심 사업구조를 콘텐츠‧서비스 등으로 다변화하는 사업모델 혁신 또한 견조한 수익성 확보에 기여했다.
TV 사업의 경우 지난해 유럽 등 주력시장 수요 감소로 매출 감소를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상황에서도 연간 최대 매출을 올릴 수 있었던 배경은 생활가전과 전장사업의 선전이다.
LG전자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온 생활가전 사업은 지난해 연매출 30조원 시대를 열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요 양극화에 대응, 프리미엄 리더십을 공고히 하면서도 주요 제품의 볼륨존 라인업을 확대하는 전략적 시장공략이 주효했다. 냉난방공조, 부품, 빌트인 등 B2B 확대도 성장에 기여했다.
LG전자가 ‘미래사업’으로 적극 육성해온 전장사업(VS사업본부)은 출범 10년 만에 연매출 10조원을 넘기며 주력사업 반열에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부터는 생산사업장의 평균가동률이 100%를 넘기는 등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도 고객 우선주의와 기술력에 기반한 사업부문별 전략으로 견조한 실적을 이어나가는 한편, 미래 시장 변화에도 적극 대응해나간다는 방침이다.
HE사업본부의 경우 TV뿐 아니라 스마트모니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으로 webOS 생태계를 확장해 사업의 모수(母數)를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제품 관점에서는 최상위 라인업 올레드뿐 아니라 고색재현 LCD인 QNED 라인업 또한 대폭 강화하는 듀얼트랙 전략을 기반으로 프리미엄 시장 선도에 박차를 가한다.
H&A사업본부는 제품 및 제조경쟁력으로 대표되는 기본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미래준비를 위해 D2C(소비자직접판매), 구독 등의 사업방식 변화도 본격 가속화한다. 가전 OS(운영체제) 탑재를 확대하며 가사해방(Zero Labor Home)의 가치를 투영한 스마트홈 솔루션에도 속도를 낸다.
VS사업본부는 올해부터 외형 성장에 더불어 모빌리티 트렌드인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역량에도 총력을 기울인다. 가전과 IT서 쌓아 온 차별화 기술을 기반으로 차량 내 경험을 고도화하고, 전기차부품과 램프를 포함한 전 사업의 효율화와 시너지를 가속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비즈니스솔루션 사업은 사이니지, 전기차 충전, 로봇 등의 조기 주력사업화에 총력을 기울인다. 전사 B2B 사업을 리딩하는 조직으로서 단일 제품을 공급하는 형태에서 인접한 솔루션을 통합 공급하는 사업으로의 전환도 가속화해 나간다. 사업본부 내 신사업의 비중이 큰 만큼 단기적 경영성과보다는 미래준비에 무게를 둔 투자도 지속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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