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나-산체스' 악몽 기억하는 KIA…윌 크로우 어깨에 '명가 재건' 달렸다

김지수 기자 2024. 1. 7.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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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2024년 '명가 재건'에 도전하는 KIA 타이거즈가 스토브리그 주요 과제 중 하나였던 1선발 영입을 완료했다. 메이저리그 풀타임 선발 경험을 가지고 있는 윌 크로우(Wil Crowe)를 영입, 지난해 외국인 투수 잔혹사를 끊기 위한 첫발을 뗐다.

KIA는 7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윌 크로우와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 등 총액 100만 달러(약 13억 1600만 원)에 계약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KIA 구단은 윌 크로우가 1994년생 우완 정통파 투수로 최고구속 153km의 직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 구사 능력을 겸비했다고 소개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 선발투수로 던졌던 경험이 있는 만큼 2024 시즌 KIA 마운드에 큰 힘이 되어줄 것으로 믿고 있다.

KIA는 지난해 12월 18일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총액 120만 달러(약 15억 7920만 원)에 재계약을 결정하면서 외국인 타자 슬롯을 채웠다. 윌 크로우와 원투펀치로 선발 로테이션을 이끌 또 다른 외국인 투수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영입을 확정할 계획이다.

KIA는 2023 시즌 정규리그 마감을 함께했던 외국인 투수 토마스 파노니, 마리오 산체스와 동행에 마침표가 찍혔다. 파노니의 경우 재계약 가능성을 열어두고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시켰지만 선수 본인이 미국 메이저리그 무대 재도전을 선택했다. 산체스는 부상, 기량 등의 문제로 보류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KIA는 김종국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22 시즌 정규리그에서 70승 73패 1무, 승률 0.490으로 5위에 오르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비록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정규리그 4위 KT 위즈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2018 시즌 이후 4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를 밟는 성과를 냈다.

KIA는 2023 시즌 가을의 더 높은 무대를 노렸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정규리그 73승 69패 2무, 승률 0.514로 전년보다 더 많은 승수를 거두고도 6위에 그치면서 가을야구 초대장을 받지 못했다.

KIA의 2023 시즌 부진은 투타 핵심 선수들의 연쇄 부상 이탈, 외국인 투수들이 제 몫을 해주지 못한 게 결정적이었다. 후반기 무서운 기세로 하위권에서 중위권으로 치고 올라오기도 했지만 뒷심이 부족했다.

야심 차게 영입했던  숀 앤더슨, 아도니스 메디나는 기량 미달로 전반기를 마치기도 전에 퇴출됐다. 앤더슨은 14경기 79이닝 4승 7패 평균자책점 3.76, 퀄리티 스타트 8회의 성적을 기록했다. 준수해 보이기는 하지만 외국인 투수에게 기대한 스탯은 아니었다.  

김종국 감독도 앤더슨의 퇴출이 결정된 직후 "앤더슨은 눈에 보이는 수치는 나쁘지 않았지만 구위도 그렇고 패턴이 단조로웠다. 6~7이닝을 끌고 갈 수 있는 운영 능력도 부족했다"며 "워크에씩도 참 좋았고 선수들과 관계도 좋았지만 외국인 투수는 1~2선발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미흡했다"고 설명했다.

메디나는 더 심각했다. 12경기 58이닝 2승 6패 평균자책점 6.05로 전혀 제 몫을 해내지 못했다. 퀄리티 스타트는 3회에 불과했고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60, 피안타율 0.283 등 KBO리그 타자들에게 먹잇감이 됐다.

KIA는 앤더슨, 메디나 부진 여파 속에 2023 시즌 6월까지 29승 37패 1무, 승률 0.439로 9위까지 추락했다. 전반기 막판 발 빠른 움직임으로 파노니의 재영입과 산체스의 영입으로 체질 개선을 꾀한 뒤 7월 이후 44승 32패 1무, 승률 0.579로 무서운 기세를 보여줬다.

하지만 6월까지 까먹었던 승패 마진 '-9'가 결국 KIA의 발목을 잡았다. 여기에 산체스도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지난해 7월 9일 KT 위즈를 상대로 6⅓이닝 5피안타 1피홈런 10탈삼진 1실점의 괴력을 보여줬지만 용두사미의 모습을 보여줬다. 12경기 63⅔이닝 4승 4패 평균자책점 5.94의 초라한 성적표만 남겼다. 

외국인 투수 두 명이 원투 펀치로 확실하게 선발 로테이션의 중심을 잡아줬다면 충분히 5강 진입이 가능했기에 KIA가 느낀 박탈감은 더 컸다.

KIA는 일단 윌 크로우의 영입에 만족하는 분위기다. KBO리그에서 처음 뛰는 외국인 선수들은 연봉과 계약금, 인센티브, 이적료 등을 포함해 몸값 100만 달러를 초과할 수 없다. 이 때문에 10개 구단은 공통적으로 좋은 기량을 갖춘 외국인 선수 영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KIA는 외국인 선수 영입 시장이 좋지 않은 가운데 데려올 수 있는 최상의 카드 중 하나를 손에 쥐게 됐다. 미국 테네시주 킹스턴 출신인 윌 크로우는 우완 투수로 신장 185cm, 체중 108k의 다부진 체격 조건을 갖췄다. 1994년생으로 나이도 젊은 편이다.

윌 크로우는 2017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65순위로 워싱턴 내셔널스의 지명받았던 유망주였다. 2020년 빅리그 데뷔에 성공했고 3경기에 등판, 8⅓이닝 2패 평균자책점 11.88을 기록했다.

윌 크로우는 빅리거 2년차를 맞은 2021 시즌 26경기(선발 25경기) 116⅔이닝 4승 8패 평균자책점 5.48로 메이저리그 풀타임 경험을 쌓았다. 2022 시즌에는 불펜투수로 보직을 옮겨 60경기(선발 1경기) 76이닝 6승 10패 16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4.38을 기록했다.

윌 크로우는 지난해 어깨 부상 여파로 대부분의 시간을 마이너리그에서 보냈다. 2023년 마이너리그 성적은 17경기 30⅓이닝 3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3.86, 트리플A에서는 14경기 27이닝 1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4.33을 기록했다.

KIA가 좋은 성적을 거뒀던 시즌은 항상 외국인 투수 2명의 역할이 컸다. 당장 2022 시즌만 하더라도 놀린이 21경기 124이닝 8승 8패 평균자책점 2.47, 파노니가 14경기 82⅔이닝 3승 4패 평균자책점 2.72로 활약했기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을 수 있었다.

굳이 KIA의 사례가 아니더라도 최근 몇 년 동안 KBO리그 정규시즌에서 외국인 투수 농사에 실패한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KIA가 2024 시즌 초반부터 순위 다툼을 순조롭게 풀어가기 위해서는 윌 크로우, 그리고 새롭게 합류할 새 외국인 투수의 어깨가 중요하다.

사진=AFP, AP/연합뉴스, KIA 타이거즈, 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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