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재테크]'반도체의 봄' 오나…주식 살까? ETF 살까?

황윤주 2024. 1. 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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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낸드플래시 가격 3개월 연속 ↑
AI용 반도체 수요 회복 기대감
SK하이닉스, 차세대 HBM 시장 선점
해외 반도체 투자 가능한 ETF 수익률 괄목
대전 나노종합기술원 12인치 반도체 테스트베드 청정실에서 연구원이 MPW테스트칩을 선보이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부족 현상이 내년 중반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반도체 생태계 고도화 전략을 쳐고 있는 군내 산업계도 이 같은 흐름의 영향을 받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세계 각국의 대응책도 속속 나오고 있다. 우리 정부도 반도체 생태계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는 'K-반도체 전략보고'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종합반도체 강국으로의 도약을 전망하고 대대적인 투자와 세제 혜택을 통해 반도체의 국산화를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코로나19를 통해 K-방역을 이뤄낸 대한민국이 세계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당당히 K-반도체의 선전을 기대해본다./대전=강진형 기자aymsdream@

한국 증시가 2024년 주목하는 업종은 단연 반도체다. 메모리 가격 반등이 이끌고 인공지능(AI) 수요가 주가를 밀어 올릴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개별 종목에서 손실을 기록 중이거나, 본전을 유지하는 투자자라면 ‘보유’하는 것이 현명하다. 반도체 업종에 신규 투자를 고려 중이라면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해외 반도체 기업에 투자하는 ETF의 경우 수익률이 개별 종목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메모리 가격 3개월 연속 상승…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 기지개

반도체 시장의 훈풍은 메모리 가격에서 불기 시작했다. D램 스팟 가격이 10월(전월 대비 +15.38%)부터 3개월 연속 상승했다. 2021년 고점을 찍고 하락해 지난해 9월 저점을 찍고 반등한 것이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D램 범용제품(PC향 8Gb 2133MHz)의 평균 고정거래가격(기업 간 거래 가격)은 전월 대비 6.45% 상승한 1.6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증가율(3.33%)의 두 배 수준이다. 낸드 범용제품(메모리카드·USB향 128Gb MLC) 역시 반등세를 보인다. 지난달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월 대비 6.02% 오른 4.33달러를 기록했다. 상승 폭도 전월(5.41%)보다 커졌다.

메모리 가격 상승의 배경에는 AI 스마트폰이 존재한다. 올해 AI 스마트폰이 대거 출시되면서 모바일 반도체 시장의 수요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AI 스마트폰 출하량은 2023년 4700만대에서 2027년 5억2200만대로 급증할 전망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AI 스마트폰의 점유율도 같은 기간 4%에서 40%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 가격 반등과 AI 스마트폰 출시로 인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본격적으로 이익 상승 구간에 진입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를 반영하듯 두 기업의 주가도 박스권에서 벗어나는 모양새다. 지난해 12월(12월 1일~12월 28일) 한 달 동안 삼성전자는 7만2000원에서 7만8500원으로 9.0% 상승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역시 13만2600원에서 14만1500원으로 6.7% 올랐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AI가 탑재된 스마트폰 갤럭시 S24가 오는 1월 17일에 공개되면 세계 최초 온디바이스 AI 탑재 스마트폰으로 시장의 기대가 삼성전자로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며 "반도체 수출 회복과 AI 관련 모멘텀이 더해진다면 삼성전자의 주가수익비율(PER)이 반등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HBM 시장을 선점한 반도체 기업은 SK하이닉스다. 제품 개발에 있어 가장 앞서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차세대 제품인 HBM3E도 지난해 6월부터 엔비디아에 독점 공급 중이다. 엔비디아가 AI 반도체 시장에서 독주하는 글로벌 기업이라는 점에서 SK하이닉스의 독점 공급은 의미가 크다. 삼성전자는 올해 HBM 공급 역량을 올해 대비 2.5배 이상 키워 시장 수요를 잡을 방침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027년까지 HBM 비트 수요증가율은 연평균 7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D램 증가율 (+20%)을 3.5배 상회할 것"이라며 "2024년 HBM 시장은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중심의 독과점적인 HBM 공급 구조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두 종목을 투자 중이라면 ‘보유’하는 것을 추천한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공급의 지속적인 조절과 AI로 인한 ‘대박’ 효과를 고려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주가 상승 여력이 있다"며 "HBM이 공급과잉으로 전환되고 가격이 하락하면 이런 판단이 틀리겠지만, 적어도 2024년 고객은 재고를 쌓아도 HBM 주문을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2025년 경기에 따라 어느 정도 2024년에서 이월된 HBM의 재고와 이에 따른 HBM 가격이 주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반도체 종류별로 한 번에…ETF 투자 수익률 好好

반도체 ETF 투자도 눈여겨볼 만하다. ETF의 가장 큰 장점은 주요 반도체 종목을 한 번에 매수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해외 반도체 기업에도 투자하는 ETF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ETF는 미래에셋운용의 ‘TIGER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나스닥’이다.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1만2915원에서 1만4560원으로 12.7% 상승했다. 해당 ETF는 인텔, AMD, 브로드컴, 엔비디아, TSMC, 마이크론, 퀄컴, ASML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파운드리, 팹리스, 반도체 장비, 메모리 등 반도체 세부 섹터를 모두 담았다.

이와 비슷한 상품이 ‘삼성 KODEX 미국 반도체 MV’이다. 같은 기간 9.3% 상승했다. 해당 ETF는 엔비디아를 가장 큰 비중으로 담았다. 미래에셋운용 상품과 비교하면 TSMC와 ASML 비중이 다르며, 총 보수가 상대적으로 낮다.

이밖에 ‘신한 SOL 한국형 글로벌 반도체 액티브’(+9.5%), ‘삼성 KODEX 미국 반도체 MV’(+9.3%),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9.0%) 등의 성과도 좋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ETF는 개별 종목 투자가 아니므로 메모리 시황이 나빠도 팹리스나 파운드리 기업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라며 "특히 반도체 세부 섹터에서 가장 잘나가는 종목을 담았기 때문에 업황이 반등하면 수익률은 개별 종목보다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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