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적대적 태도, 對南 자신감 결여 때문… 단절상태 이어질 것”

박준상 2024. 1. 8.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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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통일부 장관 4명은 북한이 새해 들어 사흘 연속 포 사격을 하는 등 도발 수위를 높여가는 것에 대해 "남한에 대한 자신감 결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대중정부의 첫 통일부 장관을 지낸 강인덕 전 장관은 "북한이 남한과의 경쟁에서 졌기 때문에 한국을 적대적 국가로 규정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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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통일부 장관 4인 정세 평가
“北, 현 체제 유지 위해 과도한 위협
尹정부 ‘힘에 의한 평화’도 악영향”
7일 오후 인천 옹진군 연평도에서 바라본 황해도 해안지역에서 화염이 관측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 5일부터 사흘 연속 서북도서 인근에서 해안포 사격을 하며 도발 수위를 높였다. 연합뉴스


전직 통일부 장관 4명은 북한이 새해 들어 사흘 연속 포 사격을 하는 등 도발 수위를 높여가는 것에 대해 “남한에 대한 자신감 결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전직 장관들은 또 윤석열정부의 ‘힘에 의한 평화’ 방침이 남북 관계를 악화시키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윤석열정부가 보수 정권이던 노태우정부의 유연했던 통일정책에서 교훈을 얻는 등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는 북한의 계속된 도발 배경과 윤석열정부의 통일정책 등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강인덕·정세현·정동영·홍용표(역임 순) 전 통일부 장관과 전화 인터뷰를 6∼7일 진행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연말 남북 관계를 “동족 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교전국 관계”라고 규정했다. 북한은 이후 포 사격 등 도발을 계속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대중정부의 첫 통일부 장관을 지낸 강인덕 전 장관은 “북한이 남한과의 경쟁에서 졌기 때문에 한국을 적대적 국가로 규정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대중정부와 노무현정부에서 연이어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전 장관은 “북한이 적대적으로 나오는 근본적 원인은 남한에 대한 자신감 결여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 전 장관은 그러면서 “북한이 계속해서 대남 쇄국주의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에 겉으로는 남한 핑계를 대면서 전쟁을 준비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근혜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홍용표 전 장관도 “북한은 남한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진 지 오래됐다”면서 “현재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과도한 위협을 하는 등 공세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윤석열정부 들어 남북 관계 대화가 완전히 단절된 것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왔다. 노무현정부 때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동영 전 장관은 “지금의 통일부는 북한과의 대화 기구를 다 없앴고, 교류 기구도 다 없애는 바람에 존재 의미가 없어졌다”며 “윤석열정부가 추진하는 건 ‘칼날 위의 평화’”라고 쓴소리를 했다. 정세현 전 장관도 “힘에 의한 평화는 달성하기 어렵다”며 “민간 차원에서라도 왕래를 하다 보면 북한과 여러 얘기가 오갈 수 있는데 그런 경로조차 없어진 게 아쉽다”고 지적했다.

정동영 전 장관은 “윤석열정부가 보수 정권이던 노태우정부한테 배우면 된다”고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은 “왜 노태우정부가 북방정책을 추진하고, 남북기본합의서를 체결했는가”라며 “평화와 안정이 국가의 이익이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전직 통일부 장관들은 남북 단절 상태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통일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자신감을 잃은 북한에 대해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자제하면서 대화의 창구를 열어둬야 한다는 조언이다.

강 전 장관은 “이중적인 대북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안보는 더욱 강력하게 가되 남북 대화를 위해서는 유연하게 많은 것을 제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이탈주민이 한국으로 더 많이 유입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북한의 구체적인 변화를 가져올 정책을 구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전 장관은 “우선은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북한과의 대화를 우리가 어떻게 주도할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남북 대화는 다시 시작될 수 있기 때문에 국론을 하나로 모으고 통일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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