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탈당 임박' 이낙연, 9일 이준석·금태섭·양향자 만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피습 사건으로 잠시 주춤했던 제3지대 신당 움직임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7일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 참배 직후 “이번 주 후반에는 제가 인사를 드리고 용서를 구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탈당 시기를 이번주로 시사한 것이다. 이어 “민주당을 떠난 사람을 포함해 양당 모두 싫다는 분들께 선택지를 드림으로써 그분들이 정치 과정에 함께하시도록 하는 것이, 정치의 안정과 발전에 기여하고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하는 데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2일 이 대표 피습 이후 이 전 대표는 6일 김대중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식을 제외한 모든 일정을 중단했다. 그러나 7일 구체적인 거취 표명 시점을 밝히면서, 이낙연 신당 움직임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동시에 눈길이 쏠리는 건 오는 9일 국회에서 열리는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출판기념회다. 이 자리엔 이낙연 전 대표와 가칭 ‘개혁신당’ 출범을 준비 중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금태섭·조성주 ‘새로운선택’ 공동대표가 모일 예정이다. 이들은 “느슨한 연대로 선거를 치르는 것도 가능하다”(이준석) “양당 독점의 정치 구도를 깨고 국민께 새로운 희망의 선택지를 드리는 일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협력해야 한다”(이낙연)며 연대 의사를 밝혀 왔다.
개혁신당과 새로운선택은 이미 보폭을 맞추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와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는 전날(6일) 오후 대구 수성구에서 열린 조대원 작가의 북 콘서트에 참석했다. 조 작가는 개혁신당 대구시당 위원장에 내정된 상태다. 금 대표는 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각자 최선을 다하고 각자 몸집을 키우고 이러면서 나중에는 힘을 합치게 되는 단계가 올 것”이라며 “그것이 어떤 형식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힘을 합치기 위해서 양보할 것이 있으면 우리가 먼저 양보하겠다”고 말했고, 이준석 전 대표도 “같이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같이 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행사 종료 뒤엔 대구 수성못 상화동산에서 천하람·허은아·이기인 개혁신당 공동 창당준비위원장과 함께 길거리 당원 모집 운동을 벌였다. 그는 대구·경북(TK) 국회의원의 신당 합류 여부에 대해 “(공천에) 무리수가 있을 경우 신속하게 움직이겠다고 이야기하는 분이 꽤 있다”고 말했다. 개혁신당은 7일 오후 기준 온라인 당원 가입자 4만명을 돌파했다.
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의원 등 민주당 내 비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도 거취를 고심 중이다. ‘원칙과 상식’ 관계자는 “조만간 어떤 형태로든 결단을 내릴 것”이라며 “다만 ‘이낙연 신당’과는 같이 갈 가능성이 없다”고 밝혔다. 이들과 가까운 한 민주당 인사는 통화에서 “피습 사건 이후에도 이들의 의지는 굳건하다”며 “이대로라면 탈당도 가능해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문재인 전 대통령은 6일 김대중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함께한 식사 자리에서 김 대통령은 ‘젊은 당신들이 나서서 야권 통합으로 힘을 모으고 반드시 정권 교체를 이루라’고 신신당부했다”며 “그 당부는 우리 후배에게 남긴 김 대통령의 마지막 유언”이라고 말했다. ‘신당 반대’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이에 대해 이낙연 전 대표는 “문 대통령은 ‘정치가 다시 희망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씀했다. 그 말씀은 지금의 정치가 희망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받아들인다”며 “지금의 야권은 많이 무너졌다. 무너진 것을 다시 세우고 좁아진 것을 넓히는 것 그것이 바로 야권의 재건과 확대”라고 밝혔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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