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성 결승골’ 클린스만호, 이기고도 개운찮은 이라크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본선 참가를 앞둔 축구대표팀이 ‘중동의 복병’ 이라크와 치른 A매치 평가전을 아쉬운 한 골 차 승리로 마무리했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국제축구연맹 랭킹 23위)은 6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뉴욕대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평가전에서 전반 40분에 터진 이재성(마인츠)의 선제 득점을 끝까지 지켜 1-0으로 이겼다.
한국은 카타르 입성(10일)을 앞두고 치른 마지막 모의고사를 승리로 마무리하며 자신감을 높였다. 최근 6연승을 포함해 7차례의 A매치를 모두 무실점으로 마무리한 것 또한 반가운 결과다. 클린스만호는 지난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전(1-0승) 이후 A매치 6연승 행진 중이다. 사우디전에 앞서 치른 웨일스전(0-0무)까지 포함해 7경기 연속 무실점(20득점) 기록도 이어가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전·후반의 컨셉트를 달리 했다. 전반은 ‘플랜B’ 테스트에 방점을 찍었다.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생제르맹), 조규성(미트윌란), 황희찬(울버햄프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핵심 멤버들을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다. 대신 스트라이커 오현규(셀틱), 2선 공격 듀오 정우영(슈투트가르트)과 홍현석(헨트), 수비수 김영권(울산)을 투입해 경쟁력을 점검했다.
한국은 전반에 슈팅 8개(유효슈팅 4개)를 몰아치며 3개(유효슈팅 2개)에 그친 이라크에 앞섰다. 전반적인 흐름을 장악했지만 압도하는 느낌까진 아니었다. 전반 40분 이재성이 상대 아크 오른쪽에서 위력적인 왼발 슈팅으로 득점포를 터뜨려 0의 균형을 깬 게 유일한 위안이었다.
후반은 손흥민 등 주축 멤버들을 모두 투입해 베스트 라인업으로 치렀다. 강력한 전방 압박을 통해 일방적으로 몰아치는 흐름이 만들어지면서 이라크가 수비 간격을 좁혀 밀집 대형을 이뤘다. 잔뜩 웅크린 상대를 요리조리 두드리며 추가 골을 노렸지만 뜻을 이루지 못 했다.
아시안컵 본선을 앞두고 전한 승전보는 반갑지만, 진행 과정에는 우려스런 장면이 적지 않았다. 전반엔 이라크의 과감한 역습과 우리 수비진의 집중력 저하가 맞물리며 골키퍼 김승규가 상대 공격수와 마주 서는 아찔한 상황이 두 차례나 나왔다.
후반엔 핵심 멤버를 모두 기용하고도 의도적으로 꽁꽁 걸어 잠근 이라크의 수비벽을 뚫어내지 못 했다. 향후 아시안컵 본선 조별리그에서 엇비슷한 전술로 나설 상대팀에 대한 공략 방법을 찾지 못한 건 뼈아프다. 아울러 핵심 미드필더 이강인이 후반 막판 상대의 고의성 짙은 거친 플레이에 휘말려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하며 수적 열세 상황을 초래한 것 또한 아쉬웠다.
한국은 오는 15일 바레인을 상대로 아시안컵 본선 E조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20일에는 요르단, 25일 말레이시아와 잇달아 맞붙는다. 예상대로 E조 1위로 16강에 오를 경우 대진표상 숙적 일본과는 결승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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