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꽁이·수달 노닌다…회색 콘크리트 걷어내고 녹색 한강 변신
서울시가 2025년까지 한강변 총연장 82㎞ 호안(護岸·침식 등을 막기 위해 비탈에 설치하는 공작물) 가운데 57.1㎞ 구간을 자연형으로 조성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자연형 호안은 콘크리트 인공 구조물을 걷어내고 그 자리에 흙, 모래를 깐 뒤 물억새 같은 수풀을 심어 자연을 복원하는 식으로 꾸며진다.
나머지 24.9㎞ 구간은 교량이 지나는 등 안전상 이유로 복원이 어렵다. 시는 지난해까지 복원 대상 구간의 약 82%인 46.9㎞를 자연형 호안으로 조성한 바 있다.
올해는 망원한강공원(홍제천 합류부∼성산대교, 서강대교∼마포대교)과 강서한강공원(서남물재생센터∼가양대교) 인근의 호안(각 2㎞)을 자연형으로 바꾼다.
이렇게 되면 전체 대상지 중 약 89%가 자연형 호안으로 바뀐다. 시 관계자는 “자연형 호안 조성은 단순히 호안의 형태를 바꾸는 수준을 넘어 생물 서식지 자체를 복원하는 역할을 한다”며“2014년 ‘한강 자연성 회복 기본계획’을 수립한 이후 여러 생물종이 발견되는 등 생태계 건강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이자 천연기념물 33호인 수달, 천연기념물 324-2호인 수리부엉이를 포함해 한강의 생물종은 2007년 1608종에서 2022년 2062종으로 크게 늘었다.
시는 한강 숲 조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8만 그루의 나무를 한강변에 심은 데 이어, 올해에는 7만 그루의 나무를 더 심는다. 여기에 내년에 6만 그루를 추가로 심게 되면 총 371만 그루가 한강변에 숲을 이루게 된다. 2005년 이전 한강공원의 나무 수는 약 85만 그루에 그쳤었다.
시는 조성된 지 평균 18년이 지나 노후한 5개 한강생태공원(고덕수변·암사·여의도샛강·강서습지생태공원, 난지생태습지원)도 재정비한다. 습지가 많아 맹꽁이 서식처로 유명한 암사생태공원, 난지생태습지원, 강서습지생태공원은 퇴적물을 걷어내 적정한 수심을 확보할 계획이다. 수달이 종종 발견되는 여의도샛강생태공원에는 일광욕을 즐기는 수달의 습성을 고려해 '수달모래톱' 공간을 확대한다.
시민을 위한 공간도 더 늘어난다. 한강과 지천 합류부에는 노을 조망 명소인 '놀빛 광장'을 만든다. 올해 1호로 중랑천에 놀빛 광장을 조성하고 내년 이후 안양천, 성내천, 홍제천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잠실한강공원에는 복합문화공간인 '자연형 물놀이장'을 조성해 올해 상반기 중 개장한다. 향후 광나루, 잠원, 망원 수영장까지 늘려갈 계획이다.
주용태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은 “서울시는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를 통해 한강의 자연성을 회복하기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고 있다”며 “사람은 물론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한강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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