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장갑을 벗더라도 후회가 절대 없습니다"…'K리그 605경기 출장' 김영광 현역 은퇴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김영광이 오랜 프로 생활을 마치고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6일 김영광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소식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있어 글을 남긴다. 이제 장갑을 벗기로 마음먹고 제2의 길을 준비하고 있다"며 현역 생활을 마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영광은 지난 시즌까지 K리그 역사와 같은 선수였다. 1983년생으로 2002년 전남드래곤즈에 입단했고, 2003시즌 11경기를 소화하며 본격적인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전남에서는 2006시즌까지 머물렀다.

울산현대호랑이(현 울산HD)에서 선수 생활 전성기를 맞았다. 2007년 당시 K리그 내 이적으로는 최고 금액인 22억 원에 울산 유니폼을 입어 곧바로 주전을 차지했다. 2011시즌 K리그 베스트 11 골키퍼로 선정됐고, 2012시즌에는 울산의 첫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뛰어난 공로를 세웠다.

이후 도전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2014시즌 경남FC에 임대됐던 김영광은 2015년부터 햇수로 5년간 K리그 챌린지(현 K리그2) 신생팀이었던 서울이랜드에서 활약했고, 2020시즌부터는 성남FC에서 활약했다. 성남이 부진을 거듭하며 강등을 당하고, K리그2에서도 허덕이는 중에도 팬들에게 인정받는 선수 중 한 명이었다.

K리그 605경기에 출장하는 금자탑도 쌓았다. 김영광은 K리그1 404경기(승강제 이전 포함), K리그2 200경기, 승강 플레이오프 1경기에 출장해 역대 K리그 출장 2위 기록을 세웠다. 1위는 통산 706경기에 출장한 김병지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성남FC와 계약이 만료된 김영광은 선수 생활과 은퇴 사이에서 저울질하다가 최종적으로 골키퍼 장갑을 벗었다. 자신의 SNS를 통해 "단 하루도 허투루 보낸 적이 없고 최선을 다하지 않았던 적이 없다"며 "돌아가서 지금까지 해왔던 것보다 더 열심히 할 자신이 없다. 그래서 당장 장갑을 벗더라도 후회가 절대 없다"는 소회를 남겼다.

김영광은 자신을 마지막까지 찾아준 팀들과 선수 생활 동안 힘이 돼준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한 뒤 제2의 인생을 살아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영광 은퇴 선언 전문]

안녕하세요 김영광 입니다.

소식을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글을 남깁니다.

저는 이제 장갑을 벗기로 마음먹고 제2의 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축구를 시작해서 하루하루 후회없이! 안되면 될때까지!

단 하루도 허투루 보낸적이 없고 최선을 다하지 않았던 적이 없는 거 같습니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저는 돌아가지 않을 거 같습니다. 돌아가서 지금까지 해왔던 것보다 더 열심히 할 자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루하루가 저에겐 자신과의 싸움이었고 고통이었지만 원했던 목표를 이루어 낼 때마다 너무나 큰 행복이었습니다. 그래서 당장 장갑을 벗더라도 후회가 절대 없습니다. 너무 감사하게도 그만두는 순간까지도 찾아 주시는 팀들이 있어서 너무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렇게 찾아주는 곳이 있을 때 떠나는 게 나중에 안 좋은 모습으로 떠나는 것보단 낫다고 생각이 들어서 수백 번 수천 번 고민 끝에 장갑을 벗기로 했습니다.

지인분들, 팬들께서는 더 해야 한다고 하지만 저는 지금이 벗을 때인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응원과 격려를 아낌없이 보내주신 팬들과 가족, 함께 선수 생활을 했던 동료들과 지도자들, 그리고 몸담았던 구단에도 진심으로 감사를 전합니다!

저의 제2의 인생도 많이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시고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축구선수로서, 골키퍼로서 여러분들께서 많은 사랑과 응원 보내주셔서 다시 한 번 진심을 담아 한 분 한 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김영광 올림-

사진= 풋볼리스트, 성남FC 인스타그램 캡처