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풀타임+AG 금→연봉 3억 진입…그럼에도 박성한은 "스스로에게 부끄러웠다"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팀명이 SK 와이번스에서 SSG 랜더스로 바뀐 2021년, 내야수 박성한은 한 단계 성장했다. 2017 신인 드래프트 2차 2라운드 16순위로 SK에 지명된 이후 두 시즌 동안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그해 프로 데뷔 첫 풀타임 활약과 함께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했다.
SSG는 수년간 유격수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었다. 그 사이 나주환, 외국인 타자 헥터 고메즈 등 여러 선수가 자리를 거쳐갔으나 SSG는 확실한 해답을 찾지 못했다. 박성한의 성장이 반가웠던 이유다.
그 흐름은 이듬해까지 이어졌다. 박성한은 2022시즌 140경기에 출전, 494타수 147안타 타율 0.298 2홈런 56타점 OPS 0.749를 기록했다. 특히 1176이닝을 소화하며 팀 내 전체 야수 중에서 가장 많은 수비이닝을 책임졌다. 타자뿐만 아니라 야수로서도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3년 연속 풀타임 시즌을 보낸 박성한은 지난해 128경기 459타수 122안타 타율 0.266 9홈런 47타점 OPS 0.713의 성적을 남겼다. 시즌 도중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돼 대회 기간 동안 4경기 7타수 1안타 타율 0.143 2타점 2득점을 올렸다.
공헌도를 인정받은 박성한은 지난해 2억 7000만원에서 3000만원 인상된 3억원에 2024시즌 연봉협상을 마무리하며 데뷔 이후 첫 연봉 3억대 진입의 기쁨을 맛봤다. 김재현 SSG 단장은 "박성한이 세 시즌 동안 매우 좋은 역할을 보여줬고, 유격수라는 자리에서 그렇게 풀타임으로 시즌을 뛰는 것 자체가 정말 어려운 것"이라며 "우리 팀 입장에서 무리하게 돈을 준 것도 아니고 정확한 산정 기준을 바탕으로 그만큼의 인상 폭이 나온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그만한 금액을 받을 수 있는 선수"라고 박성한을 격려했다.
하지만 정작 선수 본인은 2023시즌 성적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최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취재진을 만난 박성한은 "시즌이 끝난 뒤 웨이트 트레이닝도 많이 했고, 기술 훈련도 빨리 시작했다. 많이 부족하다고 느꼈다"고 자신의 근황을 전한 뒤 "시즌 전 목표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서 자신에게 많이 실망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다녀온 뒤 내 수준을 한 번 더 생각하게 됐고, 그러면서 많이 부족하다는 걸 느꼈다"고 반성했다.
지난해 NC 다이노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3경기 12타수 2안타 타율 0.167로 다소 부진했던 박성한은 "(시리즈가 끝나고) 허탈한 느낌이었다. 수많은 팬분들께서 응원해주시고 기대해주셨는데, 스스로에게 많이 부끄러웠다. 많이 반성했던 것 같다. 모든 경기가 다 끝나고 돌이켜보니까 부족한 부분들만 떠올랐다. 쉴 때가 아니라 더 빨리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그래서일까, 박성한은 예년보다 일찍 '몸 만들기'에 돌입했다. 그는 "이전에는 한 달 가까이 쉬다가 본 운동에 들어간 게 12월 초였다. 그것도 (빨리 몸을 끌어올린 게 아니라) 천천히 시작한 것인데, 지난 시즌 이후에는 일주일도 안 쉬고 바로 운동했다"며 "11월에는 중량을 늘리면서 몸을 다시 만든다는 개념으로 접근했고,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잘 치는 선수들의 영상을 봤다. 타격적인 부분에서 변화를 주고 있고, 하체의 움직임이나 방망이가 나오는 결 등을 신경 쓰고 있다"고 밝혔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함께 승선했던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던 박성한은 "(김)혜성이와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혜성이는 리그에서 잘 치는 선수, 또 모두가 인정하는 선수인 만큼 본받을 게 많다고 생각했다. 갖고 있는 장점이 많아서 어떤 걸 물어보든 잘 답해주고 여러모로 궁금한 게 많았다"고 말했다.
김혜성의 조언은 큰 도움이 됐다. 박성한은 "(김혜성과 대화를 나눈 뒤) 방향성의 변화가 있는 것 같다"며 "지금 (그 변화가 어떤 것인지를) 얘기하는 건 좀 이르긴 하다"며 "겉으로는 보이지 않을 수 있는데, 지금까지 해왔던 습관들이 있기 때문에 내 입장에서는 큰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제 박성한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2024시즌을 바라본다. 현재 KBO리그에는 '2023 한국시리즈 MVP' 오지환(LG 트윈스)과 '지난해 3할-30도루' 박찬호(KIA 타이거즈)뿐만 아니라 김주원(NC 다이노스), 이재현(삼성 라이온즈), 김휘집(키움 히어로즈) 등 젊은 유격수들의 성장세도 뚜렷하게 나타나는 중이다.
치열한 유격수 경쟁 속에서 반등을 꿈꾸는 박성한은 "(개인적으로) 타이틀을 노리고 야구를 하기보다는 그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매년 구체적인 목표를 생각하고 있다. 당연히 골든글러브도 받고 싶은 타이틀"이라고 다짐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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