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조희연의 파격 "영어 공교육, 초등 1학년으로 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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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를 맞아 진보·보수 진영의 대표적인 교육감으로 분류되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을 중앙일보가 만났다. 직선제가 도입된 2014년 7월 지방선거 이후 10년간 교육 정책은 진영 논리와 뒤섞여 끊임없이 좌충우돌했지만, 이번에 만난 두 교육감은 모두 진영의 벽을 넘을 수 있는 비전을 찾고 있었다.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영어 정규 교육 과정을 1학년으로 앞당기자”는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지난달 26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다. 현재 초등학교 3학년부터 시작되는 영어 정규 교육을 공교육에서 앞당기는 정책은 과도한 경쟁과 사교육 조장을 우려하는 기존 진보 진영의 주장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영어 공교육, 초등 1학년으로 당기자”
-영어 조기교육이 아동 발달 단계에 지장이 된다는 지적도 있는데.
“초등학교 1, 2학년에영어를 배우는 것이 한글 교육에 지장을 준다는 연구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 안 된다면 1, 2학년에서는 문자가 아닌 음성 언어로서의 영어교육만이라도 시작하는 방법도 있다.”
“AI 시대 대비하려면 논술형 수능 필요”
-2028 대입제도 개편안에 대한 생각은.
“너무 현실주의적인 안이라고 생각한다. 챗GPT 등 AI(인공지능)가 확산하는 미래에 대비해 학생들의 사고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국어나 사회 등 한 과목에라도 논·서술형 평가를 도입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학교가 준비가 안 돼 있다’는 이유로 미뤄졌는데,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보다 근원적인 대책으로는 대학 서열화를 완화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과거 전국의 10개 거점 국립대학을 하나의 통합국립대학으로 묶는 방안을 제시했다가 ‘일부의 급진적 안’으로 치부됐다. 이젠 그럴 때가 아니다. 국립대 통합을 통해 과잉 경쟁사회가 적정 경쟁사회로 전환해야 한다.”
-교부금을 저출산에 쓰자는 얘기가 있는데.
“저출산에 급진적 정책이 필요하다는 데엔 동의한다. 그러나 거기에 교육재정을 갖다 쓰면 안 된다. 현재도 교육 예산의 상당 부분이 저출생 대응과 일·가정 양립 차원에서 쓰이고 있다. 학용품비나 입학준비금을 지급하는 것도 그런 차원이다. 학생 수가 감소했다고 교육재정이 여유가 있는 건 아니다. 교육사업비는 전체예산의 20%에 불과하다. 인건비와 경상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70%를 초과한다.”
“학생인권, 교권보호와 병존할 수 있다”
“현재의 학생인권조례가 학생의 권리만 지나치게 강조하고 책임 조항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겸허히 수용한다. 그런 의미에서 시교육청은 교육활동과 학생인권을 서로 상호 보완하는 개정안을 서울시의회에 제출했다. 서울은 서울만의 경로를 밟았으면 좋겠다. 학생인권조례, 교권보호조례, 교육부가 예시안을 제시한 학교 구성원의 권리와 책임에 관한 조례 세 가지가 병존할 수도 있다고 본다.”
최민지 기자 choi.minji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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