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로 가는 게 더 낫지 않아?' 고우석 미국 진출, 올해여야 했던 이유
(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조은혜 기자) "LG 트윈스로 돌아올 수 있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었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미국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하며 미국 진출에 성공한 고우석이 샌디에이고와의 공식 계약 절차를 마치고 입국했다. 6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고우석은 취재진 앞에서 직접 더 큰 무대로 향하는 소감을 전했다.
샌디에이고는 지난 4일 "우완 불펜 투수 고우석과 2026년 상호 옵션이 포함된 2년 계약을 맺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고우석은 샌디에이고와 2년 총액 450만 달러(약 58억 9000만원)에 사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샌디에이고는 5일 구단 공식 SNS를 통해 고우석의 입단 인사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계약 마감을 코앞에 두고서야 절차가 마무리가 됐다. 고우석은 "일단 엄청 급하게 일들이 일어나서 아직 얼떨떨하다. 사실 계약하기 직전까지 (마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서 걱정을 하고 있었다. 계약이 마감 7분 전에 성사가 됐는데, 기쁠 줄 알았는데, 안도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고 급박했던 계약 상황을 돌아봤다.
조금은 아쉬울 수도 있는 계약 규모. LG 차명석 단장은 고우석의 계약이 결정된 후 "서로 약속한 금액보다는 적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차 단장은 "이건 아니지 않나 싶었는데, 그래도 (선수가) 보내달라고 하니까 구단주님께서 '선수가 그렇게 가고 싶다는데' 하시면서 통 큰 결정을 해주셔서 최종 결정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팀은 29년 만의 통합우승이라는 기쁨을 누렸고, 고우석 역시 그 과정에 힘을 보탠 건 맞지만, 고우석 개인적인 성적만으로 냉정하게 판단한다면 분명 그리 만족스러운 한 해는 아니었다. 그래서 이번 겨울 급박하게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미국 진출을 추진하는 것을 의아하게 여기는 시각도 있었다.
1년 뒤 FA 자격을 얻을 수 있는 고우석은 2024시즌에 보다 좋은 성적을 올린 뒤 더 좋은 평가를 받고, 더 큰 금액으로 미국 진출을 하는 방법도 선택이 가능했다. 이에 대해 묻자 고우석은 "사실 포스팅 준비는 작년 시즌 시작하기 전부터 했는데, 내 성적이 좋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팀이 우승을 하지 못했다면 나도 신청을 할 수 있었을까 이런 생각도 든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운 좋게도 팀원 모두가 잘해줬고, 나는 발만 담그고 있었는데 우승을 했다. 그런 기쁜 순간에 포스팅이라는 선택을 해야 했다. 일단 나라는 선수가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느냐, 그런 게 궁금해서 신청한 게 (포스팅을) 가장 컸다"고 얘기했다.
이어 "그래서 마지막까지 기다리고 있었는데, 별다른 얘기가 없었다. 언론에서는 많은 얘기들이 나오긴 했지만 얘기만 나왔지 적극적으로 오퍼가 그렇게 빨리 들어오지는 않았기 때문에 크게 기대를 하고 있지 않았는데, 막판에 들어와서 그때 고민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고우석은 "FA를 1년 앞두고 (포스팅을) 한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FA로 가면 더 이득인데 왜 그런 선택을 했냐' 많이 물어보기도 했다"면서 "LG 트윈스를 떠나는 거긴 하지만. 또 LG 트윈스로 돌아올 수 있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포스팅으로 나가는 선택을 했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메이저리그 구단과 선수가 맺는 보장 계약 규모에 따라 이적료가 달라지는 포스팅 시스템으로 고우석을 미국으로 보내는 LG는 90만 달러(약 11억원)을 받게 됐다. 그는 "아무래도 LG라는 그룹이나 구단에 내가 남기고 가는 부분은 사실 다른 대형 계약에 비해 엄청 작다. 그럼에도 나 개인의 꿈인데, 그런 것들을 지지해주고 믿어준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것 같다"고 구단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한편 고우석은 팀을 떠남에도 자신의 도전에 박수를 보내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고우석은 "어떻게 보면 미국에 가야겠다는 결정을 하는 데 있어서, 그 결정이 좀 어렵게 느껴졌던 건 LG 트윈스라는 구단과 팬들의 그 뜨거운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나에게 주신 응원과 사랑이 너무 감사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이어 "하지만 영원히 떠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더발전해서 와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 내가 못하면 또 짧게 있다가 올 수 있는데, 짧은 시간이라도 잘 발전해서 야구를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생각이다. 내 개인의 꿈인데도 불구하고 너무 많이 응원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얘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빅리그로 가는 벽 하나를 넘었지만 아직은 꽃길을 장담할 수는 없다. 샌디에이고는 고우석 영입에 앞서 일본프로야구(NPB)에서 통산 501경기에서 236세이브를 올린 좌완 불펜 마쓰이 유키와 5년 총액 2800만 달러(약 346억 8000만원)라는 꽤 큰 계약을 했다.
