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자 엡스타인 섬 방문한 톱 모델…2년 뒤 극단 선택
지난 2008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유명 모델이 미성년자 시절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이 소유한 카리브해의 섬을 방문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5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는 미국 법원이 최근 실명을 공개한 서류에서 러시아 출신 모델 루슬라나 코르슈노바가 18세였던 지난 2006년 엡스타인의 자가용 비행기에 탑승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루슬라나 코르슈노바는 1987년생으로 마크 제이콥스와 DKNY 등 유명 패션브랜드 광고에 출연한 유명 모델이었다.
비행기의 목적지는 미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위치한 엡스타인 소유의 섬이었다.
이 섬에선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 착취와 유명 인사들에 대한 성 상납 등의 불법 행위가 자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법원이 공개한 서류상으로는 코르슈노바가 엡스타인의 섬에 도착한 뒤 행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코르슈노바는 엡스타인의 섬을 방문한 뒤 2년 후인 2008년 뉴욕 맨해튼의 아파트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코르슈노바의 남자친구는 자살 배경에 대해 “마음속에 쌓인 문제로 괴로워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하이디 클룸과 케이트 모스 등 슈퍼모델과 함께 IMG 소속이었던 코르슈노바가 엡스타인의 비행기에 탑승한 2006년은 그가 모델 업계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였던 시기였다.
억만장자였던 엡스타인은 각국의 정·재계 인사들과 폭넓은 친분을 쌓았고, 자가용 비행기로 함께 여행을 다녔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포함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세계적인 언어학자인 놈 촘스키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명예교수와도 가까운 관계였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인 엡스타인은 수십명의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체포된 직후인 지난 2019년 뉴욕의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정시내 기자 jung.sin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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