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클린스만호,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 노린다

박시인 2024. 1. 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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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아시안컵 프리뷰①] 한국 대표팀의 위대한 도전

[박시인 기자]

한국 축구가 숙원인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 다시 한 번 위대한 도전에 나선다. 역사상 최고의 스쿼드를 앞세운 클린스만호가 64년의 한을 풀어낼 수 있을까. 
 
▲ 한국 대표팀 한국 축구가 이번 2023 아시안컵에서 64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다.
ⓒ 대한축구협회
 
초반 부진 떨쳐낸 클린스만호, 최근 6연승 상승세 

최근 한국 축구는 부흥기를 맞았다.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황희찬 등이 유럽 빅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며 기량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손흥민과 황희찬은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득점 랭킹 3, 6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강인과 김민재는 지난해 여름 각각 빅클럽 PSG,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해 전성기에 접어들었다. 

이번 한국 대표팀의 2023 아시안컵 최종 명단 26명 가운데 유럽파만 무려 12명이다. 역대 아시안컵을 통틀어 가장 많은 유럽파가 출전한다. 

심지어 월드컵과 아시안컵 등 주요 메이저대회에서 부상으로 인한 전력 누수로 고전했던 과거와 달리 이번 대회에는 부상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손흥민, 황희찬, 김민재 등이 부상 여파로 제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이는 굉장한 호재다. 

지난해 3월 본격적으로 출범한 클린스만호는 화끈한 공격축구를 지향점으로 삼으며 기대감을 모았다. 하지만 5경기 연속 무승(3무 2패)에 그치며 부진에 빠졌고, 클린스만 감독의 재택 근무 및 외유 논란까지 겹치며 팬들에게 거센 비판을 받았다. 

분위기를 바꾼 것은 사우디 아라비아전 첫 승이었다. 이후 10월 A매치 2연전에서 튀니지-베트남에 대승을 거두자 조금씩 여론이 호의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2연승과 더불어 지난 6일 아시안컵 최종 리허설이라 할 수 있는 이라크와의 평가전에서도 승리하며, 6연승을 이어가고 있다. 

11경기에서 클린스만호의 성적표는 6승 3무 2패. 24득점 6실점으로 경기당 평균 2골 이상을 터뜨렸다. 뿐만 아니라 최근 7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며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다. 
 
▲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클린스만 감독이 지난해 3월 한국 대표팀을 맡은 이후 첫 번째 메이저대회인 2023 아시안컵 도전에 나선다.
ⓒ 대한축구협회
 
점진적 변화 추구한 클린스만호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과 비교해 12명을 교체하며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설영우, 정승현, 김주성, 김지수, 이기제, 문선민, 박용우, 박진섭, 양현준, 이순민, 홍현석, 오현규가 이번 아시안컵 최종 명단에 포함됐다.

K리그 현장에서 선수들을 다양하게 관찰하지 않는다는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비판과는 다르게 신선한 얼굴들이 다수 눈에 띄는게 특징이다. 

그리고 지난 벤투호와 팀 컬러의 변화가 극명하다. 벤투 감독은 후방에서의 빌드업과 점유율을 높이는 능동적인 축구에 집중했다. 표면적으로는 공격 지향적인 것으로 비칠 수 있으나 안정성도 상당부분 중요시했다. 수비적인 밸런스를 고려해 공격력이 뛰어난 이강인을 한동안 배제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대신 기동성, 압박, 수비력을 갖춘 이재성, 나상호를 중용한 벤투 감독이다. 

이에 반해 클린스만 감독은 빠르고 직선적이면서 공격 숫자를 늘려 최대한 많은 골을 넣는 것을 선호한다. 약팀을 상대로는 4-1-3-2, 4-4-2와 같은 포메이션을 가동해 투 스트라이커 체제를 내세우는 경기가 많았다.

4-2-3-1이나 4-1-4-1에서도 손흥민을 원톱이 아닌 2선 공격형 미드필더 혹은 8번 역할을 맡기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클린스만 감독은 최전방 원톱 자리에 힘과 높이를 갖추고 볼을 지켜낼 수 있는 정통 공격수를 선호한다. 장신이면서 제공권이 좋은 조규성이 황의조, 오현규 보다 좀더 많은 기회를 부여 받은 이유다. 
 
▲ 이강인 한국 축구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이강인이 자신의 첫 아시안컵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또, 이강인의 과감한 주전 기용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4경기(선발1, 교체3)에 나서며 후반 조커 출장이 많았던 벤투와는 대조적으로 이강인을 극대화하는 공격 전술을 가동한 클린스만 감독이다. 이강인에게 최대한 일대일 상황에서의 자유도를 맡긴다. 이강인의 드리블 돌파, 정확한 왼발 패스 덕분에 공격 상황에서 많은 기회가 창출되고 있다. 

3선과 최후방의 변화 폭은 매우 크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정우영, 손준호를 대신해 박용우가 주전 자리를 꿰찬지 오래다. 

김민재를 제외한 주전 포백 라인을 재편한 점 역시 눈에 띈다. 벤투호에서 외면당한 이기제, 정승현, 설영우가 클린스만 감독의 선택을 받으며 주전으로 떠올랐다. 

물로 지난 이라크전에서 부진한 정승현이 후반 시작하자마자 교체 아웃되고, 김영권이 풀타임을 소화한 것은 변수가 될 여지가 있다. 오랫동안 센터백으로 호흡을 맞춘 김민재-김영권 라인이 재가동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바레인, 요르단, 말레이시아와 아시안컵 E조에 편성된 한국은 오는 15일 바레인을 상대로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토너먼트에서는 개최국 카타르를 비롯해 일본, 사우디 아라비아, 이란, 호주 등 아시아의 강호들을 넘어야만 정상을 바라볼 수 있다.

과연 1960년 이후 우승과 인연이 없었던 아시안컵에서 정상에 오를 수 있을지 클린스만호의 행보가 주목된다.

한국 대표팀, 2023 AFC 아시안컵 일정
vs 바레인 - 2024/1/15 <조별리그 E조 1차전>
vs 요르단 - 2024/1/20 <조별리그 E조 2차전>
vs 말레이시아 - 2024/1/25 <조별리그 E조 3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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