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다에게 나무는 SNS였다…'고독한' 그들의 소통 비밀
국민 판다로 불리는 푸바오에 이어 4일 에버랜드에서 대중에 공개된 쌍둥이 아기 판다 루이바오와 후이바오가 전국민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아기 판다들의 귀여운 모습을 포착한 사진이 화제를 모으고, 사육사에게 놀아달라고 애교를 부리는 판다 영상은 100만 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판다는 고독을 즐기는 동물로 알려진 것과 달리 실제로는 다른 판다와 활발하게 어울리면서 적극적인 사회 활동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12월 국제학술지 ‘우르수스(Ursus)’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미국 미시간 주립대학교 시스템 통합 및 지속가능성 센터(MSU-CSIS)의 토마스 코너 연구원은 중국 월롱 자연보호구역에서 수개월 동안 판다의 흔적들을 관찰해 판다의 사회성을 밝혀냈다.
나무 냄새 표시로 정보 공유·소식 업데이트
판다는 나무 냄새 표시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일상에 대한 소식을 업데이트했으며, 가족과 친구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냄새가 표시된 나무는 표식자의 성별이나 서열, 몸집이 큰지, 짝짓기할 준비가 됐는지 등 이전에 마주친 적이 있는 판다에게 냄새의 주인이 어떤 판다인지 알려줬다. 코너 연구원은 “이 나무는 판다에게 일종의 소셜 미디어다. 나무에 냄새 표시를 하는 건 페이스북에 게시물을 올리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많은 판다에게 방송하고, 기록으로 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새끼 판다, 모성 보호 유도하려 초음파 사용”
베이징 보통대 등 공동 연구팀은 지난해 5월 국제학술지 ‘통합 동물학(Integrative Zoology)’에 게재한 논문에서 갓 태어난 새끼 판다가 어미 판다와 청각적으로 어떻게 소통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생후 15일 미만의 새끼 판다 11마리(수컷 7마리, 암컷 4마리)의 울음소리를 분석했다. 그 결과, 새끼 판다는 거친 꽥꽥거리는 소리와 고음의 울음, 목이 쉰 듯한 소리 등 세 가지 발성법을 사용했다. 특히, 새끼 판다는 어미에게 생리적 요구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모성 보호를 유도하기 위해 최대 65kHz(킬로헤르츠)의 초음파를 활용하기도 했다.
또 새끼 판다의 나이가 많고 몸집이 커질수록 울음소리가 더 깊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더 깊은 울음소리는 새끼 판다가 어미 판다에게 자신이 크고 튼튼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걸 알리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더 깊은 울음소리는 다른 쌍둥이보다 훨씬 더 크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따라서 어미의 관심과 보살핌을 받을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리는 확실한 신호일 수 있다”며 “어미 판다와 새끼 판다의 의사소통을 더 잘 이해하면 새끼 판다의 생존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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