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겹악재 애플, 실적 악화에 소송까지...美 법무부, '반독점법' 소송 검토
미국 정부가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실적 악화 전망이 나오는 애플에는 ‘겹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구글에 이어 올해 애플까지, 빅테크를 겨냥한 미 규제 당국의 반독점법 위반 소송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무슨 일이야
미 법무부가 이르면 올 상반기에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법무부가 주목하고 있는 건 애플이 소비자의 충성심을 극대화 시키고자 자사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과도하게 폐쇄적으로 운영해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했는지 여부다. 법무부 조사관들은 애플의 웨어러블 기기 '애플워치'가 아이폰 외에 다른 업체 기기에선 연동이 불안정하다는 점, 아이폰이 아니면 애플의 무료 문자전송 서비스인 '아이메시지(iMessage)'를 사용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조사 중이다.
애플은 그동안 반독점법 위반 가능성에 대해 적극 반박해왔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2020년 미 하원 반독점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 LG, 화웨이, 구글 등 다양한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다”며 “애플은 그 어떤 시장에서도 지배적인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애플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7.7%로 삼성전자(19.7%)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그러나 지난해 2분기 기준 미국 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55%를 기록해 삼성전자(23%)의 두 배가 넘었다.
왜 중요해
올해 실적 전망이 밝지 않은 애플에게 반독점법 위반 소송 가능성은 또 다른 악재다. 앞서 지난 2일(현지시간) 미 증시에 상장된 애플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58% 급락한 185.64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아이폰 등 하드웨어 판매가 전체적으로 부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탓이다. 실제로 전 세계 아이폰 출하량의 70%를 생산하고 있는 대만 폭스콘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595억 달러(78조302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4% 감소했고, 올해 1분기 매출도 작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일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의 시가총액은 전 거래일 기록한 2조9944억 달러(약 3941조원)에서 하루 만에 2조8872억 달러(약 3800조원)로 주저앉았다. 이후 주가는 계속 하락해 5일에는 181.18달러로 마감했다. 시가총액도 2조8178억(약 3708조원) 달러로 더 떨어졌다. 2위인 마이크로소프트(MS·5일 기준 시가총액 2조7332억 달러)와는 격차가 1000억 달러 아래로 좁혀졌다.
설상가상으로 애플은 올해 유럽연합(EU)의 앱 마켓 규제 움직임에도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EU는 올해 아이폰 등 스마트폰 기기에 여러 앱 마켓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강제하는 내용이 담긴 ‘디지털시장법(DMA)’을 시행한다. 애플은 그간 보안 상의 이유로 자사의 앱 마켓인 ‘애플스토어’ 외에 ‘구글 플레이스토어’ 등 경쟁 앱 마켓 사용을 차단해왔다. 때문에 최대 건 당 30%에 달하는 앱 결제 수수료를 독점한다는 비판도 받아왔다.
더 알면 좋은 점
빅테크의 반독점법 위반 혐의를 둘러싼 미 규제 당국의 소송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지난해 9월 미 법무부는 구글의 검색엔진 시장 불법 독점 혐의에 대한 재판을 시작했다. 법무부는 지난해 1월에도 디지털 광고 시장 독점 혐의로 구글에 또 다른 소송을 제기했었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도 지난해 9월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입점 업체에 과한 수수료를 부과했다는 혐의 등으로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제기했다. FTC가 2020년 제기한 메타의 반독점법 위반 소송도 올해 재판이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메타가 경쟁 소셜미디어(SNS) 업체인 인스타그램 등을 인수해 시장을 독점했다는 혐의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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