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도, 포지션도 사라진다…케이팝 아이돌 씬에 찾아온 변화 [D:가요 뷰]

박정선 2024. 1. 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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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리더이자 메인보컬을 맡고 있는 OOO입니다."

한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리더와 포지션이 필요하다는 것엔 전적으로 공감하지만, 관계에 있어서 또한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그룹 활동은 물론 개인 활동까지 겸하는 현재는 각자의 개성이 더욱 중요한 시대"라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그룹 뉴진스는 암묵적으로 그룹의 맏언니인 민지가 리더 역할을 하고 있는 듯 하지만, 사실상 리더도, 인사법도, 특정 포지션도 없는 그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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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리더이자 메인보컬을 맡고 있는 OOO입니다.”

아이돌 그룹의 멤버 소개에서 흔히 들을 수 있던 인사법이다. 그런데 최근엔 이 인사법이 모든 그룹에게 통용되진 않는다. 그룹의 리더도, 그룹 내의 포지션도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추세가 앞으로 케이팝 씬에 더욱 빠르게 번질 것으로 보고 있다.

ⓒ어도어

그룹의 리더는 팀의 성공과 안정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멤버의 개인적인 상황을 이해하고, 멤버 사이의 갈등을 예방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또한 리더는 그룹과 기획사, 팬덤, 매니지먼트 등 다양한 관계에 있어서 의사소통을 조율하고 대변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때문에 각 팀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멤버가 리더를 맡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일부 나이와 무관하게 소속사가 가장 믿고 의지할 만한 인물을 리더로 내세우는 일도 있었다.

리더가 팀워크를 위한 도구라면, 포지션은 멤버 개개인의 전문성과 개성을 보여주기 위한 도구로 활용되어왔다. 각자 메인보컬, 리드보컬, 랩, 댄스 담당 등 각자의 포지션이 나뉘는 식이다. 우스갯소리처럼 들리겠지만 과거엔 ‘비주얼’까지 따로 보컬과 퍼포먼스처럼 하나의 포지션으로 두는 그룹까지 있을 정도다.

이 같은 분명한 장점들이 있음에도 왜 리더와 포지션이 점차 사라지고 있을까. 한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리더와 포지션이 필요하다는 것엔 전적으로 공감하지만, 관계에 있어서 또한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그룹 활동은 물론 개인 활동까지 겸하는 현재는 각자의 개성이 더욱 중요한 시대”라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그룹 뉴진스는 암묵적으로 그룹의 맏언니인 민지가 리더 역할을 하고 있는 듯 하지만, 사실상 리더도, 인사법도, 특정 포지션도 없는 그룹이다. 막내 혜인은 한 방송에서 “뉴진스엔 리더가 없다. 그래서 데뷔 때도, 연습생 때도 어떤 상황에서 개개인의 생각과 의견을 눈치 보지 않고 멤버들에게 다 이야기할 수 있다. 그 점이 좋다. 특별한 상황에서 개개인이 이끌어 줄 수 있는 부분이 다르다. 같이 성장할 수 있는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세계를 무대로 뛰고 있는 그룹 블랙핑크 역시 리더가 없는 그룹으로 유명하다. 이밖에도 그룹 오메가엑스도 리더가 없고, 비비지는 리더와 포지션이 모두 없다. 다만 이들은 매 앨범마다 반장 제도를 활용하면서 리더라는 역할의 필요성을 대신하고 있다.

포지션만을 없앤 그룹은 더 많다. 앞서 언급한 뉴진스와 비비지를 비롯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우아, 핫이슈 등 사실상 포지션이 없는 그룹이 대다수다. 포지션을 두는 경우에도 메인보컬과 랩 정도만 눈에 띄는 정도고 사실상 나머지 포지션은 거의 사라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일각에서는 포지션을 나눌 만큼 현재 아이돌 그룹의 실력이 하향평준화 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기획사 측은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올라운더 아이돌이 많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최근 케이팝 노래의 트렌드, 트레이닝 시스템의 변화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한 관계자는 “포지션에 한계를 두게 되면 그 안에서만 멤버를 활용해야 할 것 같은 일종의 제약이 생기고, 그 포지션에 맞는 전문성을 가져야 하는 부담도 크다. 포지션을 없애면서 이러한 제약과 부담을 모두 해소할 수 있다”면서 “뿐만 아니라 과거와 달리 케이팝 음악 트렌드도 바뀌었고 트레이닝 과정에서도 한 분야가 아닌 올라운더 아티스트를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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