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딩 껴입고, 이불속에 드라이기 켰다…한파에 정전 날벼락
최저 기온이 영하 6도까지 떨어진 7일 서울 시내 곳곳에서 정전이 일어나 시민들이 한파 속 큰 불편을 겪었다.
영하 6도에 정전…주민 불편 잇따라
이날 홍은동 일대 정전은 오전 3시 19분에 발생해 오전 8시 58분 완전 복구됐다. 약 5시간 40분 동안 정전이 이어지며 주민들은 밤새 추위에 떨어야 했다. 주민 방모씨는 “새벽에 ‘왜 이렇게 춥나’ 해서 깼는데 아이들 방 보일러랑 불도 안 켜지는 걸 보고 정전인 걸 알았다”며 “아이들이 추울까 봐 패딩을 꺼내서 덮고 이불 속으로 충전해놓은 무선 드라이기 뜨거운 바람을 넣어줬다. 15분 동안 바람을 쐬면 30분 동안 온기가 유지됐다. 아이들이랑 함께 누워서 온기가 사라지면 바람을 넣어주고를 계속 반복했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 홍모씨도 “자느라 정전이 난 줄 몰랐는데 일어나보니 방이 냉골이었다”며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들을 씻겨서 내보내야 하는데 인덕션이라 물도 못 데우고, 아이들은 찬 물로는 못 씻겠다고 짜증내서 실랑이를 벌였다”고 말했다.
화곡동 900세대도 정전…승강기 갇혔다가 구조되기도
오후 12시 50분쯤엔 강서구 화곡동 900여 세대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약 1시간 만인 오후 1시 50분쯤 복구됐지만, 일부 오피스텔과 상가 건물 승강기에 사람이 갇히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5건의 승강기 갇힘 신고가 접수돼 부상자 없이 모두 구조됐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손모(74)씨는 오후 4시까지 정전으로 고장 난 포스기를 고치고 있었다. 손씨는 “전기가 나가고 포스기가 고장 나니 1시간 동안 손님을 못 받았다”며 “도시락, 샌드위치 등 냉장식품도 상할까 봐 조마조마해 1시간보다 길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집에 있다가 정전을 겪은 화곡동 주민 고나연(65)씨는 “티비를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퍽’하고 전압기 터지는 소리가 나서 놀랐다”고 전했다. 주민 김춘님(75)씨는 “평소 다리가 안 좋은데, 답답해서 외출하고 싶어도 정전으로 엘리베이터가 안 되니 나가질 못하고 계속 집에서 기다렸다”며 “추운데 전기 포트도 작동을 안 하니 가스로 물을 끓여 따뜻한 커피 한 잔으로 버티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전력공사(한전)에 따르면 이날 새벽 홍은동 정전은 전기를 공급하는 연결 장치인 개폐 장치에 이상이 생겨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오후 화곡동 정전은 인근 공원 고압 선로에 나뭇가지가 닿은 것이 원인으로 파악됐다. 한전 관계자는 “전력 설비가 야외에 있기 때문에 나뭇가지가 선로에 닿는 일은 잦은 편”이라고 말했다.
장서윤ㆍ오삼권 기자 jang.seo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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