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요대학, 내년부터 수백명 무전공·자유전공 입학
서울의 주요 대학이 2025학년도 입시에서 무전공 또는 자유전공 모집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공 구분 없이 1학년에 입학한 뒤 2학년 이후에 전공을 결정하는 선발 방식이다. 교육부가 추진하는 ‘무전공 입학 확대’ 방침(중앙일보 1월 2일자 1면)에 발맞춘 변화다. 교육부가 공개한 ‘대학혁신지원사업 개편안 시안’(사립대학), ‘국립대학 육성사업 개편안 시안’에 따르면 수도권 사립대학과 국립대학(거점대·국가중심대)의 경우 2025·2026학년도에 일정 비율 이상 무전공 입학생을 모집해야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일부 대학은 구체적인 규모까지 언급되고 있다. 서울대는 입학 정원이 124명인 기존 자유전공학부의 기능을 내년 3월 출범 예정인 ‘학부대학’으로 옮기고 신입생 정원을 400명으로 늘리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의치대와 간호대, 사범대 등 국가 자격증과 관련 있는 학과를 제외한 입학 정원(약 2600명)의 15% 수준이다.
학부대학 입학생들은 과목 이수 요건을 충족하면 의치대, 간호대 등을 제외한 전공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학부대학 설립은 지난해 2월 유홍림 총장 취임 이후부터 논의해 온 사항”이라며 “구체적인 운영 방안과 정원 규모 등은 학내 협의를 거쳐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양대는 2025학년도 대입 전형에서 자유전공학부인 ‘한양인터칼리지’를 신설해 250명을 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양대 관계자는 “정원 외까지 포함하면 총인원은 330명 안팎일 것”이라면서도 “운영 방침 등 구체적인 방법을 마련해 가는 단계”라고 했다.
연세대 관계자는 “무전공 입학생 선발에 관한 위원회를 구성해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관계자는 “인재발굴처(입학처)·교무처·기획예산처 등 관련 부서에서 무전공제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성균관대 관계자도 “자유전공제 도입을 검토하는 중이며 그 규모 등은 확정된 바 없다”면서도 “도입 시점은 2025학년도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대학들이 2025학년도 입시에서 구조개혁 및 학과 개편안을 적용하려면 오는 4월까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입학전형 수정 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조정이 필요할 경우 전형 수정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고 했다.
수도권 대학의 무전공 입학 확대는 입시 학원가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진학 후에 전공을 선택하게 되면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려는 반수·재수생이 늘어날 수 있다”며 “무전공·자유전공 입학이 확대하면서 기존의 학과별 합격선 예측이 ‘리셋’ 되는 점도 대입에 변수일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험생들의 혼란을 최소화하려면 대학의 가이드라인이 빠르게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지원 기자 seo.jiw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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