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꺼도 검은 화면 없다" 어항됐다 그림되는 투명TV 실물은
화면을 끄면 속이 훤히 보인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투명 TV’로 미래 기술의 심장에서 혈투를 펼친다. 오는 9일(현지시간)부터 12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소비자가전쇼(CES) 2024’에서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투명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마이크로LED를, LG전자는 세계 최초로 무선 투명 올레드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T’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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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AI 스크린이 홈디바이스 중심 역할”
개막을 이틀 앞둔 7일(현지시간) 삼성전자는 ‘삼성 퍼스트 룩 2024’(Samsung First Look 2024) 행사를 열고, 차세대 인공지능(AI) 프로세서를 공개하며 ‘AI 스크린 시대’를 선언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삼성 AI 스크린은 가정의 중심에서 집안의 모든 기기들을 연결·제어하는 ‘AI 홈 디바이스’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삼성전자가 처음 공개한 ‘투명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였다. 삼성전자 측은 “투과율이 높아 유리가 사용된 모든 부분을 디스플레이화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자평했다. 마이크로 LED는 칩 크기가 5~10마이크로미터(㎛·100만 분의 1m) 이하인 초소형 LED인데, 여기에 투명화 기술을 입힌 것이다.
제품 뒤에 손바닥을 대니 유리 창문 처럼 투명하게 손바닥이 보였다. 스크린엔 발열도 전혀 느껴지지 않아 ‘건물 내부 유리를 디스플레이로 대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TV수상기능은 탑재되지 않았는데, 삼성전자 관계자는 “향후 양산단계에서 TV를 비롯해 다각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을 검토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이번 전시에서 가장 힘을 준 제품은 2024년형 네오 QLED(퀀텀닷발광다이오드) 8K TV다. 이 제품에 들어간 ‘NQ8 AI 3세대’ 프로세서에는 전년보다 2배 빠른 신경망처리장치(NPU)와 8배 많은 512개의 뉴럴 네트워크가 탑재돼 저화질 콘텐트를 8K 화질로 선명하게 바꿔주거나, 영상 왜곡을 줄여 준다.
삼성의 TV 운영체제(OS)인 ‘타이젠 OS 홈’을 바탕으로 TV에 집안 내 AI 허브 역할을 강화한 것도 특징이다. 올해 새롭게 선보인 ‘삼성 데일리 플러스’는 개인 트레이닝부터 원격의료, 원격 PC 제어, 화상 통화 등을 모두 TV에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플랫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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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무선·투명 TV “인테리어 조화도 뛰어나”
LG전자는 이번에도 ‘선(線)’을 넘었다. 지난해 세계 첫 무선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M’과 LG디스플레이의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적용한 디스플레이 ‘투명 올레드 사이니지’를 각각 공개했는데, 올해는 둘을 하나로 합쳤다. 자발광(自發光) OLED TV의 특징인 뛰어난 화질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무선 오디오·비디오(AV) 송∙수신 기술을 집약했다. 전원용을 제외한 모든 선을 없앤 것이다.
특히 ‘투명 TV’로 스크린과 오프라인 공간의 경계를 없앴다. 이 TV에선 ‘투명 모드’ ‘블랙 스크린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데, 투명 모드에서 물고기가 헤엄치는 미디어 아트를 감상하면 스크린 뒤 공간과 콘텐츠가 겹쳐 보인다. 실내 공간이 커다란 아쿠아리움처럼 변신하는 것. 이 상태에서 전원을 끄면 스크린 너머 공간이 훤히 보인다. 박형세 LG전자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장은 “세계 최초 무선 투명 올레드 TV는 고객의 스크린 경험을 새롭게 정의한 제품”이라며 “TV의 한계를 뛰어넘어 세상에 없던 고객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LG전자는 AI 성능을 강화한 올레드 전용 화질·음질 엔진 ‘알파11 프로세서’와, 스마트TV 플랫폼 ‘webOS’도 함께 선보였다. 알파11 프로세서는 기존(알파9)보다 AI 성능이 4배 강력해졌고, 그래픽 성능은 70%, 앱 프로세싱 속도는 30% 각각 빨라졌다고 한다. 영상을 픽셀 단위로 세밀하게 분석하고 색을 보정하고, 단순한 2채널 음원을 풍성한 공간 음향으로 변환해주기도 한다. 이밖에도 4배 강력한 AI 프로세서를 탑재한 올레드 에보 등 올레드 TV 라인업을 전시했다.