샌디에이고의 A.J. 프렐러 단장은 "마쓰이는 확실히 꾸준하게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불펜에서 9~10년을 지내면서 최고의 마무리 투수 중 한 명으로 자리잡았다"며 "직구, 스플리터, 슬라이더로 3개의 구종을 가졌는데, 특히 탈삼진 능력 면에서 매우 꾸준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하며 마쓰이의 보직을 묻는 질문에 "경기 후반부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현지 언론은 마쓰이와 우완 로버트 수아레즈, 고우석을 마무리 후보로 내다보고 있다. 그 경쟁까지 가는 과정도 경쟁일 수 있다. 고우석은 "사실 아직 첫 등판을 하지 않아서 메이저리그에 대해 엄청 와닿는 건 아직 크게 없다. 경쟁을 해야 하는 위치이기 때문에, 잘 이겨내서 로스터에 들어간다면 그때 실감이 날 것 같다"고 얘기했다.
그는 "머릿속으로는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장면들이 있긴 하지만, 아직 내가 메이저리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 일단은 메이저리거라고 할 수 있을 만큼의 뭔가 나의 능력을 보여줘야 진짜 메이저리거라고 얘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진짜 메이저리거가 된다면, 제대로 한 번 더 해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한편 2017년 1차지명으로 LG에 입단한 고우석은 특유의 빠른 공을 주무기로 입단 첫해부터 올해까지 정규시즌 통산 354경기 368⅓이닝을 소화해 19승26패 6홀드 139세이브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특히 2019년부터 5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 세이브를 달성했고, 팀과 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고우석은 입단 첫해였던 2017년 25경기 26이닝 1홀드 평균자책점 4.50으로 가능성을 나타낸 데 이어 이듬해 56경기 67이닝 3승5패 3홀드 평균자책점 5.91로 전년도보다 훨씬 많은 기회를 받았다. 2019년에는 65경기에 등판, 71이닝 8승2패 1홀드 35세이브 평균자책점 1.52를 마크하면서 재능을 꽃피우고 LG의 새로운 클로저로 발돋움했다.
2020년 40경기 41⅔이닝 4패 1홀드 17세이브 평균자책점 4.10으로 전년도에 비해 아쉬운 성적을 남겼지만 2021년 63경기 58이닝 1승5패 30세이브 평균자책점 2.17로 반등에 성공했다. 2022년에도 그 흐름을 그대로 이어가 61경기 60⅔이닝 4승2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1.48로 커리어 하이를 달성, 세이브왕에 오르며 데뷔 첫 타이틀 홀더가 됐다.
2023년에는 부상 등이 겹치며 44경기 44이닝 15세이브 3승8패 평균자책점 3.68로 만족스러운 시즌을 보내진 못했지만, 꿋꿋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면서 29년 만의 LG 트윈스 통합우승에 힘을 보탰다.
사진=인천공항, 김한준 기자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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