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콕!건강]우리 아이 ‘휘어진 척추’…겨울방학에 바로잡자

이춘희 2024. 1. 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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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척추 질환'이라고 하면 척추관협착증, 추간판탈출증 등 중장년 이상 연령대에서 주로 일어나는 퇴행성 질환을 연상한다. 하지만 척추 질환 중에서도 10대 이하 청소년기에 더 흔히 발견되는 질환도 있다. 척추가 바로 서지 못하고 옆으로 휘어지거나 비정상적으로 휘어진 소아 척추측만증이다.

소아·청소년기 척추측만증을 진단할 수 있는 전방굴곡검사법 [사진제공=강남베드로병원]

건강한 척추는 정면에서 보았을 때 일직선으로 서 있고, 머리가 몸의 중심에 위치하게 된다. 만약 상하 척추가 측만을 이루는 각도인 ‘콥스 각도’가 10도 이상이고 척추에 비정상적인 회전 변화가 있을 때는 척추측만증으로 진단하게 된다. 척추측만증 환자의 85~90%는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특발성 척추측만증 환자다. 전체 청소년 중에서도 약 1.5~3%가 척추측만증을 앓는다. 여자가 남자보다 3~5배 정도 발생률이 높다. 사춘기에 접어드는 14세께 눈에 띄게 증상이 나타나면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이춘성 강남베드로병원 척추센터 원장은 "특발성 척추측만증은 구조 기형에 따른 증상으로 유전 요인이나 자세와 상관없다"며 "무거운 가방이나 바르지 못한 자세로 척추 변형이 생기는 기능성 척추측만증, 뇌성마비나 소아마비 등 질환이 원인인 신경근육성 측만증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한다.

특발성 척추측만증은 척추가 자연적으로 펴지는 경우가 드물고 성장 과정에서 기형적 증상이 더욱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체형이 비뚤어지는 등 외관상의 문제 외에는 통증이나 기타 이상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다. 질환을 방치할 경우 척추가 꺾인 기울기인 '만곡'이 심해지고 체형이 비대칭적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청소년기 심리적 위축감을 야기할 뿐 아니라, 중년 이후 허리 통증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특발성 척추측만증을 사전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평소 아이의 체형과 좌우 대칭 양상 등을 꼼꼼히 살펴보는 등 부모의 관심이 중요하다. 이춘성 원장은 “척추측만증이 있는 경우 양측 어깨 및 골반 높이가 달라지거나 몸 양쪽의 균형이 무너지게 된다”며 무릎을 펴고 허리를 앞으로 굽혀 손끝이 땅바닥에 닿게 해 양쪽 어깨와 등, 허리의 대칭 양상을 확인하는 ‘전방굴곡검사’ 등 간단한 검사를 통해서도 증상을 확인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춘성 강남베드로병원 척추센터 원장이 청소년 척추측만증 수술에 앞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강남베드로병원]

치료는 만곡의 정도와 성장 상태에 따라 결정하게 된다. 측만 각도가 20도 미만이거나 10세 이하 나이에 측만증을 진단받았다면 보조기 착용 등 비수술 치료를 진행하며 4~6개월마다 정기 관찰을 하게 된다. 하지만 성장기 기준 45도 이상, 성인 기준 50~55도 이상으로 만곡이 심한 경우에는 수술이 권유된다. 만약 당장 생활에 불편감이 없더라도 만곡이 더 심해질 수 있는 만큼 적기에 치료하는 게 좋다. 만곡이 70도를 넘게 되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고 중년 이후 요통 등으로 인해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 특히 척추의 유연성을 고려해 교정 및 재활치료의 효과를 잘 보기 위해서는 수술은 가급적 20세 이전에 하는 게 좋다.

척추측만증 수술은 만곡을 작게 교정하고, 척추의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 목적으로 이뤄진다. 대부분 척추 뒤쪽으로 접근하는 후방 수술법으로 진행되는데 수술 후 2~3일간은 통증이 이어지지만 무통 주사 및 진통 처방 등을 통해 통증을 충분히 줄일 수 있다. 이후 안정 및 회복 기간을 거치면 정상적 생활이 가능해진다. 청소년기 환자들이 상대적으로 충분히 회복할 수 있는 겨울방학 등을 수술 시기로 선호하는 이유다.

성장기에 척추를 수술하는 만큼 성장 중단이나 임신·출산 시 지장 등의 부작용을 걱정하는 경우도 많지만 우려는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척추뼈는 10세쯤에 성인의 길이와 거의 같아지기 때문에 수술을 통해 휘어진 척추를 펴줌으로써 수술 후 키가 조금 더 커질 수 있다. 임신·출산도 수술 및 회복이 잘 이뤄지면 큰 문제가 없다.

이춘성 강남베드로병원 척추센터 원장은 “특발성 척추측만증은 조기에 진단·발견하고, 적기에 알맞은 치료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며 “지금 당장 증상이 없다고 방치하기보다는 척추측만증 분야에 풍부한 경험을 갖춘 전문의를 찾아 충분한 상담 및 진료를 받아보고 치료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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