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 사흘 연평도 북방 포격…일요일에도 긴장수위 높여
북한군이 7일에도 서해 최북단 서북도 인근에서 포 사격을 실시했다. 지난 5일 이후 사흘째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군은 이날 오후 4시쯤부터 5시 10분쯤 까지 연평도 북방에서 90여발의 포병사격을 했다. 이에 합참은 이날 오후 5시쯤 "북한이 이 시각 현재 연평도 북방에서 사격을 진행 중"이라며 "우리 군은 면밀히 감시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우리 측 피해는 없다"라고 말했다.
인천시 옹진군도 연평도 등 서북도서 주민들에게 이에 앞선 오후 4시 43분쯤 문자 공지를 통해 “북한 측에서 현재 포성이 청취되고 있다”며 “연평부대에서 대응 중이니 주민께서는 야외활동에 주의 당부드린다”고 알렸다.
군 당국은 이날 북한군이 야포와 해안포 등을 동원해 사격한 것으로 추정했다. 발사된 포탄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 해상 완충구역에 낙하한 것이 우리 군의 감시자산에 포착됐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5일 백령도 북쪽 장산곶 일대와 연평도 북쪽 등산곶 일대에서 200발 이상의 사격을 실시했다. 이에 한국군은 K-9 자주포 등을 동원해 400여발의 대응 포격에 나섰다. 북한은 다음날인 6일 오후 4∼5시쯤에도 연평도 북서방 개머리 진지에서 방사포와 야포 등으로 포탄 60여 발을 발사했다. 이 중 일부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 해상 완충구역에 낙하했다.
해상 완충구역은 2018년 체결된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해상 무역 충돌 방지를 위해 서해 및 동해 NLL 일대에 설정됐다. 이 곳에서 포사격과 해상기동훈련을 하면 군사합의 위반이다.
한편 북한은 이날 연평도 북서방 지역 포사격과 관련해 남측이 '기만 작전'에 속아넘어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우리 군대는 130㎜ 해안포의 포성을 모의한 발파용 폭약을 60회 터뜨리면서 대한민국 군부 깡패무리들의 반응을 주시했다"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대한민국 군부 깡패들의 실지 탐지 능력을 떠보고 불 보듯 뻔한 억지 주장을 펼 놈들에게 개망신을 주기 위해 기만 작전을 진행했다"며 "폭약 터지는 소리를 포성으로 오판하고 포사격 도발로 억측하며 뻔뻔스럽게 탄착점까지 서해 북방한계선 북쪽 해상완충구역에 떨어졌다는 거짓을 꾸며댔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군대는 해당 수역에 단 한 발의 포탄도 날려 보내지 않았다"면서 "대한민국 군부 깡패들은 우리가 던진 미끼를 덥석 받아 물었다"고 비난했다.
그는 "우리 군대의 방아쇠는 이미 안전장치가 해제돼 있는 상태"라며 "만약 사소한 도발이라도 걸어올 때는 우리 군대는 즉시적인 불세례를 가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합참은 입장문을 통해 "우리 군 정보당국은 북한의 군사활동을 면밀하게 감시하고 있다"며 "김여정 담화문은 우리 군의 탐지능력에 대한 수준 낮은 대남 심리전일 뿐"이라고 밝혔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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