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자산은 SBS뿐… “매각 의지 보여라” “못 보내”

김진욱 2024. 1. 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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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재무구조개선(워크아웃)을 추진 중인 태영건설에 남은 자산은 사실상 SBS뿐이다.

채권단 사이에서는 "태영그룹이 SBS 매각 의지를 보여야 워크아웃 개시에 동의하겠다"는 기류가 뚜렷하다.

SBS를 매각할 경우 태영그룹은 5000억원 이상을 손에 쥘 것으로 예상돼 태영건설 워크아웃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채권단은 태영그룹에 남은 SBS가 매각될 경우 태영건설 정상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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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기업재무구조개선(워크아웃)을 추진 중인 태영건설에 남은 자산은 사실상 SBS뿐이다. 채권단 사이에서는 “태영그룹이 SBS 매각 의지를 보여야 워크아웃 개시에 동의하겠다”는 기류가 뚜렷하다. SBS를 매각할 경우 태영그룹은 5000억원 이상을 손에 쥘 것으로 예상돼 태영건설 워크아웃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태영그룹은 이미 물류 자회사 태영인더스트리 보유 지분 전량과 곡물 보관 자회사 평택싸이로 지분 일부, 화력 발전소 포천파워 지분 전량을 내다 팔았다. 하수 처리 자회사 에코비트와 골프장 운영 자회사 블루원 매각도 타진하고 있다. 보유 지분 매각이나 담보 제공 등에서 제외된 온전한 자회사는 SBS 하나다.

채권단은 태영그룹에 남은 SBS가 매각될 경우 태영건설 정상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태영그룹은 지주사 티와이홀딩스를 통해 SBS 지분 36.92%를 보유하고 있다. SBS의 자산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조3400억원으로 태영그룹 내에서 태영건설과 에코비트에 이어 세 번째로 규모가 크다.

SBS의 가장 큰 매력은 국내에 3개뿐인 지상파 방송사라는 점이다.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된 SBS의 시가 총액은 4일 종가 기준 6600억원이다. SBS 경영권 매각이 본격화할 경우 프리미엄이 반영돼 몸값은 1조원, 태영그룹 보유 지분 가치는 4000억~5000억원 수준으로 뛰어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10월 유진그룹이 보도 전문 채널 YTN 지분 30.95%를 인수하는 데 3200억원을 써내 몸값이 1조원에 이르렀다는 점을 바탕으로 “SBS 기업 가치는 1조5000억~2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 시장 일각에서 나오기도 한다.

SBS는 재무 안정성도 뛰어나다. 최근 드라마 ‘펜트하우스’와 ‘모범택시 2’ ‘낭만 닥터 김사부 3’ 등 흥행 콘텐츠를 잇따라 내놓으며 2019년 8200억원이었던 매출액이 2022년 1조1700억원까지 불어났다. 이 기간 영업이익도 130억원에서 1860억원까지 커졌다. 1년 내 현금화가 가능한 유동성 자산도 3000억원에 이른다. 자체 단기 차입금(1300억원)을 갚고도 2000억원 가까이 돈이 남는 상황이다.

여기에 티와이홀딩스가 지분 91.65%를 보유한 SBS미디어넷을 함께 매각할 경우 태영그룹이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은 더 커진다. ‘SBS비즈’와 ‘SBS스포츠’ ‘SBS골프’ 등 케이블 채널을 운영하고 SBS 콘텐츠를 유통하는 SBS미디어넷은 2022년 말 기준 자산 규모만 2조8000억원에 육박하는 흑자 기업이다.

그러나 태영그룹이 SBS를 쉽게 내놓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태영건설은 지난 3일 채권단협의회 설명회 이후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브리핑을 열고 마지못해 “SBS 매각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방송법상 제약이 많아 쉽지 않다”는 전제를 달았다. 지난해 말에는 SBS 사내 게시판을 통해 “보유 지분을 매각하거나 담보로 제공할 생각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SBS를 진정으로 매각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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