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방출생 두 형님이 쏘아올린 희망, 170%와 206%

이형석 2024. 1. 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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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고효준(왼쪽)과 노경은. 사진=SSG 제공

40대 투수 노경은(40)과 고효준(41)의 방출 후 SSG 랜더스에 입단해 베테랑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2년 연속 연봉이 올랐다. 

SSG는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2024 연봉 협상을 완료, 지난 5일 발표했다. 2023년 세이브 1위(42세이브)이자 예비 FA(자유계약선수) 서진용이 전년 2억 6500만원에서 1억 8500만원 오른 4억 5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이번 재계약 대상자 중 가장 높은 연봉이다. 또한 6승 1패 5홀드를 올린 신인 투수 이로운이 최고 인상률(146.7%, 2024 연봉 7400만원)을 기록했다.  

이보다 더 눈에 띈 건 노경은과 고효준의 계약이다. 각각 전년 대비 1억원과 6800만원 인상한 2억 7000만원, 1억 5300만원에 계약했다. 
노경은. SSG 제공

노경은과 고효준은 2024시즌 기준으로 22년, 23년 차 베테랑 투수다. 나이로는 1982년 7월생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이 리그 최고령 투수다. 그러나 오승환은 단국대를 졸업하고 2005년 삼성에 입단했다. 프로 경력으로는 1983년 2월생 고효준이 현역 최고다. 그다음이 1984년 3월생 노경은이다. 각각 2002년과 2003년 1군 무대에 데뷔했다. 
고효준. SSG 제공

적지 않은 나이에 방출을 경험한 뒤 다시 희망을 쏘아 올려 연봉 인상이 더욱 값지다. 노경은은 2021 시즌 종료 후 롯데 자이언츠, 고효준은 LG 트윈스 유니폼을 각각 벗었다. 마흔을 앞둔 두 투수는 SSG 입단 테스트를 거쳐 경쟁력을 입증, 다시 프로 유니폼을 입게 됐다. 김원형 전 SSG 감독은 노경은과 고효준의 경험과 기량을 높이 샀다. 

둘은 2022년 입단 첫 시즌부터 필승조로 자리매김하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공헌했다. 
노경은. 사진=SSG 제공

지난해엔 완벽 회춘했다. 노경은은 리그 최다 등판 2위였다. 정규시즌의 절반이 넘는 76경기에 등판해 9승 5패 2세이브 30홀드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했다. KT 2년 차 투수 박영현(32홀드)에 밀려 홀드 부문 2위로 아쉽게도 타이틀을 놓쳤다. 

고효준은 73경기에나 등판해 4승 1패 13홀드 평균자책점 4.50으로 승승장구했다. SSG가 가장 믿고 내보낸 왼손 불펜 투수였다. 2019년(75경기)에 이어 개인 한 시즌 최다 등판 2위에 해당한다. 
고효준. 사진=SSG 제공

연봉 인상은 당연했다. SSG 유니폼을 입은 후 매번 연봉이 오른다. 노경은은 2022년 1억원에서 지난해 1억 7000만원을 거쳐 올해에는 2억7000만원을 받는다. 2022년 대비 연봉 인상률은 170%다. 고효준도 5000만원-8500만원-1억5300만원으로 올랐다. 2년 전 대비 연봉 인상률은 206%다. 

두 베테랑은 후배들에게 방출이라는 시련을 겪었지만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노경은은 "투수는 어차피 힘들면 못 던진다. 좋은 체력을 물려준 부모님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고효준은 "예전에는 무턱대고 힘으로 했다면 지금은 경기 운영을 포함해 전체적으로 많이 영글었다"고 회춘 배경을 설명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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