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요구 OK”… 태영건설 워크아웃 파란불

김진욱,강창욱 2024. 1. 8.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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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그룹이 물류 자회사 매각 대금 중 지주사 티와이홀딩스 빚을 갚는 데 썼던 890억원을 다시 태영건설에 지원하기로 하는 등 금융 당국과 채권단 요구를 대부분 수용하기로 했다.

8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태영그룹은 태영건설에 890억원을 지원하고 하수 처리 자회사 에코비트 매각 대금 지원, 골프장 운영 자회사 블루원 지분 담보 제공 및 매각 추진, 곡물 보관 자회사 평택싸이로 지분 담보 제공 등 기존에 약속했던 자구안을 모두 지키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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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태영그룹이 물류 자회사 매각 대금 중 지주사 티와이홀딩스 빚을 갚는 데 썼던 890억원을 다시 태영건설에 지원하기로 하는 등 금융 당국과 채권단 요구를 대부분 수용하기로 했다. 태영건설의 기업재무구조개선(워크아웃) 개시에 청신호가 켜졌다.

8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태영그룹은 태영건설에 890억원을 지원하고 하수 처리 자회사 에코비트 매각 대금 지원, 골프장 운영 자회사 블루원 지분 담보 제공 및 매각 추진, 곡물 보관 자회사 평택싸이로 지분 담보 제공 등 기존에 약속했던 자구안을 모두 지키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티와이홀딩스는 이날 보도 자료를 통해 “워크아웃을 신청하며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1549억원을 태영건설에 직접 지원하겠다고 한 약속을 이행한 것”이라면서 “나머지 자구안도 이른 시일 안에 이사회 결의를 거쳐 조속히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태영그룹이 워크아웃 개시 동의를 받으려면 추가 조치도 내놔야 한다는 입장이다. 태영그룹은 윤세영 창업 회장 등 사주 일가가 가진 티와이홀딩스 지분 33.7% 중 일부를 제공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태영그룹은 그동안 “태영건설뿐 아니라 SBS·에코비트 등 그룹 전반의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다”며 티와이홀딩스 지분 제공을 거부해왔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890억원에는 ‘태영건설 경영 실패와 관련 없다’며 제공을 거부해왔던 윤 창업 회장 딸 윤재연 씨 몫의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일부가 포함됐다”면서 “SBS를 제외한 모든 것을 내놓은 셈”이라고 말했다.

금융 당국은 태영그룹이 워크아웃 개시에 필요한 최소한의 진정성을 보였다고 판단한 모습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이날 오전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 등과 ‘F(Finance) 4+α’ 회의를 개최해 논의한 뒤 태영그룹의 자구안을 받아들이고 워크아웃 논의를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한 금융 당국 관계자는 “채권단에 ‘태영그룹이 실효성 있는 자구안을 내놓고 이행 의지를 보인다면 워크아웃 절차를 정상적으로 진행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워크아웃 개시에 실패하면 태영건설은 법정행이 유력하다. 법정관리에 돌입하면 모든 상거래채권 유통이 막히고 전국 ‘데시앙’ 아파트를 비롯한 태영건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시공사를 교체해야 해 협력사와 분양자 피해가 막대해진다. 이뿐 아니라 태영건설에 대출을 내줬던 금융사는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 건설업계에 대한 투자 심리가 얼어붙어 중견·중소 건설사가 돈을 구하지 못해 줄도산할 우려도 있다. 총선을 앞둔 정부로서는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 당국에서 태영그룹에 ‘태영건설 회생에 계속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SBS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진욱 강창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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