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굉장히 좋고, KT 가장 안정적"…염갈량의 '2024 판세 예측'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우승 감독'의 염원을 이뤄낸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2024년 통합우승 과정에서 KT 위즈, KIA 타이거즈와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내다봤다. 마무리 고우석의 예상치 못한 메이저리그 진출로 전력 출혈이 생겼지만 올해도 KBO리그 정상에 도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 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 신년 인사회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올 시즌은 전력만 놓고 본다면 KT가 가장 안정적이다"라며 "그다음으로는 KIA다. KIA도 굉장히 좋은 전력을 가지고 있다. 현재까지는 이 두 팀이 (정규리그) 시작 전까지는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또 "우리 선수들의 자신감이 부담감을 이겨낼 거라고 생각한다. 이제 그럴 때도 됐고 그럴 만한 경험을 지난해 했다"며 "고우석이 빠졌지만 2023 시즌보다 각 포지션별로 더 단단해진 상태로 2024 시즌을 시작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염경엽 감독은 2023 시즌 LG의 우승 한을 풀어냈다. LG는 염경엽 감독의 지휘 아래 정규리그 86승 56패 2무, 승률 0.606으로 페넌트레이스 1위에 오르며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LG의 정규리그 우승은 '신바람 야구' 신드롬을 일으켰던 1994 시즌 이후 무려 29년 만이었다.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것도 2002 시즌 준우승 이후 2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LG는 정규리그 2위 KT와 맞붙은 한국시리즈에서도 시리즈 전적 4승 1패를 기록,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렸다. 29년 만에 KBO리그 정상에 서면서 길고 길었던 암흑기를 청산하고 'V3'를 완성했다.
염경엽 감독은 2022년 11월 LG 지휘봉을 잡을 때만 하더라도 팬들에게 환영받지 못했다. 2020 시즌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의 성적 부진과 건강 악화로 인한 자진 사퇴 등으로 지도자 커리어가 주춤하고 있었던 시기였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은 자신을 선택한 LG에게 우승이라는 멋진 선물을 안기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2023 시즌 초반 고우석, 오지환 등 투타 핵심 선수들의 부상 이탈 악재를 백업 선수들을 폭넓게 활용하는 방식으로 극복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염경엽 감독의 결단이 빛났다. 전반기 17경기 11승 1패 평균자책점 2.21로 특급 활약을 펼쳤던 에이스 아담 플럿코가 후반기 시작 후 몸 상태를 이유로 잔여 시즌 등판이 어렵다는 뜻을 보이자 포스트시즌 운영에서 과감하게 배제했다.
플럿코는 KBO리그 첫해였던 2022 시즌에도 정규리그 28경기 15승 5패 평균자책점 2.39로 활약했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시즌 막판 담 증세를 호소하며 한 달 가까이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플럿코 본인이 실전 점검 없이 곧바로 가을야구를 뛰겠다고 고집을 부린 탓이 컸다.
플럿코는 결국 키움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1⅔이닝 8피안타 6실점(4자책)으로 난타당했다. LG는 1차전을 이기고도 플럿코 나비효과 속에 2, 3, 4차전을 내리 패하면서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됐었다.
염경엽 감독은 한국시리즈 대비 합숙 기간 플럿코의 엔트리 제외를 결정했다. 대신 팀의 장점인 탄탄한 불펜진의 활용을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한국시리즈 기간 승부처를 넘어섰다.
하지만 차명석 LG 트윈스 단장의 말처럼 '지나간 우승은 어제 내린 눈'이다. 염경엽 감독도 "우승의 행복은 이제 끝났다"며 마음을 다 잡고 2024 시즌 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LG와 2024 시즌 우승을 놓고 다툴 것으로 예상되는 KT는 주축 선수들의 부상만 없다면 올해도 무난히 포스트시즌 진출이 예상되는 팀이다. 마무리 김재윤이 삼성 라이온즈로 FA 이적했지만 손동현-박영현으로 이어지는 확실한 필승조와 윌리엄 쿠에바스-고영표-웨스 벤자민-엄상백 등 안정적인 선발 로테이션이 강점이다.
KIA는 지난해 주전들의 연쇄 부상 악령 속에 6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불발됐지만 타선의 짜임새와 신구조화를 이룬 불펜이 강점이다. 새롭게 영입된 외국인 투수들만 제 몫을 해준다면 상위권 도약을 노릴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해 정규리그 4위로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던 NC 다이노스의 경우 2023 시즌 MVP 에릭 페디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가 관건이라고 봤다.
페디는 지난해 NC에서 30경기,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 209 탈삼진, 퀄리티 스타트 21회로 KBO리그를 평정했다.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뒤 메이저리그로 화려하게 컴백했다.
염경엽 감독은 "NC는 페디가 미국으로 떠난 게 전력의 50%가 빠졌다고 생각한다. 페디가 팀의 연패를 끊어주고 연승을 이어주는 역할을 했는데 이게 대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염경엽 감독은 2024 시즌 LG 성적의 열쇠로 유망주들의 성장보다 기존 핵심 선수들의 발전이다. 야수 쪽에서는 '우승 캡틴' 오지환을 비롯해 베테랑 김현수, 박해민, 박동원과 마운드는 임찬규, 함덕주가 더 힘을 내준다면 어린 선수들의 육성도 원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올해 가장 큰 방향은 기존 선수들의 발전이다. 육성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게 오지환, 박해민, 김현수, 박동원, 임찬규까지 이 선수들이 더 발전하면 육성은 자연스럽게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어 "올 시즌 가장 크게 포인트를 두고 있는 건 생각하는 야구, 'Thinking Baseball'이다"라며 "이 부분은 지난해부터 선수들에게 계속 강조했다. 선수별로 게임, 훈련, 휴식, 스프링캠프 준비까지 4가지 루틴을 확실하게 만드는 게 목표다. 이제 첫발을 떼는 선수들도 있고 70% 정도 만든 사람도 있다. 오지환, 김현수도 아직 완벽하지 않은데 부족한 20~30%를 더 채우는 시즌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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