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개점 1시간만에 완판"…역대급 물량 푼 이마트, 위스키 '품절 대란'
저렴한 가격에 희소성 더해져 인기
이마트 "향후 위스키 공급 확대"
"네, 고객님. 지금 다 품절되고 짐빔만 남았어요."
6일 오전 경기 수원시의 한 이마트 매장. 주류 매장에서 30대 여성이 맥캘란 재고를 문의하자 직원은 이같이 답했다. 이 여성은 아쉬운 듯 "언제쯤 다시 (물량이) 들어오느냐"고 물었으나, "기약이 없다"는 직원의 답변을 듣고 발길을 애써 돌렸다. 인근 주민이라고 밝힌 이 여성은 "맥캘란이 평소 매장에서 보기 힘든 술이고 해서 사러 나왔는데 품절이라니 좀 허탈한 심정"이라고 했다.
인당 1병 제한에도 품귀 현상
이마트가 새해를 맞아 전날부터 진행한 인기 위스키 할인 행사 이틀째이자, 마지막 날 매장에서는 준비된 물량이 대부분 소진되는 '품절 대란'이 빚어졌다. 앞서 이마트는 이번 행사를 위해 역대 최대 물량인 4만병을 준비했으나,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급증한 위스키 수요를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던 셈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할인도 할인이지만, 평소 잘 안 들어오는 주류가 입고된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이마트가 이번 행사를 위해 내놓은 위스키 상품은 ▲발베니 12년 더블우드(700㎖) ▲맥캘란 더블캐스크 12년(700㎖) ▲싱글톤 15년(700㎖) ▲산토리 가쿠빈(700㎖) ▲짐빔 화이트(750㎖)등 5종이었다. 이 가운데 발베니 12년 더블우드와 맥캘란 더블캐스크 12년, 산토리 가쿠빈은 이마트가 이번 행사를 위해 특별히 입고한 위스키로, 일부 매장에선 인당 1병씩만 구매하도록 제한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도 없어서 못 파는 품귀 현상을 피할 순 없었다.
득템 실패에 일부 소비자 볼멘소리도
일부 고객들 사이에선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날 취재팀이 찾은 수원 매장에서는 "행사 광고를 해놓고 물건이 없으면 어쩌냐" 등 불만을 토로하는 소비자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술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미 할인 리스트를 알고, 어느 상품을 오픈런해야 살 수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며 "개점 전부터 줄을 서고 계신 분이 바로 그런 고객들"이라고 했다. 수원 매장에서는 행사 기간 매일 10여명이 오프런을 위해 개점 전 매장 앞에 대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품절대란은 행사 첫날부터 빚어졌다. 취재팀이 전날 오전 찾은 서울 마포점 매장의 경우는 개점 1시간 만에 맥캘란 등 일부 상품이 동났다. 매장에서 만난 백영진씨(27)도 '득템'에 실패한 경우였다. 그는 "할인전을 한다고 해서 왔는데 사려고 했던 맥캘란이 다 나가서 조니워커랑 다른 행사 위스키 중에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이마트 마포점은 이번 행사를 위해 맥캘란 12병을 공수해왔으나, 개점과 동시에 모두 판매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마포점 관계자는 "아침에 20명 정도가 줄 서서 오픈런했다"며 "맥캘란은 그때 다 나갔다"고 했다.
2030세대가 주도… 이마트 "공급 물량 확대"
이번 행사의 주요 고객층은 역시나 2030세대였다. 위스키는 과거 '중장년층'의 술로 불렸으나, 코로나19로 인해 혼술 문화가 정착하고 2030세대 사이에 '희소가치가 있는 한잔'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반전이 일어났다. 최근 2030세대 사이에서 토닉워터나 탄산수 등 음료를 탄 각테일의 일종인 하이볼이 인기를 얻은 것도 위스키가 대중화 길을 걷는 데 한몫했다.
취재팀이 매장에서 만난 소비자들 목소리에서도 이 같은 경향은 뚜렷이 드러났다. 직장인 주모씨(33)는 "평소 좋아하는 하이볼 위스키인 산토리 가쿠빈을 사러 왔다"며 "산토리 가격이 다른 곳보다 만 원 이상 싸서 일단 쟁여두고 나중에 먹으려 한다"고 말했다. 홍지원씨(27)도 "평소 위스키를 즐겨 마시는데, 싱글톤 15년 할인 폭이 커서 사러 왔다"며 "오늘 산 위스키는 쟁여두고 마시고 싶을 때 마실 것"이라고 했다.
이마트는 이런 수요를 반영해 향후 인기 위스키에 대한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그간 위스키에 대한 높은 수요에 비해 공급 물량이 적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인기 상품에 대해서는 꾸준히 물량을 확보해 저렴한 가격에 더 많은 고객들이 구매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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