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과 결혼해줘’ 설렘과 스릴 능숙하게 오가는 신유담 작가 [작가 리와인드(109)]

장수정 2024. 1. 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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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작가 출신
전작 ‘낮과 밤’은 웰메이드 스릴러 호평

<편집자 주> 작가의 작품관, 세계관을 이해하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매 작품에서 장르와 메시지, 이를 풀어가는 전개 방식 등 비슷한 색깔로 익숙함을 주기도 하지만, 적절한 변주를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의외의 변신으로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현재 방영 중인 작품들의 작가 필모그래피를 파헤치며 더욱 깊은 이해를 도와드리겠습니다.

웹소설 ‘얼음의 기억’, ‘고품격 짝사랑’ 등을 쓴 신유담 작가는 ‘고품격 짝사랑’을 원작으로 한 동명의 웹드라마를 직접 집필하며 드라마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이후 일과 사랑을 모두 잡고 싶은 29살 고호와 다섯 남자의 로맨스를 그린 웹드라마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를 선보이며 달달한 로맨스 장르에 강점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 2020년 드라마 ‘낮과 밤’으로 새로운 장르에 도전했다. 매회 휘몰아치는 전개가 인상적인 스릴러물로 호평을 받은 것. 지금은 ‘내 남편과 결혼해줘’로 ‘회귀물’의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tvN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절친과 남편의 불륜을 목격하고 살해당한 여자가 10년 전으로 회귀해 인생 2회차를 경험하며 시궁창 같은 운명을 그들에게 돌려주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로 동명의 웹소설이 원작이다.

◆ 달달한 로코부터 스릴러까지. 극과 극 장르도 소화하는 신유담 작가

‘고품격 짝사랑’과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는 청춘들의 우정, 또는 일과 사랑 이야기로 재미와 공감을 유발하는 웹드라마였다.

‘고품격 짝사랑’은 까칠한 CEO 세훈이 우연히 만난 산골 순수 처녀 이령을 캐스팅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려내며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을 보여줬다. 서로 다른 성격의 두 사람이 만나 서로에게 스며드는 과정이 유쾌하게 그려져 웃음을 유발했으며, 두 사람이 위기를 극복하며 ‘해피엔딩’에 이르는 과정에선 설렘이 느껴졌다.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는 여자 주인공이 다섯 남자의 구애를 한 몸에 받는다는 설정을 통해 여성 시청자들의 판타지를 자극하며 웹드라마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았다. 두 작품 모두 가벼운 이야기지만, 대신 공감과 설렘은 확실히 선사하는 웹드라마 특유의 장점을 제대로 구현한 것이 장점이었다.

‘낮과 밤’으론 ‘웰메이드 스릴러’로 호평을 받으며 넓은 장르 스펙트럼을 증명했다. 28년 전 한 마을에서 일어난 의문의 사건에 대한 비밀을 파헤치는 추리극으로, 당시엔 4~5%대의 무난한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입소문을 타고 넷플릭스에서 역주행에 성공하며 작품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서울지방경찰청 특수팀을 이끄는 형사 도정우(남궁민 분)가 예고 살인범을 쫓는 이 드라마는 28년 전 사건에서 시작된 현재진행형인 거대한 사건을 차근차근 파헤치며 긴장감을 조성했었다. 28년 전 벌어진 사건의 비밀의 베일이 벗겨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져 깊은 몰입을 끌어낸 것이다.

도정우와 팀원은 물론, FBI 출신의 범죄심리 전문가 제이미 레이튼(이청아 분)과 예고 살인범 관련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이지욱 기자(윤경호 분) 등 하나의 사건을 둘러싸고 여러 인물들이 얽히면서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전개도 이어졌다. 이를 바탕으로 살인범의 정체에 대한 예상치 못한 반전까지. 스릴러물 특유의 쫄깃한 긴장감을 제대로 유발하면서, 전작들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었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스릴러물의 긴장감, 로맨스물의 설렘을 모두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첫 회에서는 남편과 절친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되고, 이에 그들과 다툼을 벌이던 중 살해를 당한 시한부 암 환자 강지원(박민영 분)이 2회 차 인생을 시작하며 빠르게 본론으로 진입했다. 강지원이 그들에게 어떤 시원한 복수를 하며 쾌감을 유발할지 기대를 모으는 한편, 그의 든든한 조력자 유지혁(나인우 분)과의 관계가 줄 설렘도 기대 포인트가 되고 있다. 달달한 로맨스와 묵직한 스릴러가 모두 가능한 신 작가가 이 드라마에서 어떤 전개로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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