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가을', NC 다시 뛴다…강인권 감독 "카스타노 1선발 기대+외인 타자 막바지"
(엑스포츠뉴스 창원, 유준상 기자) 지난해 가을을 뜨겁게 달궜던 NC 다이노스가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강인권 NC 감독은 메이저리그로 떠난 에이스 페디의 공백, 공석인 외인 타자 구상 등을 전하며 새 시즌 발걸음을 재촉했다.
NC는 8일 오전 마산종합운동장 올림픽기념관공연장에서 2024년 신년회를 개최했다. 이진만 대표이사와 임선남 단장, 구단 임직원, 강인권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선수들이 행사에 참석했다.
신년사로 행사의 시작을 알린 이진만 대표이사는 "지난해 시즌 전보다 기대 이상이었다는 점에서 충분히 칭찬받을 만하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길 바란다. 만족하는 순간 발전은 멈춘다. 2023년에 멋지게, 훌륭하게 잘 싸웠지만 지금부터는 마지막에 여러분이 흘렸던 눈물을 기억하면 좋겠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마지막에 웃기 위해 더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4시즌 주장으로 선임된 손아섭은 선수단 대표로 소감과 함께 올 시즌 선전을 다짐했다. 선수단에서 지난 시즌 선수단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전한 손아섭을 2024시즌 주장으로 추천했다. 또한 코칭스태프와 선수 본인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두 시즌 연속으로 손아섭이 선수들을 이끌게 됐다.
손아섭은 "구단을 대표하는 주장이라는 자리가 영광스럽기도 하지만 설렘보다는 책임감이 더 가깝게 다가온다"며 "지난해 '경기의 부담은 우리가 질테니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플레이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올 시즌 역시 젊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최고의 몰입을 할 수 있도록 부담은 고참 선수들이 가져가겠다. 모두 최고의 컨디션으로 2월을 시작했으면 한다"고 주장을 맡게 된 소감을 밝혔다.
올해 팀에 합류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인사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선수들을 지도하게 된 전상렬, 김종호, 김건태 코치와 새롭게 영입된 김재열, 송승환(이상 2차 드래프트), KT 위즈에서 방출된 이후 NC의 부름을 받은 문상인이 소감을 전했다.
15명의 신인 선수 중에서 대표로 마이크를 잡은 투수 김휘건은 "신인 선수들이 열심히 땀을 흘리면서 준비하고 있다. 다가오는 시즌에 우리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NC가 강팀이 되는데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고, 2차 드래프트로 KIA 타이거즈에서 NC로 이적한 투수 김재열은 "'대체 불가의 선수'가 되는 것을 목표로 팀이 웃을 때 많은 승리에 기여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2023시즌 캐치프레이즈도 발표됐다. 올해 NC의 캐치프레이즈는 'THE ROAD TO GREATNESS'다. NC는 "이번 캐치프레이즈는 위대함을 위한 열망, 도전, 몰입 등의 의미를 함께 담아냈다. 2023시즌은 언더독(Underdog)으로서 주위의 편견에 맞서 도전한 시즌이었다면, 2024시즌은 한층 더 단단해진 팀으로서 더 높은 곳을 향해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캐치프레이즈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캐치프레이즈 이미지는 아웃라인 형태를 활용해 목적을 향한 여정, 몰입 등을 중의적으로 표현했고, 위대함이 내포한 의미를 표현하기 위해 구단 색상 중 하나인 골드를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2022년 정규시즌 6위로 가을야구 무대를 밟지 못한 NC는 지난해 정규시즌 4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했다. 이후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승리를 거둔 뒤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를 3연승으로 마감, 위에서 기다리던 팀들을 긴장케 했다.
NC는 플레이오프까지 상승세를 이어갔다. '외국인 에이스' 에릭 페디와 신민혁의 호투를 앞세워 KT 위즈와의 1차전과 2차전을 모두 승리하면서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1승만을 남겨놓았다. 동시에 포스트시즌 최다 연승 타이기록(9연승)까지 세우는 기쁨을 맛봤다.
마지막이 아쉬웠다. 홈으로 돌아온 NC는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KT에 0-3으로 패배한 데 이어 이튿날 열린 4차전에서도 2-11로 패배하며 위기에 몰렸다. 결국 5차전에서 2-3으로 주저앉은 NC는 그렇게 가을야구를 마감했다.
