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비탈길 지나면 ‘꽃길’…채권 개미 이렇게 전략 짜라 [2024 대전망 ②채권]
2024 채권 전망
■ 돈 버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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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보면 비탈길, 멀리 보면 꽃길’
전문가들이 전망한 올해 채권시장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와 같습니다. 올해 상반기는 그 어느 때보다 채권으로 돈을 벌기 어려운 ‘비탈길’이 예상됩니다.
채권시장이 지난해 연말에 이른 축포를 터트린 상황이기 때문이죠. 5%에 달하던 미국 10년물은 3.9%까지, 4%에 달하던 한국 국채는 3.2%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미 모두 1%포인트 가까이 떨어졌어요. 비둘기(통화 완화 신호)를 날렸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이후 금리 인하 기대감을 한껏 반영한 모습입니다.
시장이 기대에 부푼 만큼 2024년 채권투자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인하가 시작되기 전인 ‘동결기’가 오히려 금리 변동성이 큰 시기라고 경고합니다. 하지만 이 시기에도 멀리 보고 전략만 잘 짜면 ‘꽃길’을 즐길 수 있어요. 2024년 새해 ‘잃지 않는’ 채권 투자를 위한 전망과 투자 전략을 전문가들과 함께 준비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긴축 국면을 크게 세 가지(how fast, how high, how long)로 구분한 바 있습니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12월 회의를 통해 두 번째 국면인 how high에 대한 불확실성을 깔끔히 해소했고, 채권시장 꽃놀이패 구간으로 해석되는 how long 구간에 진입했다고 시장은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12월 FOMC에서 공개된 점도표에서 올해 금리 중간값이 4.6%로 찍혔습니다. 지금 금리(5.25~5.5%)보다 0.75%포인트 낮은 수치로, 2024년에 0.25%포인트씩 세 차례 인하할 수 있다고 밝힌 셈입니다.
즉, 이제 금리를 빠르게(how fast) 올리던 구간(how high)을 지나 인하를 기다리는 동결 구간(how long)으로 진입했단 의미죠. 이때를 ‘꽃놀이패’라고 부르는 이유는 고금리 상황이 상당 기간 유지되기 때문에 채권 만기 보유를 통한 이자수익과 채권금리가 내려갈 경우 채권 가격은 반대로 상승하니 자본차익 둘 다를 노려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채권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경고가 나옵니다. 너무 빠르게 내려간 만큼 일부 되돌림 등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서입니다. 마경환 GB투자자문대표는 “상반기에는 현재 레벨 수준에서 더 크게 내려가기 어려울 것 같다”고 전망했습니다.
증권사들의 2024년 전망과 비교해 봐도 현재 금리 수준은 매우 낮은 수준에 있습니다. 미국 10년물 국채는 올해 하반기 기준으로 봤을 때 전망 하단이 3.5%, 상단이 4.3%입니다. 한국 국채는 하단이 3.25%, 상단이 3.37%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 미국 10년물이 3.8%, 한국 국고채 10년물이 3.2%까지 내려 이미 증권사들이 예상한 올해 하단에 근접해 있는 겁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아무리 내려가도 한국과 미국도 3% 선이 마지노선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대다수가 본격적인 금리 인하 시점을 미국과 한국 모두 올해 하반기(2분기 말 3분기 초)께로 점쳤습니다. 삼성증권은 미국은 2024년 6월부터 한국은 2024년 3분기부터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채권 투자 시 투자 수익은 ‘자본이득과 이자수익의 합’입니다. 자본이득은 채권가격이 오르면서 발생하는 시세차익이고, 이자수익은 높은 이자(쿠폰) 수익을 통해 특정 기간 보유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을 말하죠.
전문가들은 현재 시점에서는 이자수익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말합니다. 상반기 채권시장 변동성이 클 수 있는 만큼 단기채로 확정적인 수익으로 안전판을 만들라는 조언이에요.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만기가 짧은 채권 중심의 투자 전략이 유효하고, 장기 채권 비중을 늘려 자본차익에 집중할 목적이라면 투자 기간을 길게 잡아 분할 매수하거나 지금보다 변동성이 완화된 시점을 택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 채권보다는 국내 채권을, 국내 채권 중에서는 국채보다 회사채를 추천했습니다. 마경환 대표는 “한국이 미국보다 경기가 좋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인하 시점도 빠르고 인하 강도도 더 클 수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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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주 기자 kim.yeo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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