세탁기+건조기, 의류관리기+다리미…뭉쳐야 뜬다
AI로 한층 진화한 가전들도 CES 전시장에 등장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유럽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IFA 2023’에서 모형으로 내보였던 일체형 세탁·건조기에 ‘비스포크 AI 콤보’라는 이름을 붙이고, AI 기능을 담았다. ‘AI 맞춤 코스’를 실행하면 기기가 세탁물의 무게와 옷감의 재질·오염도를 감지해 세탁부터 건조까지 최적의 모드로 맞춰준다.
2016년 업계 최초로 선보인 사물인터넷(IoT) 냉장고인 ‘비스포크 냉장고 패밀리허브 플러스’의 AI 기능도 업그레이드됐다. ‘AI 비전 인사이드’ 기능이 적용됐는데, 식재료가 냉장고에 들어오고 나가는 순간을 카메라가 자동으로 촬영해 냉장고 내 식재료 리스트를 작성하고 AI가 식품 목록을 자동 업데이트한다. 식재료를 넣은 날짜가 자동으로 기록되고, 보관기한을 설정해두면 식품이 변질되기 전 먹을 수 있도록 제때 알려준다.
건습식 겸용 로봇청소기인 ‘비스포크 제트 봇 콤보’도 AI 사물인식 기능이 적용됐는데, 약 1㎝ 높이의 아주 작은 장애물도 인식해 피해간다. 또 마룻바닥·카페트 등 바닥 종류를 감지해 최적의 모드로 청소하고, 바닥의 얼룩을 인식하면 스팀으로 물걸레를 데운 뒤 오염부위를 집중 청소한다.
AI 등에업고 더 똑똑해진 세탁기·냉장고
LG전자가 선보인 회심의 무기는 만능 가사 생활도우미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다. 두 다리에 달린 바퀴와 자율주행 기술을 통해 집안 곳곳을 자유롭게 이동하는 소형 로봇이다. 이 과정에서 탑재된 카메라·센서 등을 통해 사용자의 말·행동·감정이나 온·습도 같은 집안 환경 데이터 등을 수집해 가전·IoT 기기를 제어한다.
사용자는 집 밖에서도 이 에이전트를 통해 원격으로 집안의 반려동물을 돌보거나, 특정 공간의 조명·가전을 제어할 수 있다. 사람 없는 곳에 에어컨이 작동 중이거나, 외부 침입 등 이상 상황이 발생하면 스마트폰으로 알려준다. 외출에서 돌아오면 현관 앞으로 쫄랑쫄랑 마중 나와 반겨주고, 분위기에 맞는 음악을 재생하며, 전면 디스플레이에서 다양한 표정으로 사용자와 소통하는 등 로봇 비서로서 캐릭터를 강조했다.
생활 가전으로 자리잡은 의류관리기 ‘스타일러’에 핸디형 스팀 다리미를 장착한 ‘올 뉴 스타일러 오브제컬렉션’ 등 실험적인 제품들도 이번 전시에 나왔다. 투명 OLED 패널을 탑재한 올인원 오디오 ‘듀크박스’, 맛과 향이 다른 두 가지의 캡슐을 한 번에 추출하는 커피머신 ‘듀오보’ 등도 눈길을 끈다. 모두 LG전자의 실험적 시도를 주도하는 마케팅 플랫폼 조직 ‘LG 랩스’의 결과물이다. 이밖에 초소형 프로젝터 ‘LG 시네빔 큐브’, 수면 등을 돕는 마인드 웰니스 솔루션 ‘브리즈’ 등도 전시됐다.
라스베이거스=고석현·여성국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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