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은 '빅리거'라 단정 짓지 않는다
이형석 2024. 1. 8. 08:43
고우석(26·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향한 출발선에 섰다. 그는 빅리그 마운드에 서는 그날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않겠다는 자세다.
고우석은 샌디에이고와 계약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지난 6일 귀국했다. 지난주 갑작스럽게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2년 총액 450만 달러(59억원)의 조건에 지난 4일 샌디에이고와 계약했다. 성적에 따른 옵션을 모두 채우면 계약 기간은 3년으로 늘어나고, 총보수는 940만 달러(124억원)까지 상승한다.
포스팅 협상 마감 시한 직전에야 계약서에 사인할 정도로 상황이 긴박했다. 고우석은 "마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걱정했다"면서 "(4일 협상 만료 시간을) 7분 앞두고 계약이 딱 성사됐다. 그제야 안도했다"고 계약 비화를 소개했다.
고우석은 초등학교 때 야구를 시작하자마자 미국에 진출하는 꿈을 가졌다. 20년 넘게 가슴속에 간직한 꿈을 이뤘지만, 마냥 들뜨거나 기뻐하지 않는다. 자신 앞에 놓인 많은 산을 반드시 넘어서겠다는 각오가 단단하다.
고우석은 "사실 아직 첫 등판을 하지 않아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는 게 크게 와닿진 않는다. 경쟁해야 하는 위치이니까 잘 이겨내서 로스터에 들어간다면 실감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MLB 데뷔전을 서울 개막 시리즈(3월 20~21일)에 치를 가능성이 높다는 말에도 "아직 (내가) 메이저리거라고 얘기하기에는 성급한 면이 있다. 몸을 잘 만들어서 서울에서 (MLB) 첫 경기를 하도록 하겠다"고 답을 했다. 샌디에이고는 오타니 쇼헤이가 속한 LA 다저스와 고척돔에서 MLB 정규시즌 개막전을 벌인다.
샌디에이고 불펜이 약하기 때문에 고우석은 빅리그 진입 기회를 잡을 수 있을 전망이다. 그렇다고 낙관할 순 없다. 아시아 불펜 투수가 MLB에 진출한 성공한 사례가 많지 않을뿐더러, 팀 내 경쟁도 마냥 수월하진 않다.
삼성 라이온즈 출신의 알버트 수아레즈의 동생 로베르토 수아레즈(33)는 지난 2년 동안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고 9승 4패 19홀드 평균자책점 2.99를 기록했다. 다만 7차례 세이브 기회에서 올린 세이브는 단 한 번에 불과하다. 마쓰이 유키(29)는 일본 프로야구 통산 236세이브를 올린 경험이 있다. 하지만 그도 내년 시즌 빅리그에 데뷔하는 'MLB 신인'이나 마찬가지다.
반면 KBO리그 통산 139세이브를 올린 고우석은 이들보다 젊다. 또한 빅리그에서도 통할 만한 직구 스피드를 가졌다. 고우석은 "시범경기를 하면서 (MLB) 타자와 대결해서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우석은 이미 담금질을 시작했다. 미국으로 출국했던 지난 3일에도 서울 잠실구장에서 훈련을 마친 뒤 공항으로 향했다. 샌디에이고 홈구장 펫코파크에서 계약서에 사인한 뒤에도 간단한 훈련을 진행했다고 한다. 고우석은 지난해 결혼식 당일에도 잠실구장에 나와 새벽 훈련을 했고, 신혼여행 기간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아직 전 메이저리거가 아니다. 일단 능력을 보여줘야 진짜 메이저리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굳은 각오를 전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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