페디라는 확실한 에이스가 있긴 했지만, NC는 베테랑 선수들과 젊은 선수들의 신구조화로 시너지 효과를 냈다. 그리고 좋은 흐름을 올해까지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신년회 이후 창원NC파크에서 취재진을 만난 강인권 감독은 "지난 시즌에는 내가 기대하고 생각했던 것보다 좋은 성적을 냈던 것 같다"고 2023년을 복기한 뒤 "올해도 우리 선수들이 조금만 더 열정을 보여주면 지난해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시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팬들의 기대가 높아진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게 사령탑의 생각이다. 강 감독은 "부담을 갖는다거나 그런 마음을 갖게 되면 선수들에게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부담보다는 새로운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선수들과 합심해 한 시즌을 즐겁고, 또 행복하게 치르는 게 목표다. 팀 전체가 합심해 지난 시즌보다 더 발전할 수 있는 팀이 되도록 한마음으로 뭉쳤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손아섭에게 2년 연속으로 주장직을 맡긴 것에 대해서는 "내가 감독이 된 이후 선수들에게 권리를 주기 위해 주장을 투표로 뽑았던 것인데, 1년이라는 시간은 주장으로서 선수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 임기를 2년으로 정했다. 올해까지 자신의 역할이 있을 것"이라며 "젊은 선수들이 팀에 많지 않나. 그 선수들에게 목표를 갖게끔 하는, 솔선수범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도, NC로선 주전 유격수로서 한 단계 성장한 김주원, 필승조의 한 축을 맡게 된 김영규 등 젊은 선수들이 뚜렷한 성장세를 나타낸 게 반가운 소식이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팀이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국내 선수만 놓고 보면 올겨울에는 큰 전력 누수가 없었다. 부상 때문에 지난 시즌을 풀타임으로 뛰지 못한 좌완투수 구창모가 입대하긴 했지만, 신민혁과 송명기 등 젊은 투수들이 팀을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결국 관건은 새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 여부다. 지난 시즌 20승-200탈삼진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페디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15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으면서 한국을 떠났기 때문이다. 새롭게 합류한 다니엘 카스타노(총액 85만 달러), 카일 하트(90만 달러)의 어깨가 무겁다.
강인권 감독은 "두 선수의 실력은 출중하기 때문에 우리 팀에서 선발했던 것이다. 페디 선수만큼의 강렬한 퍼포먼스는 없겠지만, 본인이 가진 능력이 있기 때문에 국내 리그에 온다면 제 몫을 해줄 거라 생각한다"며 "지금 구위나 이런 걸 봤을 땐 카스타노가 1선발 역할이 맞는 것 같은데, 이닝 소화 능력을 조금 걱정하고 있기 때문에 스프링캠프가 진행되는 걸 보면서 정할 생각이다. 한 선수에 의존하기보다는 선발로 활용할 수 있는 선수들의 몫이 전체적으로 중요할 것 같다"며 선발투수들의 선전을 기원했다.
국내 선발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 감독은 "국내 선발 자원은 최대한 폭넓게 보려고 생각 중이다. 김영규도 후보군에 포함돼 있고 김시훈, 이용준, 이준호, 신영우, 최성영, 이재학 선수까지 폭넓게 보면서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얘기했다.
팀에 도움이 될 만한 외국인 타자를 영입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현재 NC는 10개 구단 중에서 유일하게 외국인 타자를 확정하지 못한 상태로, 여러 선택지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강인권 감독은 "늦어지는 감이 있긴 한데, 구단에서 열심히 보고 있다. 막바지 단계에 온 것 같다. 새 외국인 타자가 누굴지, 또 영입 시기는 언제일지 섣불리 말씀드리기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면서도 "어느 포지션이든 지금 현재 접촉 중인 선수들 중에서 실력이 출중한 선수들을 보고 있다. 조금만 기다리면 될 것 같다"고 귀띔했다.
한편 NC 선수단은 30일 CAMP 2를 위해 미국 애리조나 투손으로 출국하며 본격적인 2024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단, 신인 선수들은 1군 스프링캠프에 동행하지 않을 예정이다. 강 감독은 "신인 선수들만의 고충이 있었던 것 같다. 주위에서 신인 선수가 캠프에 가면서 어려움을 드러내는 부분이 있다는 얘길했고, 아쉽긴 해도 국내에 남아서 캠프를 소화하면 시범경기 때 경기에 나서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NC 다이노스,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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