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흥행참패' 쌍천만 감독의 눈물 "외계+인 2부, 150번 봤다"
1부 참패 후 돌아온 최동훈
천만감독의 절치부심 눈물
"다신 못 할 것 같았는데…
2부 통해 영화 즐거움 되찾아"
" “‘외계+인’ 1부가 꿈에서 아른거렸어요. 내가 뭘 잘못했던가. 그럴 때마다 2부나 열심히 하자고 마음을 다잡았죠.” " 쌍천만(‘도둑들’, ‘암살’) 감독 최동훈(52)이 눈물을 내비쳤다. 처음 SF에 도전한 대작 영화 ‘외계+인’ 1부(2022)로 데뷔 이래 처음 흥행 참패를 맛본 그가 ‘외계+인’ 2부(10일 개봉)로 돌아왔다.
3일 언론‧배급 시사 후 배우들과 간담회에 참석한 그는 “1부가 끝나고 너무 힘들어서 다신 (이 프로젝트를) 못 할 것 같았는데 2부 후반 작업을 하는 동안 점점 생각이 바뀌었다. 영화하는 즐거움을 되찾았다”고 했다. “2부 후반 작업을 하며 관객한테 초대장을 쓴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끝인사를 하다 끝내 울컥했다.
쌍천만 감독의 눈물 "2부로 관객에 초대장"
그러나 1부 공개 후엔 세계관이 낯선 데다 캐릭터와 시공간이 얽혀 “복잡하다”는 관객 반응이 많았다. 이야기의 결말을 1부에서 못 보고 나중에 개봉할 2부에서야 알 수 있는 개봉 방식도 낯설었다. 1부에만 순제작비 330억원을 투입했지만, 한국영화 경쟁이 과열된 여름 시장에서 손익분기점(730만명)에 턱없이 모자란 154만 관객에 그쳤다.
최동훈 "1부 '내 탓'…2부 편집본 52개 만들어"
1부를 타산지석 삼은 걸까. 베일을 벗은 2부는 한결 친절한 전개, 경쾌한 유머와 무협액션이 도드라진다. “1부는 판타지, SF 장르 성향이 강했다면 2부는 감성적인 액션 드라마”라 설명한 최 감독은 “1부가 왜 이렇게 됐을까, 주위에 물으니 ‘네 탓’이란 사람이 반, ‘너무 파격적이었나’란 말도 들었다. 해답을 찾기가 어려웠다”면서 “1부 개봉 후 1년 6개월 가량 2부를 편집하면서 각기 다른 52개 편집본을 만들었다. 2부는 내가 만든 영화가 아닌 것처럼 뇌를 속여가며 150번 다시 보느라 외울 정도가 됐다”고 절치부심을 드러냈다.
Q : -간담회 때 눈물을 비췄는데.
“창피하지. (웃음) 영화가 걱정도 되는데 행복했다. 이 영화를 6년 작업했는데 끝났다는 게 지금도 잘 믿기지 않는다.”
Q : -2부 편집에서 가장 고민한 부분은.
“1부가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는 매혹의 영화라면 2부는 몰입감 강한 이야기이길 바랐다. 2부가 원래 현대와 과거를 네 번 정도 오가는 구성인데 두 번만 오가는 걸로 줄였다. 이하늬 씨 첫 등장신은 1부 개봉 후에 하루 동안 재촬영한 것이다. 다른 배우들한테도 ‘이런 대사 한 번만 휴대폰으로 녹음해서 보내달라’고 부탁해서, 편집에 넣어보기도 했다. 오프닝 타이틀 시퀀스에서 이안의 내레이션은 1년 가까이 바꿔가며 완성했다. 김우빈 씨 버전의 내레이션도 있었다.”
Q : -1부 때는 무엇이 가장 힘들었나.
“영화 자체 난이도가 높았다. 특수효과‧컴퓨터그래픽(CG)도 많고 세계관을 만든다는 게 어렵더라. 세트장이 넓어서 뛰느라, 체력도 어마어마하게 필요했다.”
Q : -1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공개 후 호의적인 평가도 늘었는데.
“처음 극장 개봉 때 관객이 가진 낯섦이 OTT로 보면서 좀 바뀌더라. 이 장르에 대한 장벽이 조금씩 낮아지는 게 아닌가 했다.”
Q : -새로운 소재‧장르가 주는 매혹과 대중성의 균형감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계기였을 것 같다.
“저한테 좋은 영화는 끝나고 나서 캐릭터가 기억에 남는 영화다. 캐릭터가 가진 고유의 향기가 중요한 것 같다.”
Q : -결국 소녀가 친구를 구하는 이야기다. 어린이 관객을 겨냥한 부분도 있을까.
“‘전우치’ 때 ‘타짜’ 같은 성인영화를 찍다가 이런 소년·소녀 취향 영화를 찍었다며 분개하는 관객이 많았다. ‘외계+인’은 소년·소녀 영화 느낌은 안 나게 하려 했는데, 청춘의 느낌은 있는 것 같다. 결국 이 영화는 20대 초반의 주인공 이안이 만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Q : -2부는 후회 없이 만들었나.
“한 편의 영화에 원하는 걸 다 성취할 순 없다. 근데 저는 주로 사람들이 작당 모의를 위해 모였다가 헤어지는 범죄영화를 만들었고, (제작자인 아내 안수현 대표와 설립한) 영화사 이름 ‘케이퍼 필름’의 ‘케이퍼’도 작당 모의란 뜻이다. ‘외계+인’ 2부도 주인공들이 운명적으로 얽히고 운명의 끈이 끊어지는 순간 헤어지는 수밖에 없는 그런 이야기를 장르색이 강한 영화로 표현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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